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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불

우리사는 이야기 / 황연옥 시인, 동화작가

2018년 04월 17일(화) 10:24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봄비가 촉촉하게 대지를 적신다. 건조주의보 후에 내리는 봄비라 더욱 고맙고 반갑다. 지붕에서 빗물이 흘러내려 톡톡 흙바닥에 구멍을 내며 떨어지는 낙숫물소리가 정겹다. 이 비가 그치면 들녘에 푸르름이 더하고 봄꽃들의 화려한 외출이 시작되겠지.
물을 봄에 비유한다면 불은 가을에 비유한다. 흔히들 봄이면 나무에 물이 오른다고 하고, 가을엔 따가운 햇살로 오곡이 익고 산에 단풍이 불탄다는 표현을 한다. 물과 불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 된 선사시대부터 사람에게 유익을 주고 문명의 발전을 주기도 하지만 때론 홍수나 화재로 엄청난 재앙을 주기도 한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물과 불

지난번 고성에 산불이 나서 고성군민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였다. 탑동리, 가진리 지역 인가와 사무실, 산림 등의 피해를 입은 분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그래도 신속한 대처와 진화작업으로 산불이 하루 만에 진화되어 발을 동동 구르던 군민들이 마음을 놓았고 진화를 도와주신 민·관 모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물과 불의 속성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상반되는 것도 많다. 인체 구조 중 70퍼센트가 물의 성분이기에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가 모두 큰 강 주변에서 시작되었다. BC 3000년경 황하 유역의 문명과 BC 3000∼2500년 사이의 인더스강 유역의 문명, BC 3000년경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 문명,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모두 강을 근원으로 하였고 그 큰 강줄기에서 고대 인류문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물은 청결과 순수, 생명력,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순리와 겸손, 어떤 그릇이든 담기는 포용력 등등 많은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이 그 가치와 교훈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물에는 생명력이 있다. 가뭄에 타들어 가는 식물에 물을 주면 다시 생명이 소생한다. 가축이나 동물, 사람도 물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그래서 인체의 70퍼센트가 물이고 지구도 삼분의 이가 바다로 둘러싸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불은 속성도 다양하다. 불은 따뜻하고, 빛을 내며, 음식을 익힌다. 추위를 막아주고 어둠을 밝히며 빛을 내기도 하지만 사물을 태우고 상처를 주며 모든 것을 잃게 하는 무서운 화마가 되기도 한다. 무엇이든 태우고 재를 남긴다. 작은 불씨는 물 한 바가지에 꺼질 수도 있지만 바람과 만나면 온 산야와 삶의 현장을 삼킨다.

물과 불 잘 다뤄 친숙하게 지내야

불은 잔인하다. 그러나 불이 없으면 문화와 문명이 발전할 수 없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처음엔 날것만 먹다가 산불에 익은 고기를 먹고 나서 불을 이용할 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불을 사용하면서 의식주가 변화되고 생활방식이 점차 발전 되었다고 한다.
제철소 용광로에서 사용되는 뜨거운 불덩이가 철을 제련하고 철강문화를 발달시켜 오늘날 건축이나 기타 산업의 기본재료로 쓰이고 있지 않은가. 불은 추위를 막아주고 음식을 익혀주며 어둠을 밝히고 문화를 만들어 내지만 잘못 다루면 재산과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큰 화마가 된다.
물과 불은 사람들과 멀어질 수 없다. 그러나 잘 활용하면 약이 되지만 잘못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 되고 인류와 함께하며 문명을 만들기도 하지만 천재지변인 홍수와 태풍이 불면 큰 강이 범람하고 쓰나미가 밀려와 엄청난 재난을 주기도 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이로움과 해로움을 주는 양면성을 가진 일이나 물질들을 주변에서 많이 접한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기도하고 어려움을 주기도 하는 물과 불을 잘 관리하여 오래도록 꼭 필요한 이웃 같은 존재로 잘 다루어 친숙하게 지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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