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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수 칼럼 / 의사소통의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2012년 06월 26일(화) 09:45 67호 [강원고성신문]

 

↑↑ 정용수 칼럼위원(오리온그룹 전략기획본부 차장)

ⓒ 강원고성신문

우연히 수년 전에 방송된 한 예능프로그램 영상을 보게 되었다. 한 유명한 배우가 겪은 포복절도 할만한 실화를 얘기한 것인데 내용은 이렇다.
학창시절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학교에 가려는 순간 할머니께서 아버지가 오신다고 학교에 가지 말라는 것이다. 개근상을 타려던 나는 왜 그러시나 싶었는데 병원에서 6개월 정도 암 투병을 하시던 아버지께서 집으로 돌아오신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집으로 옮겨 오시자 마자 돌아가셨고 경황이 없는 중에 작은 아버지와 더불어 상주가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연락도 못했는데 학교 동급생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상당수가 문상을 왔고 4열 종대로 늘어서 차례로 마주하게 되었다. 사건은 여기서 터졌다. 첫 4명을 마주한 이 배우는 맞절 후 친구를 올려보며 “아니, 어떻게 왔어?”라며 연락도 못했는데 어떻게 알고 왔냐는 의미의 인사말을 전했다.
그런데 친구 한 명이 대뜸, “어떻게 오긴 뭘 어떻게 와, 버스 타고 왔지.” 라고 대답했고, 이 배우는 ‘그런 뜻이 아닌데’ 하며 옆을 보는 순간 함께 상주를 하시던 작은아버지께서 허벅지를 ‘탁’ 쳐서 꼬집으시며 터진 웃음을 참고 계셨던 것이다. 이를 본 본인도 갑자기 어이없는 이 상황에 웃음이 터졌고 상주를 맡은 두 사람이 동시에 허벅지를 꼬집으며 폭발한 웃음을 참기 시작한 것이다.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가까스로 첫 친구들을 보낸 후 마주선 작은 아버지 친구분들로 인해 허리케인처럼 커졌다. 겨우 추스르려는 순간 작은 아버지께서 친구분들께 “아니, 어떻게 온거여?”라 물으셨고 또 다시 친구 한 분이 “어떻게 오긴 오토바이 타고 왔지.” 라고 대답하신 것이다. 일순간 상주 두 명은 통제할 수 없는 웃음 앞에 몸을 굽혔고, 이후 이 상황은 한동안 지속되었다는 얘기이다.

원활한 의사소통은 능력이다

웃을 일이 많지 않고 가뭄 속에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이라 간단한 의사소통의 실수가 주는 파급효과를 재미있는 얘기로 들어보았다.
기본적인 대면대화에 이메일, 스마트폰 문자서비스, 그리고 트위터, 페이스북등의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이르기까지 의사소통의 형태가 다양해진 지금 소통(疏通)의 중요성은 더욱더 커져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의사소통형식의 다양함 속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의사소통을 잘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같은 언어로 대화를 함에도 서로의 생각과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말이든 글이든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조직사회 내부에서나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자신의 생각, 혹은 누군가의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방의 생각과 의사를 이해하는 것에 사람마다 역량 차이가 있다.
모든 일은 사람 사이에 일어난다. 따라서 일을 잘 한다는 것은 사람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것과도 어느 정도 맥이 통한다. 그래서 조직을 잘 운영하기 위해 소통을 강조하고, 이를 잘 하는 사람이 중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어쩌면 당연하다. 제 아무리 좋은 정보와 지식을 가지고 있어도 이를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면 그 내용이 온전히 공유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오해의 상황이 야기되기도 한다. 또한 잘못된 어휘선택이나 어조로 인해 특정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진정한 소통은 진정성과 이해

형태가 다양해지고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풍부해졌어도 커뮤니케이션 즉, 의사소통의 핵심은 자신에 대한 진정성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에 있음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을 진실함을 바탕으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의사를 내용이해가 아닌 입장이해로 받아들여야 온전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말을 잘 하는 것과 소통을 잘 하는 것은 다르다. 국민MC 유재석은 말을 잘 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이들과의 소통을 잘 했다. 진정성을 가지고 출연진, 스텝, 그리고 시청자들의 입장이해를 바탕으로 소통을 이끌어 내었기에 현재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는 유독 일찍부터 폭염이 밀려오고 있다. 불쾌지수 또한 더불어 높아지는 만큼 소통에 보다 신경 써야 오해로 인한 사건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서두의 이야기에서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신 날 상주인 아들을 끊임없이 웃게 만든 “어떻게 왔어?”라는 인사말이 여전히 의사소통의 교훈이 되어 귓가에 맴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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