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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칼럼 / 추위를 알리는 전령사 서리

2013년 11월 20일(수) 17:16 110호 [강원고성신문]

 

↑↑ 이광주 속초기상대 대장

ⓒ 강원고성신문

환하게 비추는 가을 햇살로 채워진 낮과는 달리 밤 동안 썰렁할 만큼 텅 빈 하늘은 지표면에서 빠져나가는 열을 막아줄 방법이 없기에 야간기온을 급속도로 떨어뜨린다. 바로 ‘복사냉각’의 효과이다. 야간 복사냉각이 활발하게 일어나 기온이 매우 낮아지면 서리가 내리고, 온도가 더 낮아지면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이때는 국화도 활짝 피고 절정을 이룬 단풍이 하나 둘 낙엽이 되는 만추(晩秋)이다.
기상청이 관측한 올해의 첫서리는 10월 17일 강원도 철원에서 나타났다. 가을보다 앞선 봄에 나타난 서리를 올해 첫 서리로 보고, 가을에 내린 서리를 늦서리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올 겨울의 늦서리는 내년 봄에 관측 될 서리가 된다. ‘88야(夜)의 이별서리’라는 말도 있다. 입춘을 지나 88일째인 5월 2~3일 쯤에 내리는 서리가 마지막이 된다는 뜻이다. 서리는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농민들은 서리에 민감하다.
서리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면이나 물체의 표면에 얼어붙은 것을 말한다. 서리가 내리기 시작함을 알리는 절기인 ‘상강’을 지나면 겨울의 시작을 의미하는 절기 ‘입동’이 이어진다. 절기상의 흐름을 보면 서리는 본격적으로 겨울이 오기 전에 영하권의 추위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한다. 서리가 발생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기온이 이슬점(이슬이 생기기 시작하는 온도) 이하로 내려 가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낮은 기온만으로 서리가 나타나진 않는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적게 분다는 조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초목은 잎이 지고 국화 향기 퍼지며 겨울잠에 들어갈 동물들은 동면을 준비하는 시기. 가을이 무르익어 곧 겨울이 온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 저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끝으로 지나가는 새들 마냥 어쩐지 쓸쓸하고 고즈넉한 기분이 드는 깊은 가을 날 신비한 자연현상을 즐기러 나가보는 건 어떨까? 서리에 물든 단풍잎은 봄꽃보다 붉단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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