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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7] 땅꼬마 민들레 3

“구름아저씨가 몰고 온 바람이 내 몸을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2012년 07월 10일(화) 09:24 69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예전 같았으면 속이 상했으련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성민아, 이제 나는 얼마 있으면 아주 먼 여행을 떠난단다. 네가 나를 땅꼬마라고 놀려서 처음엔 속상했지만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 넌 솔직하고 명랑한 아이니까. 잘 있으렴.”
나는 성민이에게 인사를 하였지만 알아듣지 못하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현관 쪽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 동안 정들었던 화단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서운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다란 꽃나무숲에 가려져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작은 화단에 애착이 가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경치가 좋은 곳으로 날아가 다시 피어 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금방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다음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바람이 불었습니다. 구름아저씨가 몰고 온 바람이 내 몸을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나는 어지러워서 눈을 꼭 감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리 부분이 줄기에서 뚝 떨어져 나가는듯한 느낌이 들고 몹시 아팠습니다. 몸이 하늘로 둥둥 날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야, 어지러워!”
나는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있었습니다.
성민이가 살던 아파트보다 더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그렇게 높아 보이던 아파트가 조그맣게 보였습니다. 학교도 보이고 운동장도 보였습니다. 처음으로 보는 신기한 풍경이 너무 많았습니다. 햇살이 분부시고 어지러워 눈을 다시 꼭 감았습니다. 감고 있는 눈앞에 넓은 저수지와 푸른 언덕이 어른어른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아, 어지러워도 조금 참아야 돼. 이제 얼마 후면 나는 정말 경치가 멋진 곳에 다시 뿌리를 내리고 예쁜 모습으로 피어날 수 있다구.’
생각만 해도 행복했습니다.
얼마쯤 지났을까 땅이 꺼지는 것 같은 몹시 요란하고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높은 곳에서 바람 따라 이리저리 여행을 하던 나는 잠시 기절을 한 모양입니다. 내가 눈을 떴을 때, 커다란 기차 같은 것이 내가 앉아 있는 풀섶 앞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지나갔습니다. 내가 내려앉은 곳은 어느 전철역 부근의 풀섶이었습니다. 나는 너무나 실망이 컸습니다.
저수지 풀밭이 아니라도 좋으니 저 커다란 괴물이 내는 소리만 들리지 않는 곳이면 좋으련만. 전철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수많은 사람들을 삼켰다가는 뱉어놓곤 합니다.
덜커덕거리며 달릴 때마다 내가 있는 풀섶의 흙더미가 모두 뒤집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저수지가 있는 푸른 풀밭 언덕 위에 피어나고 싶다는 소망은 유리처럼 산산이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한 줄기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하였습니다. 빗물에 밀려 풀섶에 내려 않은 나는 억새풀 아래로 몸을 감추게 되었습니다. 전동차 소리도 작게 들리고 억새풀 그늘에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가 있어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강원고성신문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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