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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는 이야기-시골장터를 찾는 즐거움

2016년 03월 08일(화) 11:41 165호 [강원고성신문]

 

↑↑ 노혜숙 (주부, 고성문학회 회원)

ⓒ 강원고성신문

한산한 시골시장은 장날만 되면 시끌벅적하고 생기가 돌고,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은 어제 만난 것 마냥 반가워한다. 간성 주민이 된지 6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5일마다(2일과 7일) 한 번 씩 서는 장날은 여전히 기다려진다. 장마다 찾아오는 꽃차는 이번에는 어떤 꽃들을 싣고 올지 궁금해진다.
좌대도 아닌 달력 뒷장을 깔고 잔뜩 쌓아놓은 제철나물들을 보약보다 더 좋다며 5천원으로 유혹하는 촌부의 호객행위도 싫지 않다. 촌부의 호객행위는 흥정도 가능하고 덤도 챙겨가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어릴 적부터 생선을 좋아하던 나는 친정 엄마가 바닷가로 시집보낸 다고 할 정도로 바다냄새 나는 걸 좋아했다. 장날만 되면 슬슬 생선가게 앞을 기웃거린다. 뜨거운 밥에 고등어 한 점 올리고 먹는 맛은 여전히 군침이 돈다. 어깨너머로 구수한 깨볶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시꺼먼 솥의 도너스나 꽈배기 튀기는 냄새가 허기를 부추기면 길다란 어묵 한 꼬치 입에 물고시장을 누빈다. 시장에 가면 꼭 들리게 되는 풀빵 굽는 농아인 아줌마의 열심히 사시
는 모습이 아름답다. 희뿌연 연기를 뻥뻥 터트리며 튀겨내던 강냉이도 쏟아져 나온다.
여전히 우리 입맛을 당기는, 장날 에는 꼭 먹어줘야 하는 짜장면도 있다. 연변에서 왔다는 짜장면집 부부도 이날만큼은 엄청 바쁘다. 식당 한 가운데 태극기를 걸어놓고 중국말과
한국말로 연실 주방을 향해 배달 전화를 시킨다.
시골 장터에서 제일 중요한 곳은 철물점과 종묘사다. 호미, 낫, 삽 따위의 연장들을 사고 고친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호미와 낫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언제까지나 생활의 필수품이다. 시골 장터의 장점은 투박한 손으로 땅에서 캐온 흙 묻은 야채와 채소, 바다에서 바로 건진 짭짜름한 냄새의 팔닥거리는 생선들, 무뚝뚝하고 융통성 없는 주름진 얼굴에 울퉁불퉁한 손으로 한줌 더 퍼주는 정이다. 가끔 그런 신토불이가 서글퍼질 때가 있다. 바쁜 생활에 카트 끌고 다니면서 골라 담는 정찰제 장보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기에 더욱 그렇
다. 힘든 세상에 하나 둘, 딴 생활방도를 찾아 떠나야만 하는 현실, 아이들 교육비, 날로 오르는 공과금. 강냉이 아저씨의 뽕짝이 좋고 MSG 넣은 짜장면도 좋고 젊은 아가씨의 미니스커트도 좋지만,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의해 설 자리를 잃어가고 너무 빨리 변해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릴 때의 기억에 자리잡고 있는우리들의 고향장터를 살리는 게 먼저이지만, 대형마트의 범람으로 우리장터는 더욱 위태로워졌다. 내 고향마을의 소박한 장날을 무엇으로 유지시킬까. 우리고향, 아니 우리나라 특유의 장터문화. 시골장터는 먹거리만 있는 게 아니고 웃음도 있고 정도 있고, 아름다운 추억과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다.
고성지역 5개 읍면의 사람들이 나와 자식자랑을 하고 사랑방 같은 장날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고성군민 모두가 내 장터 살리기를 해야 한다.
2018년이면‘간성’이라는 이름이 생긴 지 천년이라고 한다. 천년을 꾸준히 감싸안고 지켜온 우리의 장터 유산을 지켜야 한다. 고성주민이 합심하여 모두의 사랑방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성장터를 이어나가야 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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