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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이론’과 ‘나무를 심은 사람’ 이야기

금강칼럼 / 김향숙 칼럼위원(시인)

2018년 11월 20일(화) 12:51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깨진 유리창이론’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하며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클린턴 행정부 시대의 국가적 경제위기로 계속되던 인플레이션은 사회무질서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뉴욕시의 치안무방비 상태로 기업과 중산층이 교외로 빠져나가면서 빈민굴처럼 되어버려 밤에는 물론 낮에도 한적한 거리와 지하철은 가기를 꺼려하는 대상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당시 여행객들에게 뉴욕의 지하철은 절대 타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하철의 치안 상태가 형편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의 지하철은 절대 타지 말라’

그런데 1995년에 뉴욕 시장에 취임한 루디 줄리아니(RudyGiuliani)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뉴욕시 정화 작업에 돌입했다. 먼저 뉴욕시 주요 거점에 CCTV를 설치해 낙서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했다. 또 지하철 내부 벽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범죄를 집중 단속하기 시작했다. 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거듭 확인한 뉴욕 시민들은 자신들의 과거 행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아주 더러운 주위환경에 쓰레기 하나 쯤 더 버리는 일은 쉽지만 깨끗한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양심상 거리낌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그런 행동이 보이는 것을 피하고 싶은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리이다.
내가 아는 어떤 전원주택의 주인은 단 한 하나의 독채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도 풍경이나 정원까지도 워낙 아름답고 깨끗하고 수준 높은 환경의 시설을 제공하다보니 사용하는 손님들도 거의 다 뒷마무리까지 깨끗하게 잘 하고 가더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속담 중에도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라는 말이 있다. 그것을 전문용어로 환원주의(reductionism)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각 부분에는 전체가 축약되어 있다는 논리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바라보는 사람의 시각은 불쾌하고 위험하고 피하고 싶다거나, 또는 다른 유리창 하나를 더 깨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고 그것은 쉽게 파괴와 폭행의 심리로 연결되듯이 그 반대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주위를 청소하고 가꾸면 사용하는 사람들도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되어 함께 즐거워지게 되는 것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룬 책이 있다.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으로 향한 산지의 황무지를 천국 같은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든 한 양치기 할아버지가 주인공이 된 소설이다.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고향을 지키며 살아 온 장 지오노(1895~1970)는 여행 중에 만난 이 할아버지가 홀로 외롭게 끊임없이 나무를 심는 것을 보았다. 55세인 양치기 엘지아르 부피에는 아내와 아이를 잃고 고독하게 살면서 나무가 없어 죽어가고 있는 땅을 살리고자 나무를 심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이 할아버지는 쇠막대기로 땅에다 구멍을 뚫고 그 속에 도토리를 하나 넣고 흙으로 덮었다. 그렇게 묵묵히 혼자서 튼실한 도토리를 골라 하루100개씩 심어가다 보니 세월이 지나면서 숲이 엄청나게 확장되어가고 계곡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황량함을 견디지 못하고 떠났던 마을에는 사람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무너진 교회를 다시 세우고 꽃밭과 야채밭을 가꾸면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장 지오노가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는 87세의 노령이었으나 그때까지도 그는 묘목으로 키운 나무들을 심고 있었다. 떡갈나무뿐만 아니라 너도밤나무, 자작나무등도 심어서 벌을 키우는 일까지 하고 있었다고 했다.
“평화롭고 규칙적인 일, 고산지대의 살아있는 공기, 소박한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음의 평화가 이 노인에게 놀라우리만큼 훌륭한 건강을 가져다주었다. 그는 하나님이 보내 준 일군이었다. 나는 그가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땅을 더 많은 나무로 덮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책 본문 마지막에서 장 지오노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이 없었던들 이러한 결과는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엘제아르 부피에. 그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신에게나 어울릴 이런 일을 훌륭하게 해낸 배운 것 없는 늙은 농부에게 크나큰 존경심을 품게 된다.”
유리창을 깨는 일과 나무를 심는 일 두 가지 모두 사람이 하는 있는 일이지만 그 결과의 엄청난 차이를 생각할 때 나는 지금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의 이 일이 지속되어 세월이 지난 뒤에는 그로 인한 어떤 세상을 살게 될 지를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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