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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씨에게

금강칼럼 / 김하인 칼럼위원(소설가)

2020년 03월 10일(화) 14:44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어제였던가, 무슨 궁전에선가 있었던 당신 기자회견을 시청했더랬소. 아흔, 노구(老軀)이신지라 귀 먹고 말소리도 불분명해 짜증이 났소만 그냥 세월의 이끼 탓이라 여겼었소. 국민에 대한 두 번의 당신 큰 절까진 고개 갸웃거리며 봤소만 가신들의 저지와 느닷없는 당신 호통은 물론이고 커다란 대문짝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 세상을 향해 ‘엄지 척!’을 내보이는 당신의 그 파렴치함에 나는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소.

그 파렴치함에 아연실색

요즘 당신과 당신 교단을 다룬 기사가 언론 지면을 연일 채우고 있소. 그것을 읽노라면 어김없이 내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소. 내가 직접 건너 겪었던 단 한 가지 사례만 들어 말하겠소. 그닥 좋은 내용도 아니고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온 사안인 만큼 부디 지금의 내 돌출적인 무례를 어느 정도 감안해주셨으면 좋겠소.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TK 출신이오. 그곳에서 출생했고 대학도 그쪽에서 마쳤소. 그 후 고향을 떠나 지금껏 타지에서 살아왔지만 그렇다고해도 대구 경북에는 여전히 내 친구들이 많이들 살고 있소.
거두절미하고 말하겠소. 지금으로부터 육년 전쯤 내 절친이었던 한 남자가 아내로부터 원치 않는 이혼을 당했었소. 내가 그 친구 부부 연애하던 대학 시절때부터 서로 막역했던 사이인지라 내가 그들 결혼식 때 사회까지 봐줬었었소. 제수씨인 그녀는 그쪽 지역 여대 출신이고 처녀 때는 목련을 떠올릴 만큼 예뻤소. 성품 또한 더할 수 없이 고왔었소. 그들이 가정을 꾸린 뒤에도 우리는 일년에 한 두 번씩 만나 친교를 나눴었소. 그 부부 집으로 내가 초대돼 그 집 식탁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적도 여러 번이요.
그런데 말이오. 그들 사이에서 낳은 두 아이들이 중학교를 다닐 무렵이었을 텐데, 하루는 그 친구가 멀리서 살고 있는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었소. 깊은 밤이었는데 그는 자기 부인이 난데없는 사이비종교에 빠져 미쳐 날뛴다며 끝없이 한숨을 내쉬고 울먹거리기까지 했었소.
어느 날부터 부인이 가정과 아이들을 내팽개치고 오직 그 교단 일에만 밤낮없이 열심이고 자신과는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으려든다고. 설득도 안되고 매달려 봐도 안된다고 했소. 내 입장에서도 황망하기가 짝이 없었소. 나는 그때 친구로부터 당신 교단 이름을 들었었소.
그는 그쪽 지역 공무원이었고 아주 반듯한 성정을 가진 사람이었소. 그의 하소연은 끝이 없었소. 나는 제수씨가 그에게 “내 영혼을 죽이려드는 망할 놈!” “악마 같은 새끼!” “물러나라 이 사탄아!”하고 수시로 대놓고 쌍욕을 퍼부으면서 이혼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친구 얘길 들으면서 커다란 충격을 먹었었소.
왜냐하면 나는 그 친구 아내가 대학생이던 처녀였을 때부터 그녀가 얼마나 여성스러웠으며 그녀가 얼마나 아름답게 연애시절을 보냈고 또한 결혼 이후 남편과 자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오.
그 뒤 그는 그녀의 집요한 요구를 견뎌내지 못했고 그 해 겨울 초입쯤 결국 그녀와 이혼하고 말았더랬소. 그는 아내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아내로부터 끝끝내 이혼을 당하고 만 거요. 어디 당신도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 생각해보시오. 그런 참담한 비극을 겪어내야만 했던 친구 심정이 어떠했을 것이며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그 과정을 멀리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내 마음은 어떠했을 것이오?
이만희씨! 얘기 나온 김에 이것 하나만 물어봅시다. 대관절 종교가 무엇이오? 도대체 신이 무엇이오?
모든 종교 교리가 인간이 죽은 뒤, 사후(死後)에 뭐가 어떻고 어떻다는, 증명할 수도 증명될 수 없는 없는 것들이 가장 기본적인 뼈대를 구축하고 있소. 그런데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지 않는 그런 감언이설을 가지고서 이 땅 위에서 온전히 잘 살아가는 한 가족의 삶 전체를 그렇게 완전히 파멸시키는 게 과연 온당한 짓이오? 내가 말한 그 친구, 그로부터 몇 년 지나더니 결국 공직을 그만두게 되었고 현재 폐인처럼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소.
이만희씨!, 물론 당신은 본인 탓이 아니라고 손을 홰홰 내젓겠지만 내가 보기엔 내 친구 불행은 온전히 그 이단적인 교리와 당신이란 한 인간 때문이오. 성경에서 예수가 행하고 말씀하신 그 모든 뜻은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이 중심이고 본질이잖소. 그런데 어찌해서 당신이 제멋대로 성서를 갈기갈기 찢고 꿰어맞춰 궤변으로 바꿔놓는단 말이오.
여기서 이단과 사이비에 대해 일일이 거론하긴 싫소. 하지만 그 누구든 예수의 말씀을 통해 이 땅 위에서 본인의 안락과 권력을 획득하고 누린다면 예수가 벼락처럼 분노했던 바리새인 율법학자들과 당신이 다를 게 도대체 무엇이오? 예수는 처음이자 끝까지 고통받는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이었소. 의로움과 사랑이신 그 분의 신념은 천국과 지옥을 칼처럼 휘둘러 끊임없이 인간 삶을 위협하고 협박하고 조종하려던 게 아니었다 바로 그 말이오. 까닭에 당신의 혀는 천부당만부당한 얘기인 거요.
나는 무교(無敎)요. 그렇대도 나는 예수라는 한 남자를 존중하고 사랑하오. 나는 교회 속이나 집단 속에 있는 예수가 아니라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품에 안은 단독자이자 혁명적인 예수를 존경하오. 그 사람의 삶 자체가 가난과 검소함이었으며 세상 권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기 때문이오.

온국민이 몹시 어려운 지경에 처해

무릇 사람이 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피해를 입히지 않는, 나아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기꺼이 돕는 그 마음이 바로 진정한 참신앙이고 참종교라고 생각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떠하오?
지금 이 나라에 창궐하는 코로나19는 차지하고서라도 나는 오래전부터 당신이 당대를 사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시켜왔다고 여긴다오. 어쩌면 당신 가슴 밑바닥에는 어렸을 때부터 당신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만 했던 가난과 무지, 차별과 멸시, 그리고 원한과 분노가 있었을 꺼라 능히 짐작해보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가 백 번 천 번 당신을 이해해보려 한다 해도 당신은 이미 이 땅위에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저지른 고통과 해악이 너무나 크고 깊소.
사람은 누구나 나약한 존재고 상처가 많은 삶을 산다고 여기오. 어찌할 수 없이 생로병사 과정을 겪는 보잘 것 없는 개체들이라 그 말이오. 하지만 인내하며 꿈꾸는 것,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인간에 대한 내 정의는 그러하오. 그리고 따져보면 세상의 모든 미혹과 어리석음에 끌려드는 이유가 결국 끌려들어가는 자의 이기적인 욕심, 과도한 자기 욕망 때문이 아니겠소? 그러니까 당신 교리에 십사만사천명 안에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되면 영생복락과 모든 사람들로부터 추앙받는 번쩍거리는 제사장 신분을 차지하게 될꺼라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 제사장을 향해 금은보화와 돈을 싸들고 몰려든다는…. 그 그림을 떠올리자니 헛헛하기가 짝이 없소이다. 마치 바람에 날려가는 짚덤불이나 다름없는 최면이고 환각이자 신기루 같은 자가당착이자 그 들보 같은 확신을 생각하니 말이오.
그렇소. 내가 보기엔 당신이 정말로 영생을 믿는다면 과대망상 확신범일 것이고 자신의 영생을 전혀 믿지 않음에도 모든 이들을 그렇게 확신시켰다면 당신은 한낱 비루하고 조악한 사기꾼에 불과할 것이오.
어쨌든 지금은 나라와 온국민이 몹시 어려운 지경에 처했소만, 그렇대도 나는 이 또한 언젠가는 머지않아 지나갈 것이라 여기오. 나는 지금도 지옥의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내 친구의 눈물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당신의 영생 또한 앞으로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볼 것이오. 그리 멀지 않아보이긴 하오만. 원컨대 당신이 보혜사이고 이긴 자인만큼 부디 꼬옥 영생해 주시구랴. 그게 내가 당신을 향한 마지막 부탁이자 차갑게 식어 던져버리는 짜투리 말이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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