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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수 칼럼 / 감투를 쓴다는 것은

2012년 04월 24일(화) 11:21 59호 [강원고성신문]

 

↑↑ 정용수 칼럼위원(오리온그룹 전략기획본부 차장)

ⓒ 강원고성신문

힘을 얻고자 하고 그 힘을 통해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은 인정하나 잘못된 힘의 사용은 결말이 좋지 않음을 교훈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도깨비 감투’란 설화이다. 어떤 사람이 우연히 감투 하나를 얻었는데, 이 감투를 쓰면 자신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이 힘을 이용해서 시장의 물건을 훔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번잡한 곳에서 실수로 담뱃불에 감투의 일부를 태우게 되었다. 이를 아내에게 기워달라 하여 아내는 빨간 헝겊을 받쳐 수선해 주었다.
이 사람은 이후에도 수선한 감투를 쓰고 물건 훔치기를 계속하였고, 마침내 사람들은 빨간 헝겊이 왔다 갔다 하면 물건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빨간 헝겊의 등장만을 기다리던 사람들에 의해 이 사람의 감투가 벗겨졌고 사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는 결말이다.

자기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면 결과 나빠

흔히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것을 보고 ‘감투를 쓰다’라는 표현을 하곤 한다. 감투가 힘을 의미하다 보니 사람들은 이를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얻기 위한 노력만큼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용하는가이다. 도깨비 감투 설화에서처럼 그 힘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잘못 사용한다면 그 결과는 결코 좋지 않을 것이다.
이번 4.11 총선을 통해 116명의 현역의원, 148명의 초선의원 등 300명이 이른바 감투를 썼다. 이들에 대한 감투의 어울림을 놓고 갑론을박이 있고, 총선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선 준비로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하지만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새롭게 감투를 통해 얻은 힘을 국가와 국민, 그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어떻게 쓸까에 있는 것이 아닐까?
감투정신(敢鬪精神)이란 말이 있다. 조건과 상관없이 목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여 열심을 다하는 마음과 자세를 의미한다. 아마도 이번 당선자들도 감투를 얻기 전에는 이런 마음을 최대한 드러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이제는 이와 같은 마음을 실천해야 한다. 국민과 지역사회는 바로 이를 기다릴 것이다. 그저 나의 이익을 위해, 혹은 내 감투를 지키기 위해 헝겊을 기워가며 힘을 사용한다면 이는 도깨비 감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감투(甘頭)와 감투정신(敢鬪精神)은 다른 의미지만 같은 것으로 연결해서 받아드렸으면 좋을 듯싶다. 주어지는 힘에는 힘을 준 사람의 요구가 담겨있다. 필자의 예를 들면 어린 시절부터 감투 쓰는 것을 꺼려왔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그 힘에 담긴 요구를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자신 있게 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감투를 얻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은 의아한 생각이 든다. 책임과 요구를 다 할 수 있어 저러는 것인가, 주어진 힘만 보고 저러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이다. 물론 이는 필자의 성향에 따른 예일뿐이고, 말하고 싶은 것은 감투정신에 대한 냉정한 자기판단이다.

감투의 힘보다는 감투정신이 필요

서두에 언급했듯이 힘을 얻고자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이는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다. 다만 힘에 상응하는 감투정신을 생각하고 실천했으면 한다. 과거에 스포츠에서 보면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땀을 흘린 선수에게 주어지곤 했던 감투상이 있다. 이번 의원들의 임기가 끝날 때 즈음엔 누구에게 이와 같은 감투상을 주어야 할지 주고 싶은 사람이 많아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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