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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경의선 철도가 다시 뚫린다는구나

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18] 나무할아버지 3

2012년 10월 30일(화) 11:44 83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그런데 달밤에 동산을 찾았던 할아버지는 며칠이 지났는데도 웬일인지 동산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다.
동산의 나무들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얘, 까치야, 할아버지가 요즘 왜 동산에 안 올라오시니? 혹시 어디 편찮으신 건 아닐까?”
까치는 고개를 까딱거리더니 알아봐 준다며 마을 쪽으로 날아갔다.
얼마 후 까치는 동산으로 돌아와 말했다.
“할아버지집 대문이 굳게 잠겨 있고 할아버지도 안 보이셔.”
나무들은 또 수런거리기 시작했다.
“어딜 가셨을까? 그전엔 이런 일이 없으셨는데….”
“혹시 몸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가신 건 아닐까?”
“아니야, 요즘엔 얼굴이 좋으셨는데, 뭘.”
“저것 봐, 베스의 짖는 소리가 들리잖니. 오래도록 집을 비우시려면 베스를 데리고 가셨을 거야.”
나무들은 서로 위로하며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서 있었다.
며칠이 지났다.
마을 쪽에서 신나는 농악 소리가 들려왔다.
“쿵더더덕 쿵, 쿵더더덕 쿵.”
장구, 징, 꽹과리, 북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손에 현수막을 들고 농악 소래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며 동산을 올라오고 있었다. 현수막에는 무어라고 글씨가 써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현수막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할아버지 만세!”
“통일나무야, 잘 자라라!”
사람들 맨 앞에서 할아버지가 덩실덩실 춤을 추며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동산의 나무들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할아버지는 춤을 추셨지만 눈물을 흘리고 계셨다.
사람들은 무리를 지어 느티나무숲이 있는 동산까지 올라왔다.
“얼쑤, 덩실 덩실. 얘들아, 그날이 왔구나. 드디어 그날이 왔어. 너희들이 갈 곳이 생겼어.”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시면서도 얼굴은 웃고 계셨다.
“얘들아, 경의선 철도가 다시 뚫린다는구나. 방학이 되면 내 고향집을 달려가던 기찻길, 막혔던 그 기찻길이 다시 뚫린데….”
할아버지는 목이 메인 듯 말끝을 흐리셨다.
“이제 몇 년만 있으면 고향땅 신의주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될 것 같구나. 우리 부모님은 살아 계실는지….”
<계속>

ⓒ 강원고성신문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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