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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칼럼 / 금강산관광 인내심 갖고 기다리자

2012년 09월 18일(화) 09:46 78호 [강원고성신문]

 

↑↑ 김정균 칼럼위원

ⓒ 강원고성신문

2008년 7월 11일 동창들과 함께 금강산 구경을 간 50대 평범한 주부가 새벽 일출을 보겠다며 어둑어둑한 해안으로 나갔다가 북한 초병의 수하(손들어, 움직이면 쏜 다 등)에 놀라 도망하다가 총격을 맞고 숨졌다. 바로 박왕자씨 사건이다.
여름에 새벽 일출을 보러 나갔으니 여자인지, 남자인지 아니면 무장한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시각적으로 구분이 가능했을 시간이다. 초병으로서 경계선으로 접근해 오는 물체를 적으로 생각하고 사격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더라도, 공동조사를 하거나 또는 사과를 하라는 우리의 요구를 북한은 거절했다. 그래서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우리측 현대아산 직원들은 철수했고 북한은 관광시설을 몰수했다.
그후 4년이 지난 지금, 정치인들은 한 표라도 얻기 위해 자기가 당선되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약들을 하고 있다.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 때 대부분의 강원도 지역 후보들이 그랬고, 대선을 앞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들도 같은 공약을 앞다퉈 내세우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금강산관광 중단 4년을 맞아 “남북 당국 모두가 대화에 나서 즉각적이며 실질적인 관광재개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하는 ‘금강산관광 재개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였다.
지난 9월 5일에는 민간단체가 주도하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가 출범했다. 그들은 정부 당국과의 협의를 추진해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과 관련한 민간 차원의 대안 마련’을 비롯해 관광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의 실태조사, 관광 재개를 위한 국민참여 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금강산 관광은 순수한 민간교류 차원에서 진행됐던 점을 생각해 양국 당국자가 ‘조건 없이’ 대화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면서 서로 떡 먹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떡 주인은 가만히 있는데 서로 먹으려고 하니 떡 값은 자꾸 올라가고 있다. 금강산관광 재개의 키는 북한이 가지고 있는데도, 야당 정치인들이 정부에 대해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 거기다가 범국민 운동본부도 ‘국민의 여망’이라는 명목으로 무조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라고 현 정부에 압력을 가할 것 같다.
현재 상황으로는 그들이 추진하고자 하는 ‘신변보장과 관련한 민간차원의 대안’이 나올 것 같지도 않고 북한에게 ‘신변보장을 조건’으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라고 압력을 넣거나 설득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최근 류우익 통일부장관이 “북한이 관광객의 ‘신변보장’만 해주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아주 단순한 조건을 제시했다. 사실상 2004년 남북이 체결한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에 관광객들의 ‘신변을 보장’하며 ‘법질서 위반자에 대해서는 조사·통보후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조건을 제시했다기보다는 관광재개의 명분을 얻고자 한 것이었다.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도 관광객에 대해 최소한의 신변보장을 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무답변이다. 떡값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지금 떡 팔 필요가 없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은 남북간 긴장완화와 나아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특히 관광이 중단된 이후 고성지역의 경제적 피해가 1,300여억원에 이른다고 하니 반드시 재개되어야 할 사업이다. 근데, 아쉽게도 금강산 관광의 키는 북한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고,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 가를 국민 모두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닥치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주장하는 정치인은 ‘사회적 가치의 적절한 배분’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최소한의 신변보장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신변보장이 없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 박왕자씨와 같은 희생자가 내 가족 중에서 나오거나, 바로 나 자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놓고 우리 스스로 갑론을박하면서 다투지 말고 북한이 적극적으로 테이블에 나올 때 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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