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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한 상자 시비로 재판받은 사연

특별기고 / 김덕만 정치학 박사,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한국교통대 교수

2021년 01월 05일(화) 15:57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을 공직자라고 부릅니다. 공무원이라 함은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을 말하며 공직유관단체임직원은 쉽게 말해 세금을 받아다 쓰는 곳은 다 포함된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공익목적의 공단 공사 시험원 연구원 개발원 교육원 등이 있고 국립 도립 시립 군립 등의 단어가 포함된 공공기관도 해당됩니다. 협회 조합 연합회도 국가 및 지자체 업무를 위·수탁받아 수행한다면 공직유관단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이 공무원에게 건넨 음료수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직무관련이 있는 공직자가 민원인으로부터 금품을 받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직을 수행하고 이해득실에 영향을 끼쳐서는 아니 되기 때문입니다.
공무원과 공무원 사이에 주고 받은 음료수 한 상자로 인해 재판까지 받은 사례를 소개합니다.
행정심판에 관한 업무 협의를 위해 국민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를 방문한 대구시 공무원 2명(5급 1, 6급 1)의 사례입니다. 두 공무원은 그냥 방문했어야 탈이 없는데 금품을 가져간 게 화근이었습니다. 상급기관 공직자를 만나러 그냥 가기 뭐하니까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한 박스 들고 간 것이죠. 통상적으로 인척을 방문할 때처럼 말입니다. 음료수 1박스 값은 1만8백원입니다.
△사건 경위= 청탁금지법이 2016년 9월 28일 시행된 지 1년 남짓 무렵 대구시 공무원 2명이 국민권익위에 업무 협의를 하기 위해 방문하면서 청사 1층 매점에서 음료수 1박스(10,800원 상당)를 신용카드로 구입했다고 합니다.
이를 들고 국민권익위 사무실을 방문했죠. 이어 행정심판 업무를 마친 후 음료수를 놔 두고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이 공무원들을 만났던 국민권익위 공무원은 음료수를 받으면 청탁금지법에 위반된다며 되가져가라고 했습니다. 대구시 공무원은 되가져와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문 입구에 놓고 왔다고 합니다.
당시 대구시 공무원은 음료수 제공에 다른 저의나 나쁜 의도는 없었고, 행정심판 담당자의 바쁜 업무 시간을 뺏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그동안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조그만 성의 표시로 음료수를 사 갔다고 해명했습니다.

법원 과태료와 대구시 자체 견책

이에 국민권익위 공무원이 ‘이런 걸 사 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대구시 공무원은 다시 가지고 나오는게 더 쑥스럽고 멋쩍어 담당자에게 이것은 ‘뇌물도 아니고 그냥 인사치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하고 ‘이 정도야 괜찮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후 국민권익위 공무원은 청탁금지법 금품수수금지 및 금품처리 규정에 따라 내부 감사담당관에게 신고처리했습니다. 여기서 대구시 공무원과 국민권익위 공무원은 직무관련자입니다. 직무관련자는 금품을 받으면 감사부서(청탁방지담당관)에 신고하고 반환처리 절차를 밟아야 면책사유가 됩니다. 만일 금품 등이 변질 부패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회의를 열어 기부금품법에 근거해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부하고 영수증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
△재판 결과= 국민권익위 감사부서에서는 방문했던 대구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대구지방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의뢰했습니다. 청탁금지법의 과태료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 부과토록 되어 있습니다. 금품을 제공한 자는 1백만원 이하일 경우 2~5배에 해당하는 과태료 처벌을 받습니다. 만약 회당 1백만 원이 넘으면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1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받은 게 합해져서 3백만 원이 넘으면 역시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대구시 두 공무원은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두 배의 과태료를 처벌받고 납부했습니다. 또 법령 위반에 따라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견책’ 처벌도 받았습니다. 공무원은 법령을 위반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토록 되어 있습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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