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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엇과 친(親)하신가?

- 책과 친한 사람이 미래를 만든다
금강칼럼 / 김춘만 칼럼위원(시인)

2018년 05월 01일(화) 13:3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무엇과 친한가에 따라 진로가 달라진다. 달리기와 친한 사람은 운동선수가 되고 그리기와 친한 사람은 화가가 된다. 술과 친하면 술꾼이 되고 자제력이 있는 사람과 친하면 자신도 통제력이 갖춰진다. 좋은 사람과 만나 사람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좋지 못한 사람들과 어울려 못된 짓을 일삼다가 불행한 말로를 겪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어렸을 때 좋은 것과 친하게 하는 것이 그 개인에게나 사회적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특히 어렸을 때 친한 것은 나이가 들어도 그 사람의 인성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어린이들이 좋은 것과 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 좋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책이다.

한 권의 책 읽는 사람을 만드는 것

강제적인 방법으로 사람을 교정하는 곳이 교도소다. 잘못을 저지른 죗값만큼 일정 기간 자유를 구속하고 교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와 엄한 규율 속에서 생활하고 나온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교도소라는 곳이 사람의 행동을 바꾸어 주는 완벽한 곳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가 병들고 각박해질수록 범죄자가 늘어나고 국가는 이러한 범죄자를 수용하기 위하여 또 다시 교도소를 늘려야 한다.
언젠가 문학행사에 초청 받으신 한 연사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열 개의 교도소를 짓는 일보다 한 권의 책 읽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말 속에는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고 스스로 애를 쓰며 살아가고, 또 잘못을 행하는 사람도 책으로 바르게 가르칠 수 있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아지면 바르게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러한 분위기가 살아있는 곳에서는 누구나 스스로의 가치에 대한 존귀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배움은 살아가면서 가져야 되는 많은 물음(?)에 대한 대답을 무언가를 통해서 찾는 느낌(!)의 과정인 것이다. 지금은 매체가 다양해져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얻기도 하고 여러 사람의 가르침을 통해서 배우기도 한다. 또한 텔레비전을 통해서 얻는 지식도 많다. 그러나 그 많은 매체 중에서도 책을 통해서 얻는 지식과 교양을 중요시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글자를 읽음으로써 그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자기의 경험과 결부시켜 그 의미를 재구성해 가는 사고의 과정(분석-요약-종합-추론)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저자가 써 놓은 글을 수동적으로 읽는 행위가 아니라, 독자의 능동적 행위로 종합적 사고력이 배양되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의 뇌 활동과 책을 읽을 때의 뇌 활동의 크기가 다른 것이다. 종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은 독해력과 이해력 없이는 절대 길러 질 수 없는 능력이므로 어린 시절부터 책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일이 중요하다.
나날이 인간사가 복잡해지고 그만큼 정신세계도 경직화되고 기계화 되어간다고 하지만 불변의 원칙은 바른 인성과 창의적 사고력이 갖춰진 인간을 육성하고자 하는 교육의 목표는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러한 사람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많은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했지만 결론은 독서를 통한 인성과 창의력신장이었던 것이다.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 필요

종이가 귀한 시대에는 공책상품이 최고였고 책이 귀했던 때는 한 권의 책이 소중한 보물이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공책을 아끼고 소중한 책은 몇 번씩 읽었다. 그러나 지금은 책보다 흥미를 끌 수 있는 매개체가 너무나 많다. 이러한 현실세계에서 ‘책읽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라고 얘기하면 ‘책만 중요하냐? 요즘 접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 아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아이들의 인성이나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면에서 책과 친하게 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책 읽는 습관을 지니도록 어린이들에게 좀 더 많은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 어렸을 때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성장해서도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이것이 사람의 버릇이다. 그러므로 책을 읽는 습관은 어렸을 때부터 길들여져야 하는데 이러한 뒷받침의 노력이 가정에서나 사회적으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과 친하게 해주면 된다. 책과 친하게 되면 찾지 말라고 해도 책을 찾아다니게 된다.
특히 가정에서의 독서 환경이 중요하다. 집안에서 책을 잘 읽은 어린이는 학교에서도 늘 책을 가까이 한다. 앞으로의 경쟁사회에 대비해서도 독서를 많이 하도록 해야 하는데 흔히 부모들은 집안에 책이 많아도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아이 탓’으로 돌린다. 왜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가를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은 몇 권이나 있는지, 집안의 분위기가 책을 읽을 만한 환경인지 생각해볼 문제인 것이다.
책에 재미를 갖게 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해 본다. 책읽기를 놀이로 만드는 일, 옛날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는 일, 표지화나 삽화를 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일, 목차만을 보고도 전체 줄거리를 만들어 보는 일, 읽고 난 후 줄거리를 부모가 잘 들어 주는 일 등은 아이들이 책과 친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무엇보다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책과 친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자주 찾을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우리는 훗날 교도소를 지을 걱정을 하기에 앞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한 권의 책을 더 읽도록 하는 일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이 길이 밝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투자요 지름길이다. 이런 일은 다른 누군가가 할 일이 아닌 바로 우리들 모두가 해야 할 일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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