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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군이 함께 극복한 탑동·가진 산불

특별기고 / 강희동 고성군 산림과장

2018년 04월 04일(수) 10:39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 25전쟁을 거치며 산림 대부분이 헐벗고 메마른 민둥산이 되었다. 그러나 1973년 치산녹화계획을 시작하여 짧은 기간에 산지녹화에 성공한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국가의 강력한 산림보호 녹화정책으로 우리 아버지 세대는 땔감이 없어 겨울 추위에 떨었고, 묘목 가득한 지게를 메고 숨을 헐떡이며 가파른 산을 올라야 했다. 고통의 감내 없이 불가능했던 일이다.

푸른 산림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

아버님 세대가 힘겹게 이룬 푸른 산림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과 사명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공직을 이어가고 있다. 산림공무원으로 입문한지 삼십년, 해마다 봄철이면 언제나 산불예방을 위해 비상대기하는 것이 항상 몸에 배어 있다. 업무를 보든 퇴근하여 집에 있든 밖에 바람이 불면 산불이 날까 걱정되어 늘 마음을 조아리던 날이 태반이다.
3월 28일 아침 6시 20분, 휴대폰에서 메시지 수신음이 들렸다. 늘 그렇듯 바람이 부는 날이면 불안한 마음으로 내용을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지만, 그날은 ‘산불이구나’ 직감하며 휴대폰을 보니 탑동리 채석장 인근에서 연기가 보인다는 것이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으로 인해 불똥이 100m의 넓이의 하천을 넘어 건너편 산림이 집단폭격을 맞은 듯 초토화되고 있었다.
사람과 산불, 인간과 자연재앙과의 전쟁에서 인간의 영역은 바람 앞에선 촛불이었다. 노도와 같이 밀려와 산을 덮치고, 집을 태워버리는 산불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 엄청난 재해다. 앞을 가린 매운 연기속에서도 산불진화대원과 소방대원들은 산림과 주택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였다. 연기로 검은 그을린 얼굴, 핏발선 눈을 보니 미안하고 안쓰럽다.
자동차보다 빠른 불길 속에서 마을주민을 깨워 대피시키고 가까스로 불속을 헤쳐 나오는 숨가뿐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동료직원의 투철한 사명감과 숭고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산불을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40ha의 산림과 가진리 주택을 포함한 16동의 건물이 소실되고 자원환경사업소의 공공시설이 산불로 소실되고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산불진화 앞장선 모든 분들께 감사

이처럼 산불의 재해 속에서도 최소한의 산림피해와 단한명의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산불현장통합본부장인 군수님을 중심으로 헌신적인 각오와 사명감으로 산불진화에 앞장선 군청직원과 소방대원, 22사단 부대원들, 지역주민들, 교통통제와 주민안전을 위해 노력한 경찰관, 김밥과 주먹밥을 들고 한걸음에 달려온 자원봉사단체 회원들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산불진화헬기를 대거 지원한 산림청, 산불대책본부 업무를 도와준 강원도, 진화인력과 장비를 보내준 속초시, 양양군, 인제군를 비롯한 13개 시군에 감사드린다.
우리는 산불에 대해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1996년 죽왕면 마좌리에서 발생한 고성산불은 3,762ha의 산림과 227동의 건축물이 소실되었고, 2000년 학야리와 거진, 명파, 마달에서 동시 발생한 산불은 2,696
ha의 산림과 256동의 건축물이 소실돼 우리에게 큰 시련을 준 사건이 있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앗아가는 산불이야말로 무서운 재앙이다.
숲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제강점기와 6. 25전쟁으로 황폐된 산림을 우리 부모세대가 피와 땀으로 울창한 숲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산불로부터 산림을 보호하여 다음세대에 물려주자. 건강한 숲은 미래의 소중한 재산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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