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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국 칼럼 / 남다른 추석이 되기를 바란다

2013년 09월 17일(화) 09:03 106호 [강원고성신문]

 

↑↑ 이선국 칼럼위원(시인, 고성군 경제도시과장)

ⓒ 강원고성신문

유난히 덥고 지루한 지난여름이었다. 예년에 없는 마른장마가 계속되면서 매스컴은 근자에 보기 드문 혹서라고 연일 보도에 열을 올렸다. TV에 비치는 화면은 온통 더위에 지친 세상이었다. 전력 비상도 일상이었다. 살인적인 열기는 밤에도 식지 않아 잠을 청하기가 어려울 만큼 열대야도 심했다. 이상 기온과 날씨에 두려움마저 들었다. 끝도 모를 무더위가 오래도록 지속된 곤혹스러운 여름이었다.
그동안 에어컨이 있었지만 전기요금이 무서워 좀처럼 냉방기를 작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핸 선풍기와 에어컨을 켜지 않을 수 없었다. 냉방기의 위력은 대단했다. 얇은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방은 25도, 밖의 온도는 40도를 웃돌았다. 더위가 심해질수록 소슬바람이 부는 가을 하늘과 하얀 눈이 내리는 겨울 풍경이 너무나 간절했다.

더없이 고맙고 반가운 가을

어느 순간 무더위가 사라지고 가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것이 더 없이 반가웠다. 아마도 지독하게 더웠던 한여름의 고통 때문에 어느 날 문득 찾아 온 가을이 더없이 고맙고 반가운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제법 아침저녁 일교차가 큰 덕에 들녘에서 영그는 곡식조차 더욱 알차고 넉넉한 계절이다. 올가을엔 풍요로운 수확의 기쁨만큼이나 어느 계절보다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경색되었던 남북관계는 한여름 더위만큼이나 덥고 답답한 관계가 지루하게 이어갔다. 그동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린 우리 지역주민의 간절한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새 정부 출범이후에도 남북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실낱같이 이어지던 개성공단마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아 지켜보는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었다.
하지만 올가을은 남다른 분위기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조금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우여곡절 끝에 남북당국 간의 줄다리기 협상은 중단 161일 만에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약속하기에 이르렀고, 세부적인 협의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중단된 남북이산가족 만남도 이산가족 상봉대상자 생사확인 명단을 교환하는 등 추석을 맞아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 매스컴을 통해 연일 알려지고 있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 군의 경우 분단된 우리나라의 현실처럼 남북이 절반으로 갈라진 세계 유일의 군 지역으로 한국분단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동안 역사의 현장, 통일 안보교육의 산교육장이기도 했지만 2003년 금강산 육로관광이 시작되면서 남북교류의 첨단지역으로서 남북관계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모두 중단되었다. 강원도를 비롯해 각 지방정부에서 살얼음을 걷듯 조심스럽게 추진되던 남북교류도 모두 멈췄고 우리고장의 지역경제는 불 꺼진 암울한 터널로 들어갔다.
우리지역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정지된 채 시간은 멈추어 있다. 노변 건어물상가는 속속 문을 닫았고, 관광객이 지나다니던 노변 식당도 개점 휴업상태에 들어가 결국 문을 닫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보다 못한 주민들은 하루빨리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길 염원했지만 현실의 장벽을 너무 높았고 남북관계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명태, 오징어 등 연안에서 잡히던 수산물조차 어획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모두 절망의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우리 군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길 바라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재개와 함께 남북당국자 간 협의도 하루빨리 진행되어 굳게 닫혀있는 금강산관광 집결소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북으로 향하는 철문이 다시 활짝 열리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DMZ 세계평화공원 지혜 모아야

올가을엔 이렇게 중단되었던 개성공단이 다시 돌아가고, 애타게 그리던 남북 이산가족이 상봉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중단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어 오래도록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 지역경제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최근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DMZ 세계평화공원, 정부에서는 경기도 파주, 강원도 철원과 함께 고성을 대상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평화공원은 유물론과 유심론이 만나는 곳을 의미한다. 예전에 선지식은 인수사상을 말하면서 유물론(唯物論)과 유심론(唯心論)이 만나는 세계 유일의 장소가 고성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유물론과 유심론 만나는 곳이 바로 이곳이며, 고성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자연·생태환경 뿐만 아니라 인문환경 등 이 모든 여건을 고루 갖춘 역사의 현장이 바로 이곳 고성이 분명하다. 우리가 꿈꾸는 DMZ 세계평화공원이 반드시 이곳에 세워져야 하는 이유이다. 입지선정과 관련하여 정치논리에 휩쓸리거나 정략적 또는 편파적으로 악용되는 일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시점이 DMZ 세계평화공원 유치를 위해 다함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 군의 사활이 걸린 일이기 때문이다.
넉넉한 풍성한 올가을이다. 뜻 깊은 한가위를 맞아 조선중기의 문신 김효원(金孝元 1532~1590)의 ‘상암집’의 한시(漢詩) ‘중추상월(中秋賞月 한가위 달을 기리며)’를 되새기며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을 다시금 되돌아본다.

歲歲年年夜夜懸
해마다 밤마다 뜨는 달이건만
仲秋三五最淸姸
한가위 보름달이 제일 곱다네.
對渠那得樽無酒
너를 마주해 어찌 술이 없을쏘냐.
爲倩良朋敞錦筵

좋은 벗을 청해 잔치를 열어야지.

고운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사회적 관심과 고성의 비전을 담론으로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따뜻한 정(情)도 함께 나누는 훈훈한 추석명절이 되기를 기대한다.
또 그리운 사람, 보고 싶은 사람, 좋은 벗들과 모처럼 만나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제안하고 싶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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