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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어 남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추곡수매 현장에서 만난 사람 - 거진읍 원당리 최건희씨

2012년 11월 21일(수) 12:02 85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초등학교를 마치고부터 지금까지 고향에서 농사일을 하고 있다는 거진읍 원당리 최건희씨(67세)는 올해로 50여년 째 벼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이다.
지난 14일 현내면 죽정리 추곡수매현장에서 만난 최씨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 짓고 땀 흘린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으며 수확의 기쁨에 들떠있어야 할 그가 씁쓸한 얼굴을 하는 이유는 올해 태풍으로 인해 쌀의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생산량은 줄었는데, 농사에 드는 비용은 더 오르고 쌀값은 그대로이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배운 것이 농사일뿐이어서 일을 그만둘 수도 없는 실정이다.
그는 “농기계구입비에 따른 감가상각비, 기계 수리비, 인건비, 기름 값 등 비용은 늘어나는 데 반해 쌀값은 오르지 않아 대다수 농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며 “정말 농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평생 배운 것이 농사일 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8천평의 벼농사를 짓고 있는 최씨는 올해 40kg 포대 산물벼(오대벼) 88가마, 건조벼(운광벼) 2백 가마 등 288가마를 생산했으며, 모두 1등급(4만9천원) 판정을 받았다. 찰벼 80 가마(현재 시세 6만5천원)는 이후 판매할 예정이다.
최씨가 수확한 40kg 288가마와 1등급 수매가 4만9천원을 곱하면 1천411만2천원이다. 여기에다 찰벼 80 가마 6만5천원을 곱한 520만원(예정가)을 더하면 1천931만2천원이 된다.
언뜻 보면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2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보이지만, 비용을 상세하게 따져보면 남는 수익이 별로 없다.
최씨가 보유하고 있는 이앙기, 콤바인, 트랙터, 건조기 등의 농기계 구입비를 합치면 1억원이다. 통상적으로 농기계 수명을 10년으로 보는데 이렇게 되면 1년에 1천만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 평균적으로 이 기계들을 정비하고 수리하는 농기계 수리비가 1년에 2백만원 든다고 한다.

ⓒ 강원고성신문

여기에 기름값·종자·비료·농약·등을 제하고 나면 최 씨의 실제 수입은 겨우 6백만원 정도로 한 사람의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는 셈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최씨 부인과 단둘이 농사짓는 것을 감안하면 1인당 1년에 3백여만원을 버는 셈이다.
그래도 최씨의 경우 은행대출 받은 것이 없어 이자는 내지 않고 있으나, 만약 은행 이자비용까지 들어간다면 ‘농사지어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라는 말이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최씨는 “그래도 예전엔 물가가 현재처럼 높지 않았을 때 농사지어 번 돈으로 자녀 2명을 출가시켰지만, 요즘같이 모든 비용이 오른 상태에서 소규모 벼농사로 자식 키우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이제 벼농사도 대규모 경작이 이뤄져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광연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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