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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내 아버지, 그 남자 <18>

한류작가 김하인 장편소설 / 삽화 정재남

2015년 09월 08일(화) 09:51 153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그래? 그랬었구나. 그럼 잘 됐네. 새 일 보다도 아무래도 자기가 빠삭하게 아는 일이 백번 수월하고 낫지. 잘 되기를 빌게. 나는 네가 친구들 만나고 다닌다는 얘길 듣고 널 만나 내 생각을 한번 기탄없이 말해 보고 싶었어. 그게 다다. 호의적인 마음이란 것만 알아다오.
-그럼. 충분히 알고도 남지.
-나도 이제야 맘이 탁 놓이고 편해지네. 자, 그럼 우리 그 얘긴 없었다고 치고. 이제부터 기분 좋게 새로이 다시 건배하자! 김민호! 반드시 재기하고 성공해라!
-감사. 너도 잘 정리하고 뉴질랜드로 가게 되면 폼 나게 잘 살아라!
-물론이야! 자, 김민호와 박준식을 위하여!
-위하여!
그들은 잔을 부딪치고 술을 비웠다. 말끔히 비운 잔을 머리에 털며 서로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불판을 갈고 새로이 한 벌 얹어놓은 고기가 자글자글 익었다.
-요게, 잘 익었다. 먹어봐라.
-야아, 난 벌써 양껏 먹었는데.
-턱도 없는 소리. 삼십 년도 넘게 만났으니까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배가 터져야 오늘 일어날 수 있다.
-자장면 한 그릇이 이렇게 오지게 새끼 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럴 줄 알았으면 간자장을 사줄 걸 그랬지?
-핫하하하, 그랬다면 내가 오늘 이 고기 집 통째로 빌렸을 거다. 옆에다가 현악사중주 연주하게 만들고.
-근데 그때 내가 왜 너한테 자장면을 사줄 생각을 했었지? 우리 집이 그렇게 여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글쎄, 네가 돼지저금통 배를 갈라둬서인지 모르겠지만 네가 나한테 묻더라. 뜬금없이 소원이 뭐냐고? 그래서 내가 지금 자장면 먹으면 원이 없겠다 그렇게 말하니까 네가 다짜고짜 고바우집에 가자고 그러더라. 중국집 고바우집 중간 딸이 우리 동기 명희잖아. 작은 명희가 있고 큰 명희가 있었는데 큰 명희. 혹시 민호 네가 큰 명희를 맘에 두고 있었던 것 아니냐?
-아냐. 내가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여자아이라면 경희밖에 생각 안 난다.
-이경희? 오 학년 때 너희 반 부반장이었던 걔?
-오동리 너네 동네였을 걸.
-야하, 너 어떻게 그런 기억까지 정확하게 다 하고 있냐?
-그야 뭐 그때가 가난하고 배고프긴 했어도 제일 행복했던 시절이니까.
-그렇긴 하다. 그때는 정말이지 아이는 아이답고 어른은 어른다웠던 세상이었으니까.
두 사람은 그렇게 어릴 때 기억을 함께 더듬으며 한참 동안이나 밝은 얼굴들이었다.
-그런데 순태 얘는 끝내 안 올 모양인가?
-내 생각에도 그럴 거 같다.
-왜? 순태에게 무슨 일 있냐?
-좀…… 그래.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많이 그렇다.
준식은 자신의 잔에 술을 채우고는 말을 이었다.
-순태, 토목회사 차장까지 올라갔다가 회사에서 잘린 뒤 부산에서 뭐 하나 크게 차리려 했다가 쫄딱 망했는데. 어째 넌 전혀 모르는 모양이네?
-그래? 난 처음 듣는 얘긴데…… 아니 근데, 어쩌다가……?
-망하는데 이유가 따로 있겠냐? 그 바닥 업자들의 농간에 놀아나 몇 놈이 작당해서는 걔 투자금 전부를 들고 튀는 바람에 그렇게 돼버렸지. 순태 말에 의하면 하루아침에 이십 억인가 이십 오억이나 되는 큰돈을 허공에 날렸다고 하더라고.
-이, 이십 오 억? 야하, 걔가 그렇게나 돈을 많이 벌었었냐?
-아니. 십 억 정도는 자기 거였고 나머지 십오 억은 일가친척에게서 몇 억 당겼고 사 억 정도는 은행에서 나머진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나봐. 그래서 걔 부산 사채업자들을 피해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잠입한 거야. 서울서도 일 년 넘게 피해 다니고 숨어 다니고 있는 거지.
-야하, 어쩐다냐? 정말 보통 일이 아니구나.
-말도 마라. 내가 넉 달 전쯤인가 요 근처 건대 지하철역 구내에서 걜 발견하고선 놀라 까무러칠 뻔 했었다. 긴가민가 내 눈을 의심했을 정도니까.
-……?!
-설마……라고? 맞아. 순태가 역내 긴 의자에 누워 신문지를 얼굴에 덮고 자고 있었다니깐. 때마침 걔가 뒤척이는 통에 신문지가 내 눈앞에서 떨어져내리지 않았다면, 걔가 인상을 찌푸리며 치켜뜬 눈이 나와 정면으로 마주치지 않았다면, 난 걔가 도저히 순탠지 못 알아봤을 거야.
-그랬었…… 구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냐, 순태는?
-어떻게 하긴. 날린 돈은 차치하고서라도 빚진 게 적은 돈도 아니고. 사채만 해도 이자가 어마어마하게 불어났을 걸. 어쩌든지 잡히는 일만은 없기를 바라야겠지. 어쨌든 그런 순태 보니까 내 맘이 착잡하더라. 그래서 내 가게도 알려주고 지갑을 열어 집히는 대로 돈도 좀 쥐어줬지. 큰 도움은 못 되겠지만 다급하게 필요한 게 있으면 우리 가게로 오라고도 했고.
-……!
-그 뒤로 한 달에 두어 번씩 나타나더라. 그때마다 내가 입던 옷도 주고 몇 만원씩도 쥐어주고…… 해장국도 같이 먹고…… 올 때마다 빵도 큰 봉지로 한 그득씩 싸주고……. 내가 동창생 중 너한테 처음으로 걔 얘기를 지금 처음 하는 거다. 두 달 전인가 동창회 총무라면서 동창이 전화로 뜬금없이 내게 묻더라고. 혹시, 순태 못 봤냐고? 부산에서 종적을 감췄다는데 연락 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그래서 내가 걜 어떻게 볼 수가 있냐고 딱 잡아뗐지. 총무가 기배잖아. 기배 둘째형도 부산 쪽에서 건설관련 일을 한다는 걸 내가 어디선가 얼핏 들은 적 있었거든. 혹시라도 내가 어디서 봤다고 하면 그 정보가 부산 쪽으로 곧장 흘러들 것 같아서 입을 싸악 봉했지. 그러니까 민호 너도 순태 봤다는 얘기만은 절대 아무에게도 하지 마라.
그는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물론…… 빚을 졌으면 갚는 게 사리에 맞겠지. 하지만 사채업자 손에 걔가 잡힌들 지금 순태 주머니에서 뭐가 나오겠냐? 강제로 장기를 팔아야 하거나 새우잡이인가 망망대해에 떠있는 멍텅구리배에 팔려가 넘겨지거나. 아니면 시쳇말로 정말이지 쥐도 새도 모르게 땅에 파묻힐 수도 있는 거잖아…… 엇……! 순태다……. 너, 지금까지 들은 거 모른 체 해라.
갑자기 준식이가 목소리와 상체를 낮추었다. 그가 돌아보니 숯불구이집 이 층으로 올라온 허름한 잠바를 입은 순태가 넓은 홀에서 고개를 기웃거리며 준식이를 찾고 있었다.
-순태야! 여기다!
준식이가 몸을 일으키며 손을 들어보이자 그제야 순태는 몸을 그들 쪽으로 돌려세웠다. 그의 몸은 바짝 말랐고 안색엔 검붉은 빛이 감돌았다. 얼굴이 불콰했다.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걸음걸이가 비칠거릴 정도로 그는 이미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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