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6-04-29 오전 09:25:4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교육일반문화.스포츠이진수의 이 한장의 사진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김하인 연재소설류경렬의 경전이야기가라홀시단학교탐방어린이집 탐방고성을 빛낸 호국인물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최종편집:2026-04-29 오전 09:25:44
검색

전체기사

교육일반

문화.스포츠

이진수의 이 한장의 사진

김담 산문 연재 <숲에서 숲으로>

황연옥 연재소설 <화진포의 성>

남동환의 사진으로 보는 고성의 역사

김하인 연재소설

류경렬의 경전이야기

가라홀시단

학교탐방

어린이집 탐방

고성을 빛낸 호국인물

황연옥의 행복한 동화읽기

커뮤니티

공지사항

뉴스 > 교육/문화 > 김하인 연재소설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연재소설] 내 아버지, 그 남자 <9>

한류작가 김하인 장편소설 / 삽화 정재남

2015년 01월 22일(목) 15:07 138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어떤 친구들은 대놓고 노골적으로 반대했다.
-네가 새로운 사업을 하겠다고? 자영업? 야…… 웬만하면이 아니라 반드시 네가 지금까지 밥 먹고 산 분야에서 살 길을 찾아봐야 해. 자본금도 자본금이지만 자기 분야에서 평생을 밥 먹고 산 업자들도 한 집 건너 폐업하고 있는 이 마당에 네가 무슨 재주로 너도 잘 모르는 일에서 이윤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냐? 어느 정도 배우고 소규모로라도 시작하면 안 되겠냐고? 야! 친구니까 내가 솔직하게 말하는데 오천만 원? 일 억? 그 정도 자본금이라면 사람들 웬만큼 지나다니는 길목에 두어 평 구두수선점도 내기 어렵다. 변두리로 나가 가게 얻고 인테리어 조금 하고 물건 들여 뭔가를 팔 수 있으려면 그 돈으로 과연 뭐가 가능할까? 떡볶이가게, 깁밥집, 응 그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아이들 하교 길에 라면 끓여주고 도넛이니 튀김 같은 거 만들어 파는 거. 하지만 그 찌질한 장사 마저도 요즘은 대기업이 치고 들어와 완전 엉망이 돼버렸지. 그런데 먹는 장사, 그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손맛과 입담, 그 바닥 통하는 상술이 없으면 몇 달도 못 버티고 망해먹기 십상이지. 아무튼 네가 가진 그 정도 돈으론 사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출발 자체가 안 된다. 마땅한 게 없어. 점포가 작지만 최소한 번듯해보이는 가게라도 차릴라 치면 간신히 차릴 수야 있겠지. 그 안에서 무엇을 떼어 팔든 만들어 팔든. 하지만 모든 장사는 그 가게에 들인 비용만큼의 여유자금을 가지고 출발하는 게 기본이다. 초기에 장사가 안 되는 것을 감안해서 최소 일이 년은 버텨나갈 만큼의 운영자금이 든다는 것쯤은 너도 잘 알 거 아냐. 그러니까 자영업은 꿈도 꾸지 마라. 많지도 않은 그 피 같은 돈 한 방에 날려먹을 게 뻔한데 그걸 미쳤다고 생고생하면서 까먹으려고 덤벼드냐? 그 돈을 한번 폼나게 써서 날리기라도 하면 차라리 덜 억울하지.
-너, 원찬이 알지? 그 녀석 말야. 재작년에 잘 알지도 못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퇴직금이며 아파트 날려먹고 그것도 모자라 걔네 부모 전답까지 다 팔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빚까지 크게 졌다고 하더라. 지금 걔 어딨는지 아무도 몰라. 가정도 완전히 깨졌고. 주유소 하다가 그렇게 됐다잖아. 야, 주유소는 옛날이 주유소지. 요즘 백 미터마다 주유소인데 경쟁력 없으면 삽시간에 나자빠지는 거 그거 하루아침이야. 주유소는 규모가 있잖아. 남 말만 듣고 뱁새가 황새 쫓다가 가랑이 찢어진 격이지 뭐.
-참, 차라리 희태 찾아가 봐라. 걔 천안에서 고깃집으로 떼돈 번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라. 지난 동창회 때 남들 회비 오만 원 낼 때 걘 척하고 백만 원 내놓던데 말야. 차라리 걔 밑으로 들어가 종업원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씩 배워봐라. 좋은 고기 싸게 받는 루트만 개척한다면 고기집이야 게임오버 아니냐? 그 자식 단골손님들 오면 그 큰 덩치에 무릎 탁 꿇고 술 한 잔 두 손으로 권하고 머리 조아린다고 하더라. 손님을 왕대접 해서 저가 왕이 된 놈이야. 하긴 다시 생각해 보면 그것도 쉽지 않겠지? 걔가 미치지 않고서야 나이 마흔여덟에 별로 친하지도 않은 동창생을 종업원으로 들이려 하겠냐? 불편한 그림이 두루룩 깔리는데. 돈 버는 노하우와 비밀 라인이 있다면 제 가족이나 하다못해 형제나 친척들에게 가르쳐주지 미쳤다고 동창생한테 알려주겠냐? 하지만 말야. 자식들과 먹고사는 게 급한데 못할 게 어딨냐? 고기 팔아 벤츠 모는 그 녀석이 그 자리에 오른 건 그만큼의 뭐가 있는 것이니까 네가 걔 바짓가랑이를 붙들더라도 독하게 맘먹고 붙어보는 수밖에. 나 같은 월급쟁이야 너도 알다시피 네게 식사 한 끼 술 한 잔 살 여유밖에 없고. 너하고 똑같이 세상 각개전투로 사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전혀 없고.
-너 혹시 민옥이 얘기 들었냐? 민옥이 몰라? 초등학교 뒤쪽 오순물 가는데 커다란 느티나무 가겟집 딸 있잖아. 그래, 담배포 하던. 걔 경기도 부천에서 꽃집 크게 한다고 하더라. 천여 평 되는 화원도 두어 개 있고 부천시내에만 꽃가게 체인점이 열 개 가량 된다고 하던데. 그 정도면 사업가 규모 아니냐. 어차피 넌 제약회사 일 아니면 모든 일이 생소할 테고. 꽃농사도 땅농사인 만큼 몸으로 성실하게 하는 게 일의 기본이니까 괜찮을 수 있지 않겠냐? 다른 사업이나 일보다는 덜 속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 말이지. 민옥이 얼굴밖에 모른다고? 여자동창이라 불편하다고? 그게 뭔 상관있냐. 동창 좋은 게 뭔데. 살면서 어려울 때 노하우 정도는 제공해 줄 수 있는 게 동창 아니냐?
그렇게 김민호를 기억하는 옛 친구들 중 소수는 그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한마디라도 얹어주려 애썼다. 그러나 그들 빼고는 대부분 그의 등장을 낯설어하거나 어색해 했다.
‘네가 연락해 만나긴 한다만 갑자기 웬일이냐?’는 기색은 헤어지는 악수를 할 때까지 얼굴에 담고 있었다.
그는 퇴직 후 한 달 여 기간을 그렇게 친구들을 만났다.
자기 사업으로 자리를 잡았거나 성공했다는 동창들을 찾아가 만나보았다. 손가락을 꼽을 정도인 성공했다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내가 네 밑에서 네 일을 좀 배워볼 수 없을까?’ 하고 얘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놓으면 그들 반응은 한결 같았다. 어이없어하거나 단번에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지난 이십 년 동안 혹은 고등학교 나온 뒤 삼십 년 동안 나는 이 일에 죽자살자 매달려 지금까지 왔다. 하루 서너 시간 이상 자본 일이 없으며 내 길에서 사기도 셀 수 없이 많이 당했다. 빚에 쫓겨 자살까지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뭐라고? 너는 내 일이 어느 정도 눈대중으로 배우면 가진 돈만큼 가게를 차리고 아무나 장사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나 본데. 그렇게 내 밑을 지나간 사람이 수십 명이고 나와 동종의 일을 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렇게 쉽게 먹고 살 이윤이 날 수 있다면 세상에 이 일 안 하는 사람이 누가 있고 성공 안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막상 이 길에 발을 들이고 나면 알게 된다. 돈도 돈이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는 것을. 어디나 사람이고 인간관계다. 장사하는 사람들끼리의 오래된 신뢰, 신용……. 아, 저 사람 겪어보니 괜찮은 사람이구나, 진국이구나, 셈이 반듯하구나, 업자들 간에 이런 게 쌓여 있지 않으면 자리 잡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동네장사엔 천재도 독불장군도 있을 수 없다는 거지. 한마디로 젊은 시절부터 인생을 통째로 집어넣고 피눈물 수도 없이 삼켜야만 지금 정도의 규모를 구축하고 운영 할 수 있다.
-그런데 뭐라? 나이 오십이 코앞인데 명퇴 당하고 마땅히 할 게 없으니까 내가 돈 좀 번다는 소문을 듣고 내 일을 해보겠다고 찾아와?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네가 내 인생과 내 사업을 지금 욕보인다는 생각 안 드냐? 술 마셨다면 틀림없이 상욕이 나왔을 텐데 그냥 먹던 밥이나 마저 먹고 가라. 세상 모든 일이란 게 남 보기는 쉬워보여도 거기에서 밥을 먹는다면 그 공력은 아무도 모를 피와 땀, 눈물이 버무려진 장구한 세월이고 인생이다.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 Copyrights ⓒ강원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원고성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강원고성신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인구 감소·경제 침체 등 구조적..

버스 무료 이용 속초까지 가능..

외국인 계절근로자 활성화 상생협..

고성군 인구 3년 만에 27,0..

하천·계곡 불법행위 대대적 정비..

고성군수 선거 함명준·박효동 맞..

토성농협 조합원 자녀 장학금 전..

금강농협 다문화가정 위한 장학금..

2026년 ‘고성 DMZ 평화의..

2026년도 정부 보급종 콩 개..

최신뉴스

체류형 관광 기반 구축·기업..  

죽왕면과 고성군의 실질적 변..  

지역구 고성군의원선거 총 1..  

함명준 군수 예비후보 선거사..  

김진 군의원 예비후보 선거사..  

강원선관위 장애인단체 업무협..  

농가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1..  

금강농협 조합원 자녀 장학금..  

농관원 6월 30일까지 하계..  

치매, 함께 보듬어야 할 이..  

자원봉사센터 취약계층 장애인..  

고성소방서 현장대응능력 강화..  

토성면 의약분업 예외지역 취..  

기하의 언어로 풀어낸 감정의..  

‘2026 콩닥콩닥 탐사단’..  



인사말 - 연혁 - 찾아오시는 길 - 광고문의 - 제휴문의 - PDF 지면보기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구독신청

제호: 강원고성신문 / 사업자등록번호: 227-81-17288 / 주소: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간성로 29 2층 / 발행인.편집인: 주식회사 고성신문 최광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광호
mail: goseongnews@daum.net / Tel: 033-681-1666 / Fax : 033-681-1668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강원 아00187 / 등록일 : 2015년 2월 3일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최광호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