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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는 이야기 / 마달리 신혼 시절 이야기

2013년 02월 22일(금) 09:01 [강원고성신문]

 

↑↑ 김향숙 칼럼위원(시인)

ⓒ 강원고성신문

스물일곱 살에 고성군 현내면 마달리 시골로 시집을 갔지요.
시집간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할머니는 흙으로 된 부뚜막의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밥을 앉혀놓으시고 건너 편 이웃집에 잠간 다녀오신다고 밥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솥이 조용 하길래 장작을 열심히 많이많이 넣으며, 아궁이 앞의 작은 앉은뱅이 나무의자에 앉아서 활활 잘 타오르는 불꽃을 즐겁게 바라보며 밥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자 갑자기 밥이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해서, 나는 얼른 가마솥뚜껑을 열고 행주를 양 손에 들고 솥을 들어내는데 얘가 부뚜막에 꽉 끼어서 안 떨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부뚜막에 올라가서 자꾸만 타고 있는 가마솥을 있는 힘을 다 해 들어 올렸지요.
순간 나는 ‘할머니는 참 힘도 대단하시구나’ 생각했습니다.
정말 있는 힘을 다 해서 솥을 뜯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 순간.
웬걸, 뜨거운 열기와 불티, 시커먼 연기가 내 얼굴로 화악! 덤벼 올라오는데….
솥을 겨우 부뚜막 위에 안전하게 올려놓고는 눈물, 콧물에다 재채기를 해 대며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멀리서 할머니가 보시고는 불이 난 줄 알고 놀라 뛰어오셔서는 타고 있던 장작들을 끌어내고 물을 끼얹으시며 겨우 사건 종료!
결혼 전에는 연탄이나 석유곤로에다만 밥을 해 먹다가 장작불을 처음 사용해보게 된 나에게 그 무시무시한 가마솥을 뜯어내던 사건은 아직도 가끔 남편과의 웃음보 터지는 얘기 거리가 되기도 한답니다.

또 한 가지, - 왜 가마솥들은 한결같이 검은색이어야만 하는가-
고정관념을 깨자, 난 검은색이 싫다.
그래서 빨갛고 동그란 예쁜이비누를 수세미에 잔뜩 묻혀서 팔이 떨어져나가도록 박박박박 닦고 또 닦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놀랍도록 은빛 눈부신 가마솥이 되긴 했는데.
그 이후로는 얘가 자꾸만 녹이 슬어서 애를 먹다가 결국 들기름을 바르며 솥을 다시 구워서 길을 들이는 고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이런 엉뚱한 손주며느리는 처음이라며 혀를 끌끌 차셨지요.
새참을 머리에 이고 갈 수 없어 멀리 논밭까지 들고 다니며 몸살을 앓았던 신혼 초의 시골생활은 이내 거진으로 살림을 옮겨오면서 끝이 났지만, 지금도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면 다시 참지 못할 즐거운 웃음으로 행복해집니다.

ⓒ 강원고성신문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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