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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고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2019년 09월 10일(화) 09:48 [강원고성신문]

 

제13호 태풍 ‘링링’이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를 주고 사라졌지만, 우리지역은 큰 피해가 없는 것 같아 그나마 다행스럽다. 태풍이 지나간 뒤 기온이 다소 높아지고는 있지만 30도를 오르내리며 맹위를 떨치던 여름 더위는 이미 사라지고, 어느새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였지만 우주의 섭리라고 할 ‘계절의 순환’에 따라 기분이 변하기도 하고, 옷을 맞춰 입거나 생업 활동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의 운명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오는 13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추석이다. 1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을 맞는 음력 8월 15일 추석은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이 삼국시대부터 가장 중요하게 여긴 명절이었다. 이 즈음은 여름처럼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서 살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인데다, 온갖 곡식들을 수확하는 시기여서 먹을 것도 풍부하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까지 생긴 것 같다.
추석이 되면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쌀쌀해지므로 여름옷에서 가을옷으로 갈아입는데, 추석에 입는 새 옷을 ‘추석빔’이라고 했다. 머슴을 두고 농사짓는 가정에서는 머슴들까지도 새 옷을 한 벌씩 해줬다고 한다.
차례를 지내는 것은 추석의 가장 중요한 의식이었다. 미리 준비한 제물을 차려놓고 아침 일찍 일어나 첫 번째로 하는 게 차례를 지내는 일이었다. 설날과 달리 흰 떡국 대신 햅쌀로 밥을 짓고 햅쌀로 술을 빚고 햇곡식으로 송편을 만들어 차례를 지냈다. 차례가 끝나면 올렸던 음식으로 온 가족이 음복을 하고, 아침식사를 마친 뒤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한다. 추석명절에 차례와 성묘를 못 하는 것을 수치로 알고, 자손의 도리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의 의식구조였다.
추석은 또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날이기도 했다. 고향에 모인 가족이나 친지들이 정을 나누고, 윷놀이나 제기차기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또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이웃끼리 음식을 나누고, 또래 동무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만의 추억을 만들곤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처럼 아름다운 세시풍속인 추석의 의미가 퇴색되고, 그저 공식적으로 ‘쉬는 날’로 전락하고 있다. 다행이 우리지역은 아직도 추석 등 명절의 의미가 살아있는 것 같아 반갑다. 한가위를 맞아 어려운 이웃들과 지역안전을 위해 활동하는 군부대와 경찰관서 등에 송편과 위문품을 전달하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자원봉사센터는 송편을 빚어 독거노인과 조손가구에 전달했으며,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복지시설을 위문하고 쌀과 생필품 등을 기탁하기도 했다. 아무쪼록 이번 추석에는 같은 지역공동체에서 살고 있는 모든 주민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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