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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남북 공동보도문에 대한 평가 냉정해야

2015년 09월 08일(화) 09:23 153호 [강원고성신문]

 

↑↑ 김정균 칼럼위원(정치학 박사)

ⓒ 강원고성신문

8월 25일 새벽 00시 25분 남북 고위급 접촉 6개항이 타결되었다. 3주전 8월 4일 경기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목함지뢰가 폭발해 우리군 2명이 중상을 입은 이후 우리측은 이에 대한 대응 조치로 11년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고, 그리고 이어진 북의 포격에 대한 남의 포격 대응후에 북한의 대북 심리전 방송 중지요구와 남한의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목적으로 43시간동안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이었다.
박대통령은 남북 공동 보도문 발표 하루전 ‘북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남북 공동 보도문 발표후 박 대통령은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43시간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

또한 “정부와 군을 믿고 큰 동요나 혼란없이 차분하게 일상생활에 임해주신 국민의 단합되고 성숙한 대응이 당국자 접촉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이 앞으로 남북간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남북 공동보도문 6개항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내에 개최한다. ②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③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다. ④ 북측은 준 전시상태를 해제한다. ⑤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9월초에 갖는다. ⑥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
박대통령은 이러한 내용이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자평하였고, 여야 모두 이번 남북 합의는 “새로운 남북관계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토대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는 등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 결과로 금강산 관광 재개 및 DMZ 평화공원 설치 등을 포함한 남북교류 확대 또는 남북 정상회담 개최까지도 전망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도, 유엔도, 일본도 남북협상의 결과를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남북 공동 보도문 내용을 엄밀히 분석해보면 한마디로 북한은 그들이 요구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킨 성과가 있었던 반면, 남한은 지뢰폭발로 인하여 2명의 부상자만 발생하고 진정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채 5·24조치를 일부 해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6개항 중 ②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은 커녕 누가 도발했는가에 대한 주체가 없는 가운데 지뢰폭발에 대한 ‘유감’만을 표명하고 있다. 누가 도발했는지는 모르지만 지뢰폭발로 인하여 남한에서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유감이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은 일방적으로 ③항에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⑤항에서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산가족 상봉을 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진행하고 접촉’하는 것일 뿐이다. 그나마도 남북이 ‘진행하고 접촉’하는 과정중에 북한이 제시하는 상황과 조건(정치적 상황, 경제적 지원 등)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번에도 이산가족 상봉은 하나의 카드로 사용될 뿐임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⑥항에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시킨다는 내용은 5·24 조치(남북 교역 중단과 대북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국민의 방북 불허 등 북한과의 교류 및 지원 중단)중 일부 내용과 상충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5·24 조치를 해제하지 않는다고 일관되게 주장하여 왔다.

확대·과장된 해석 말아야

이번 남북공동 보도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냉정히 분석하여 정리해보자. 그들이 과거에도 그랬듯이 북한은 군부의 충성 경쟁을 통한 체제 구축과 남남 갈등을 부추기기 위해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에 이어 또 한번 목함지뢰 도발을 일으켰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를 버티고 있는 군부의 심리적 동요를 확대하여 체제를 붕괴시킬 수도 있는 우리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 대응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북한은 같은 유형의 확성기로 대응하였지만 장비가 낡아 ‘웅웅’거리기만 하였고, 포 사격도 몇발 해 보았지만 우리의 대응 사격도 단호하였다. 전역을 앞둔 군인들은 전역을 자발적으로 미루었고, 예비군들도 전쟁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불러만 달라고 하였고, 북한의 도발에 원칙적이고 확고한 대응을 하겠다고 천명하는 정부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다.
막판에 몰린 북한은 “48시간내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도 대화를 제의하는 ‘화전양면和戰兩面’ 전술을 사용했다. 남북간의 긴장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 정부는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목적으로 4일동안 밤샘을 하면서 대화에 임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랬듯이 우리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진정한 사과는 커녕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도 받아내지 못했다.
드디어 9월 2일 북한 국방위원회는 “북측이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을 남측이 ‘사과’로 해석한 것은 “남측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며, 한마디로 ‘유감’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됐습니다’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그들의 내심을 들어내었다. 결국 우리는 목함지뢰로 인한 2명의 부상자만 발생한 채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되었고 남북관계는 사건 이전의 상태로 돌아갔을 뿐이다.
합의의 내용과는 별도로 성과는 다소 있었다. 정부의 “단호한 대응”은 북한에게 이제는 과거와 같이 쉽게 도발할 수 없도록 생각하게 하였으며, 남북대결에 있어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하였고,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공감대를 발전시켰고, 남북대화의 물꼬를 터지게 하였다.
그러나 이번 합의결과를 냉정히 분석하여 ‘북한의 도발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과거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받아 내었다’고 평가한다든지, 지금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조건이 맞지 않으면 언제 틀어질지 모르는 ‘이산가족 상봉이 곧 이루어 질 것으로 속단한다’든지, 앞으로 ‘북한의 대남정책이 변화하여 남북간 대화와 교류가 확대될 것이며 나아가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확대되고 과장된 해석은 말아야 할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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