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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 칼럼-봄이 오는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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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3월 27일(화) 15:04 55호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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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꽃샘바람은 남녘의 봄기운을 가득 싣고 와 봄꽃 나뭇가지 위에서 아름다운 꿈을 잉태하고 있다. 지난밤 메마른 대지위에 촉촉이 봄비가 내리더니 봄꽃나무들의 꽃망울이 한결 도톰해 졌고 넓은 들녘은 봄내음으로 가득해졌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들녘으로 나가보면 양지바른 산모퉁이에 봄나물을 캐려는 아낙들의 정겨운 모습이 보이고, 친근한 마음이 든다. 봄이 오고 있다. 아직은 먼 산에 잔설이 남아 있고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고 노래한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봄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오는 소리’
봄은 소망의 계절이다. 겨우내 냉랭하게 얼어붙은 마음들을 다사로운 햇살과 훈풍으로 어루만져 주어 잠들었던 삼라만상들이 다시 활력을 찾는다. 서먹한 이웃일지라도 굳게 닫았던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 봄꽃같이 화사한 미소를 보내고 싶어지는 생동의 계절이기도 하다.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가까운 야산을 오른다. 얼음에서 풀린 갈색의 투박한 흙에서 풍겨오는 싱그럽고 건강한 대자연의 내음과 숨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겨울 동안 너그러운 대지의 품안에서 소롯이 잉태되었다가 머리를 내밀 듯 뾰족하게 올라오는 연둣빛 새싹들의 앙증스러운 모습을 볼 때마다, 그 신비함과 경이로움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연약한 연둣빛 새 생명을 탄생시키기까지 언 땅 밑에서 고통을 참고 견디어 낸 실낱같은 작은 뿌리들의 인내를 생각하면 마음이 숙연해진다.
흘러가는 구름, 소나무 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 수목 위를 비추이는 햇살, 그 모두가 모진 추위를 견뎌낸 땅 속 생명체들의 힘겨운 인내와 언 땅을 뚫고 세상에 나온 그들을 축복해 주는 것 같다.
봄은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의 반짝이는 눈빛에서, 혼신을 다하여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가와 근로자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소망의 날개를 달고 찾아온다. 포도원에서 가지치기를 하는 농부들의 힘찬 팔목에서, 땅을 자식처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굳은 논밭을 기경하는 농부들의 투박한 어깨 위에서 봄은 청보리 빛 소망으로 다가온다.
요즘 우리 주위에는 자신의 욕망에만 눈이 어두운 나머지 제 목소리만 높이며, 이웃에게 피해를 주고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욕망에 찌든 무거운 외투를 벗어 버리고
이렇듯 춥기만 한 현실이지만 겨울이 있기에 봄이 오듯이 스산한 현실 속에서도 청보리빛 봄을 맞이하려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은 이 땅에, 봄은 진정 순백의 목련꽃처럼, 개나리꽃 같은 화사한 모습으로 찾아오리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욕망에 찌든 무거운 외투를 벗어 버리고, 마음의 창을 활짝 열어 목련꽃처럼 청순한 미소를 짓는, 한 그루의 봄꽃 나무가 되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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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황연옥
시인,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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