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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가 그리운 봄

2012년 03월 13일(화) 15:20 53호 [강원고성신문]

 

어느 덧 우수가 지나고 경칩을 맞았다. 때늦은 눈보라에도 불구하고 제법 봄이 오는 것이 느껴진다. 예부터 우수 경칩이 지나면 동면하던 개구리도 잠을 깨고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다.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다. 그리고 흙벽에 매질을 하면 일년 내내 빈대가 없어진다고도 했고, 물그릇에 재를 타서 방안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고도 했다. 이른 봄 단풍나무와 고로쇠나무 수액을 받아먹으면 위장에 좋다고도 했다. 한해를 시작하는 봄은 이렇게 우리에게 정말 귀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봄을 재촉하는 바람이 흩날리는 날 하늘빛 가득한 바다 건너 따뜻한 봄 향기가 내 마음을 촉촉이 적셔온다. 채 녹지 않은 눈을 지르밟고 봄은 조용히 내게로 온다. 이 봄이 특별히 따사롭게 느껴지는 것은 혹한의 지난겨울 날씨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봄의 향연은 한겨울 죽은 듯 잠자던 나무를 흔들어 깨우고 계곡 얼음장아래 고요히 흐르던 여울물 소리의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는다. 매년 맞는 봄이지만 역시 설렘이고 또다시 만남을 시작하는 윤회의 절기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맘때가 되면 그리운 사람을 다시 그리워하기도 한다.

봄은 죽은듯 잠자던 나무를 흔들어

어느 해 봄날 들뜬 마음으로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어떤 여인을 찾게 되었다. 그녀는 그사이 불혹을 넘겨 예쁜 공주의 엄마가 되어 있었다. 현생의 어느 날 갑자기 소식이 끊어졌던 그녀였기 때문에 살아오면서 그녀의 소식이 가끔씩 궁금하기도 했었다. 어디쯤에서 무엇을 할까?
세상 속에 갇혀 살았던 그녀의 소식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찾을 수도 없었다. 다만, 처음 만났을 때 작은 계집아이였던 그녀는 그 짧지 않은 세월 동안 학업을 마치고 ‘이 하늘아래 어디에서인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언제나 그리운 마음을 접어 두곤 했었다. 막연하게 누군가와 함께 노아의 방주를 타고 멀리 떠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뿐이었다.
어느 누구보다도 여리고 아름다운 감성을 지녔던 그녀가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던 것은 ‘그 아이가 언제나 햇살이 눈부신 소풍날을 그리워했었고, 내게 이 세상이 너무 슬프고 춥다고 말했던 어린 왕자의 기억’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세상은 그 아이가 살기에 너무 거칠고 척박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가슴에 묻어둔 그리움 하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녀가 늘 마음 한 켠에 그렇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소식이 갑자기 내게 날아왔다. 마치 꿈을 꾸듯이 기적같이 그녀가 불쑥 나를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그 애를 잊고 살았습니다. 오랫동안… 가혜…아마도 그렇겠지요. 그 애가 남긴 걸 갖고 계신다니. 저에겐 그런 기억도 물건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20여년 전 심한 열병을 앓다가 하늘로 떠나버린 그 아인… 가혜가 살긴 이 세상이 너무도 황무했나 봅니다. 그 애의 소원처럼 지금 하늘 어디쯤엔가 민들레 홀씨만한 작은 구름으로 떠다닐…’이라고 짤막한 소식을 전해 왔다. 그리곤 다시 연락이 끊어졌다. 지금 저 하늘아래 어디엔가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늘 가슴에 묻어둔 그리움 하나 쯤 지니고 산다. 그 그리움으로 평생을 가슴앓이 하며 살고 때론 안타깝게도 가슴에 묻고 아주 먼 길을 떠나기도 한다. 봄이면 고목나무에 싹을 틔우듯 그렇게 그리움의 꽃을 피운다. 그것을 ‘봄을 탄다’고 말하기도 한다.
눈 덮인 산 아래 철길을 따라 덜컹거리며 느릿느릿 달리는 기차소리 넘어 아득한 그리움이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험한 벼랑을 굽이돌아 좁은 샛강을 따라 그 낯선 세상을 향해 쪽빛 그리움의 날개를 살포시 펼쳐 보인다. 누군가를 향한 가슴 두근거리는 그리움을 하얗게 태우는 것이다. 집착과 애증의 번민을 벗고 시린 그리움의 꽃이 수줍게 피어나는 무진(無瞋)세상을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향기가 그립다. 교활하지 아니하고 기만하지 아니하고 이해타산을 하지 아니하는 사람의 향기, 언제나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향기, 풋풋한 정이 넘치는 그런 사람의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햇살고운 봄이었으면 좋겠다. 분단 반세기를 넘어 날마다 사무치게 그리운 사람들의 격정어린 해후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그런 행복한 봄이었으면 더욱 좋겠다. 사람의 향기가 더욱 그리운 봄이다.

ⓒ 강원고성신문

이선국 칼럼
칼럼위원(시인, 토성면장)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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