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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12] 웅이네 반 교실안의 작은 속삭임 4-마지막회

칼로 긁힌 저 책상들은 얼마나 아플까?

2012년 08월 21일(화) 16:19 74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거울 안을 들여다본 웅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거울 속에 웅이네 반 교실이 보였습니다.
“아니, 저건 나잖아?”
책상을 칼로 긁고 있는 모습, 공책을 찢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모습, 연필심에 지우개를 끼워 빙빙 돌리는 모습, 친구 석이와 교실바닥에서 지우개를 따먹는 모습, 가끔 힘이 약한 여자아이들 옷을 잡아당기며 골탕을 먹이는 모습. 마치 영화를 보듯이 다 보였습니다.
웅이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웅이야, 거울 속의 책상들이 보이니? 너는 솜털 같은 내 손의 작은 가시에 찔려도 아파하는데 칼로 긁힌 저 책상들은 얼마나 아플까? 저것은 너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데 말이야.”
웅이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요정아가씨, 잘못했어요. 저를 용서해 주셔요. 물건도 아파한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어요.
이제부터는 칼로 책상을 파지 않을게요. 나보다 약한 아이들 골탕먹이는 짓도 안 할 거예요. 엉엉…….”
부엌일을 마치고 다용도실에서 빨래를 하시던 웅이 어머니는 방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듣고 급히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니 얘가? 대낮에 무슨 잠꼬대를 이렇게……. 어휴, 이 땀 좀 봐.”
어머니께서는 웅이 이마의 땀을 닦아주시며 웅이를 흔들어 깨우셨습니다.
“웅이야, 이제 그만 일어나거라. 웅이야, 학원 갈 시간이다.”
“엄마, 요정아가씨 어디 갔어요?”
잠에서 깬 웅이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말했습니다.
“요정아가씨라니? 원 애두. 대낮에 꿈을 꾸었나 보구나.”
웅이는 아무 대답도 없이 고개만 끄덕거리더니 다시 주위를 살펴 보았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와 던져 둔 책가방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휴, 꿈이라 다행이다.”
웅이는 책가방을 가져와 책을 꺼냈습니다. 책가방 구석에 휴지 조각, 먹다 만 과자 부스러기, 구겨진 종이가 가득하였습니다.
책가방 속의 먼지를 털어내고 공책에 한 낙서도 지웠습니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연필들을 필통 안에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빨리 내일이 돌아와 학교에 가서 내 책상을 한번 살펴보았으면…….’
“아니, 얘가 갑자기 왜 이러지?”
잠에서 깨어나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웅이를 보며 어머니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엄마, 제가 그동안 꾸러기 노릇만 해서 속상하셨지요? 이제부터는 착한 웅이가 될게요.
오늘 제가 정말 좋은 꿈을 꾸었어요. 말썽꾸러기 개구쟁이가 멋있는 웅이로 다시 태어나는 꿈을요.”
단정하게 정리된 웅이의 책가방 속을 들여다보던 엄마의 함박꽃만큼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습니다. <끝>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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