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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내 아버지, 그 남자 <26>

한류작가 김하인 장편소설 / 삽화 정재남

2016년 07월 28일(목) 10:58 175호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임종 때 아버지께 드린 그 약속과는 달리 그는 사는 것에 바빠 어머니를 모시지 못했다. 잘해드리지 못했다. 어머니 마음을 살갑게 살펴드리지도 못했다. 제 새끼 귀한 줄만 알고 제 부모 공경할 줄 몰라서 그랬던 것만은 아니다.
일과 시간에 쫓기어 허둥지둥 살다가 어느 날 걸음을 멈춰보니 지금의 바로 이 자리였다. 삼십 년이 훨씬 넘는 세월이 그렇게 훌쩍 가버리고 만 것이었다.
산다는 게 원래 바람 같은 것이던가. 돌이켜보면 볼수록 잘해드린 것은 하나도 생각 안 났다. 온통 잘못했던 것투성이였다.
연세가 드실수록 몸보다 마음자리를 더 편히 살펴드려야 했건만. 그는 멀리 떨어져 살고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어머니께 많이도 무심했었다. 마음은 그렇잖았다고 핑계를 대봐도 부질없었다.
때 늦은 후회였다. 그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깊이 머리를 떨구었다.
-죄송합니다. 아버지…… 뵐 면목이 없습니다. 애들 키우고 먹고 사는 게 힘들다는 핑계로 어머니를 여즉 모시고 살질 못했습니다. 아들답게 살아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사람됨이 작고 부족하고 못나서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나중에…… 아니, 머잖아 아버지를 만나뵈면…… 그때 어떻게 뵐 수 있을까 눈앞이 캄캄해집니다만…… 어쩌겠습니까. 꾸지람과 질책, 천둥 벼락 같은 호통이라도 달게 받을 수밖에요. 제가 아버지를 뵈러 갈 때는 단단한 회초리 한 단을 미리 묶어 가겠습니다. 제 종아리가 터지도록 매질해 주십시오. 허물 많은 저이기에 얼마든지 맞을 각오가 돼 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전 말입니다. 요즘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 찹니다. 이 일을 어쩌면 좋겠습니까. 막막하고 또 막막합니다. 세상에…… 저 같은 불효자가 어디 있을까요. 저처럼 막 돼먹은 자식은 세상천지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아버지, 제가…… 제가요, 머잖아…… 죽는답니다. 어머니를 앞서 가야 한답니다. 그것도 조만간에요. 이게 말이 됩니까.
저는…… 그게, 그게, 너무 서럽고 비통합니다. 의당 자식인 제가, 하나뿐인 자식인 제 손으로 어머니를 아버지 곁에 고이 모셔드려야 합니다. 그게 백번 맞습니다. 어머니께 손자놈들 시집장가 가는 것까지 다 보여드린 뒤…… 흡족하신 모습으로 아버지 곁에 편히 누우시게끔 영면의 잠자리를 편히 봐드려야 하는 게 제 소임이자 당연한 의무일진대…… 그리해야 하는 제가…… 너무나 불효막심하게도 어머니를 앞서 죽어야 한답니다. 이 일을, 이 일을…… 대체 어쩌면 좋겠습니까?
사방을 둘러봐도 어디 한 군데 하소연할 데가 없습니다. 그저 하늘이 무너지고 가슴이 무너질 뿐입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잖습니까……. 어머니 가슴 말입니다. 연로하신 그 가슴팍에다가 무겁디 무거운 제 묘를 쓸 데가 도대체 어디 있다고……. 말이 안 되지요. 어디 어머니께서 하루인들 온전히 숨 쉬실 수나 있으실까요? 삭정이 같은 가슴뼈가 부러져내리고 얇은 살가죽이 터져 흙들이 흘러내릴 텐데…… 그런 가슴에 저를 묻다니요. 그것만 생각하면 너무 괴롭습니다. 본인의 살과 뼈를 제게 주시고 낳아서는 당신 입에 들어갈 좋은 것 맛난 것으로만 절 먹여 길러주신 분이신데요……. 그 태산 같은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어머니 산 가슴에다 봉분을 쓰는 패륜을 저지르다니요……. 저야 어차피 정해진 당사자입니다만…… 어머니께 무슨 죄가 있다고……. 어머니가 가엾어서 어떡하나요? 본인께서 식음을 전폐하시고 서둘러 제 길 따라나서시려 하실 텐데 말입니다…….
무섭습니다. 아버지…… 그 생각만으로도 전 숨쉬기조차 힘듭니다. 안 그래도 아버지께 자랑할 마땅한 게 하나도 없는 못난 자식일 뿐인데…… 그것도 모자라 숭악하기 그지없는 놈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제 처자식들은 차치하고서라도…… 홀어머니를 세상 아닌 지옥에 남겨두고서 제가 무슨 면목이 있어…… 그 세상으로 건너가 아버지를 만나뵐 수 있겠습니까. 이런 운명이 제게 주어진 게 너무나 한스럽습니다……. 어떻게…… 아버지, 아버지께서 도와주실 수 없겠습니까. 저를…… 좀 살려주십시오. 너무나 염치없고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부탁인 줄 알지만…… 어쩌겠습니까. 저로선 아버지께 하소연을 올리고 간청 드리는 방법밖엔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하실 수 있다면…… 네, 절 좀 구해주시고 제발 살려주십시오. 도둑처럼 들이닥칠 제 운명이 비켜나게, 저로부터 비켜서게 해주십시오.
저…… 또한 말입니다. 세상의 여느 아버지처럼 자식들 공부도 마저 시키고 싶습니다. 어머니께서 편히 눈감으실 수 있도록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그때까지라도…… 아버지께서 어떻게 좀 해주세요. 아버지께서도 절 이렇게 빨리 만나보시게 되면 화가 나 견딜 수 없어하실 것 아닙니까? 그러니…… 그러니까…… 제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어떻게 좀 해주십시오. 신이 계시다면 저보단 아버지께서 가까이 계시잖습니까. 제 자식들 갈무리하고 순서를 밟아 어머니 보내드릴 때까지만 불쌍한 자식인 이놈 좀 봐달라고 청원 좀 넣어주십시오.
저도요…… 아버지를 뵐 때 조금이라도 떳떳하게 뵐 수 있는 자식이고만 싶습니다. 고개도 못 드는 대역죄인이고 싶질 않습니다. 하지만 제 힘으로 어쩔 수가 없습니다. 없어서…… 이렇게 제가 괴롭고 환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네, 아버지…… 다시 한 번 간절히,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제발 절 좀 살려주십시오.
그는 흐느껴 울었다. 끝내는 비통한 울음을 아버지 앞에서 쏟아냈다.
-아……! 아닙니다. 아니에요, 아버지……. 아버지께서 막으실 수 있는 일이었다면 진작 막으셨을 테지요. 어느 아버지인들 자식놈이 허망하게 스러지는 것을 두 손 놓고 그냥 보시겠습니까. 그저 지켜보셔야만 하는 아버지 두 눈에선 지금 붉은 피눈물이 흘러내리실 터인데……. 가혹한 제 운명을 돌려놓고 싶어도…… 그러실 수가 없으실 터인데……. 먹장구름 너머에서 아버지의 혼과 넋의 가슴마저 새까맣게 다 타들어가지 않으셨겠습니까. 제가 늦된 놈이라서 이제야 그걸…… 깨달았네요. 저보다 열 배, 백 배 고통을 홀로 감내하시고 계실 아버지 앞에다가…… 불경스럽게도 제 운명을 패대기질 쳐놓고…… 제가…… 생짜를 부리고 어거지를 쓰다니요. 떼를 쓰다니요.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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