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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송이 꽃이 길을 만드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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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김춘만 칼럼위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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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9월 04일(화) 13:20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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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우주가 자연의 질서로 정확한 궤도를 돌고 있듯이 사람 사는 세상 속에도 질서라는 것이 유지되어야 평온하게 돌아간다. 매사가 그러하듯 억지로 만든 것은 쉽게 무너지고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은 천년을 버티고 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처음 이 길을 낸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한 사람이 낸 길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발길이 만들어 낸 산길, 오르기 편하고 힘들지 않게 비스듬히 돌아서 가기도 한다. 간간이 좋은 경치가 있는 곳이 있으면 그곳을 거쳐 오르게 만들었다. 이런 길을 걷다보면 서두르거나 무리하지 않고 참 지혜롭게 길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중고화가 길을 만들어 낸다
산중고화가 길을 만들어 낸다는 얘기가 있다. 산 속에서 외롭게 핀 꽃 한 송이가 수많은 사람을 이끌어 온다는 것인데 고고한 품격이 대중을 따르게 한다는 의미다. 겉으로 보기에는 꽤 괜찮은 것 같은 사람이 들춰보면 아주 못된 짓을 했거나, 세속인만도 못한 자기관리로 지탄을 받는 경우가 있다.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했던 일이 어찌어찌해서 알려지게 되어 곤혹을 치루는 지도자층의 행태가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걸 보면서 ‘산중고화’의 얘기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고자 한다.
‘깊은 산 속에 꽃씨 하나가 떨어졌다. 꽃씨는 아주 먼데서 바람에 날려 왔거나, 어느 산새가 물고 와 떨어뜨렸을 것이다. 꽃씨는 낙엽 속에서 긴 겨울잠을 자고 나서 뿌리를 뻗고 싹을 틔우더니 조금씩 바깥세상으로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햇볕을 향해 고개를 들고 키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계절이 지나고 어느 날 꽃나무의 가슴에서는 벅찬 기운이 넘치더니 드디어 작은 꽃망울이 맺혔다.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꽃잎들은 새의 날개처럼 깃을 펴고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이 힘차게 보였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꽃의 이름,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에서의 혼자만의 개화였지만 꽃나무는 한 송이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 아름다운 꽃을 아무도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꽃망울이 모조리 터지고 조용하던 숲 속이 환해졌지만 누구도 꽃을 보러 오는 사람은 없었다. 너무나 깊고, 험한 산 속이기에 그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산짐승과 숲 속을 빠져 다니는 바람에 불과했다. 그러나 꽃은 누구를 탓하지 않았다. 묵묵히 이슬을 머금어 향기를 만들었고, 열심히 영양분을 섭취하여 꽃잎을 키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꽃의 향기는 점차 짙어졌고, 그것은 바람에 실려 멀리 퍼져나갔다. 이 향기로움에 이끌려 우연히 한 사람이 이곳을 찾았다. 꽃을 보고 간 그 사람은 만나는 사람마다 꽃의 향기와 훌륭한 자태에 대하여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사람들은 궁금했고, 누구나 산 속의 꽃을 보고 싶어 했다. 드디어 꽃을 찾아가는 사람들로 인하여 산 속으로는 하나의 길이 났다. 이 길을 사람들은 ‘꽃이 만든 길’이라 불렀다.’
자기가 일부러 내세우지 않아도 사람의 품성과 지혜로움은 사람을 따르게 한다. 현재의 그 사람의 품성을 잘 모르면 그 사람이 살아온 발자취를 보면 또한 알 수 있다. 웬만해서 사람의 품격은 쉽게 바꿔지는 게 아니어서 지난 날의 흔적이 앞날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산중고화의 품격을 원한다면 자신의 몸에서 향기로움이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이 계속된다면 반드시 그 사람은 향기로움을 지닐 것이다.
술을 거를 때 쓰는 삼베 보자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옛날에는 집집마다 삼베 보자기가 있었다. 이 삼베 보자기는 집안의 큰일을 치를 때나 명절을 지낼 때 사용되곤 했는데 용도는 바로 술을 거를 때 쓰는 것이었다. 술 찌꺼기를 담아서 비틀어 짜곤 했는데 이 보자기는 아무리 헹구어내도 술 냄새가 배어 있다. 술 냄새가 가득 배어있는 삼베 보자기는 시어머니가 쓰시다가 며느리에게 물려지고, 다시 그 며느리가 다음대로 물려주곤 했는데 빨래 줄에 널려 펄럭거리면서도 냄새는 떨어뜨리어 내지 못하고 내내 술 냄새를 머금고 있는 것이다. 이 삼베 보자기를 보면서 사람도 오랜 동안 한 가지 일을 하거나 선행의 삶을 산다면 그런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추려고 해도 바깥으로 새어나가는 냄새, 앉았다 일어나면 더 진하게 나는 이 냄새야말로 바로 그 사람 자신인 것이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향기롭지 못하다면 누가 찾을 것인가. 겉모습이 그럴듯해도 그 사람 앉았던 자리에서 구린내가 난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한 때 존경받던 인물 중에서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거나 잘못된 손버릇 하나로 순식간에 천길 낭떠러지기로 떨어지는 사람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자신의 냄새에 대해서는 둔하다. 자신이 무슨 냄새를 내고 다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러는 자신을 잊고 살듯이 자신의 냄새를 잊고 있다. 어느 분야에서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이 풍기는 냄새에 대해서 늘 고민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중을 자신에게 다가오게 하는 꽃의 향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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