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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 추곡수매 현장 농민들의 한숨

2012년 12월 04일(화) 10:05 87호 [강원고성신문]

 

↑↑ 윤승근 발행인

ⓒ 강원고성신문

지난달 5일 토성면 성천리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고성지역 2012년산 공공비축미 매입이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마을별로 진행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일 죽왕면 구성리를 끝으로 추곡수매가 마무리되는데, 날이 점점 추워져 농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추곡수매 현장에서 지인들을 만나보면, 다들 표정이 어둡기만 하다.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많은 양의 쌀을 한꺼번에 팔아 목돈을 만지기 때문에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추곡수매 현장에서는 농민들의 긴 한숨소리만 들려올 뿐이다.

농사 비용은 늘어나는데 쌀값은 그대로

고기가 적게 잡히면 어가라도 상승하는 어업과 달리 농업은 매년 지출은 늘어나는데 수입은 그대로여서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점점 어려워진다고 한다. 쌀 농사를 짓기 위해 필요한 농기계 사용과 각종 기자재, 농약, 비료값 등은 점점 오르는데 쌀값은 수십년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농민들의 수입은 모든 직종에 비해 최하위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올해는 특히 지난 여름 발생한 세차례의 태풍으로 인해 생산량이 30% 정도 감소했는데, 쌀값은 그대로여서 농민들이 더욱 힘들어하고 있다. 쌀알의 무게도 가벼워서 보통 포대의 7~80%만 채워도 40kg 한가마를 만들 수 있었는데, 올해는 거의 100%를 채워야 40kg이 된다고 한다. 등급도 지난해에는 특등이 많았는데, 올해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 여름 태풍 때 육안으로는 큰 피해가 없는 것 같았으나, 실제로는 쌀알이 작고 생산량도 줄어드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농민들은 아침 일찍 추곡수매 현장에 나와서 농산물품질관리원 등 추곡수매 관련자들을 기다리다가, 등급을 매길 때면 우르르 몰려들어 조금이라도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안감힘을 쓰곤 한다. 어떤 마을에서는 특등을 받았다고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안타깝기만 하다.

수매가격 올려주고 쌀 소비 늘려야

농민들의 이런 딱한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 정부에서 수매 가격을 올려줘야한다. 또한 그나마 많은 양의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하다고 하니, 장기적으로는 현재와 같은 소규모 농사에서 대규모 농사로의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민들의 쌀소비가 보다 늘어나야 하며, 기업에서는 쌀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농업에 대한 관심을 지금보다 증대시켜야 한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했다. 농업이 사라진다면 인간의 삶도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웰빙’바람이 불고있지만, 청정환경에서 생산되는 쌀이 바로 웰빙 상품이라는 생각이다.
일부 농민들은 우리 지역에서 운광·오대벼를 오래했으니 다른 품종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타당성이 있는 말인 것 같다. 또 다른지역보다 수매물량이 많아 겨울철까지 수매가 이뤄지는 것도 조정해줄 것을 바라고 있었다. 쌀값도 적게 받는데, 날씨마저 을씨년스러워 농민들이 더욱 힘들어하고 있다. 지금보다 보름 정도 앞당겨 추곡수매를 시작해 다른 지역과 비슷하게 끝났으면 한다.
이처럼 올해 농사는 시름을 안겨주고 있지만, 내년 농사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게 농민들의 현실이다. 일부 추곡수매 현장에서는 농민들이 추위도 녹이고 속상한 마음도 달래기 위해 소주를 마시는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이들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농사가 잘되고 쌀값도 많이 받는 것밖에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농사가 잘되고, 쌀값도 많이 오르기를 기대해본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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