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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 전설에 나타난 재난과 공동체의 대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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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지역 인문학 연구 / 이광형 강원대학교 강원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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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3일(수) 10:29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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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이 글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논문으로, 2021년 4월 <고전과 해석> 제33집에 실렸습니다. 본지는 화진포 전설을 재난 극복 관점에서 살펴본 이 논문을 통해 산불 등 자연재해의 위험이 상존하는 고성지역 주민들이 지혜를 모아 재난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전하기 위해 연재를 결정하였습니다. <글 싣는 순서> ① 서 론 ②화진포 전설의 서사 구조와 재난 이후 ③며느리의 석화와 구비 ④재난을 예비하는 구비 공동체 ⑤결 론.
1. 서 론
본고의 연구 목적은 화진포 전설에 나타난 재난과 공동체의 대응 양상을 고찰하는 것이다. 강원도 고성군의 화진포해수욕장과 맞붙어 있는 화진포호(이하 지형물로서의 호수만을 가리킬 때 화진포호, 화진포호와 그 일대 지역을 아우를 때는 화진포로 표기함)는 영동 북부 지역의 대표적인 피서지이자 명승지로, 지명 유래담이면서 또한 <장자못> 유형에 속하는 각편인 전설이 전하는 곳이다. 본고는 이 화진포 전설이 재난을 상징적으로 서사화한 각편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각편에 드러나는 재난과 이 각편을 구비전승한 지역 공동체의 대응 양상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본격 논의는 장정룡이 시작
지명유래담으로서의 화진포 전설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장정룡에 의해 이루어졌다.(장정룡, 「고성 화진포 지명유래 고찰」, 『아시아강원민속』22, 아시아강원민속학회, 2008, 191-216면) 그는 『고성군지』(보정판)에 실린 ‘화진포와 고총서낭’ 및 11편의 각편을 분석하며 열산호에서 화진포호로의 지명 변화와 홍수설화의 영향, 금강산 및 설악산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불교설화의 영향, 어촌 지역 전통 신앙의 영향 등의 관점에서 논의를 진행하면서 화진포 전설에서는 신앙적 화소가 실질적 중심 화소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본고는, “결론적으로 화진포 장자못 전설은 [중략] 등장인물의 비극성을 뛰어넘는 신성화와 신격화가 중심 主旨”라는 그의 견해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며 거기에 덧붙여 구비문학으로서 화진포 전설의 구비전승 및 현재의 기록화가 가지는 의의에 대해 천착해 보고자 한다.
화진포 전설은 화진포 지역에서 구비전승되어 온 <장자못> 유형에 속하는 각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장자못> 유형에 대한 논의는 매우 다양하게 진행되어 왔다. 김영희는 <장자못>을 우리나라 전역에서 전승되며 비극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전설의 한 유형으로 파악(김영희, 「비극적 구전서사의 연행과 ‘여성의 죄’」, 연세대 박사논문, 2009, 1-3면)하고, 168편의 각편을 분석하여 <장자못> 유형이 연행 현장의 특수성에 관계없이 강한 지속성을 보인다는 점을 밝혔다. 이외에도 <장자못> 유형에 대해서는 홍수설화 계열, 금기와 위반을 다룬 설화 계열, 부자패망담 계열로 보고 논지를 전개한 논의, 연구자에 따라 신화적 속성, 전설의 숭고미, 여성의 돌아봄의 의미에 초점을 고구한 논의 등 최근에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존 논의에서 <장자못>에 나타나는 재난과 공동체의 대응 양상에 초점을 맞춘 논지는 발견할 수 없다. 최근 구비설화를 자연 재난 인식과 관련하여 다룬 논의에서도 <장자못> 유형은 빠져 있는데, 그 이유는 우선적으로 <장자못>에 나타나는 재난의 양상이 금기와 위반과 같은 다른 화소에 비해 덜 두드러지기 때문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이유로는 최근까지도 문학 텍스트를 재난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학술적 논의 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근 ‘재난’에 주목하는 논의 늘어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인문학계에서 ‘재난’에 주목하는 논의의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는 한국과 이웃한 중국, 일본 등지의 대지진과 쓰나미, 전 세계적 기후 이상 현상이 야기하는 폭우, 폭염, 혹한 등의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팬데믹 현상까지 겹치면서 가히 재난의 세계화라 할 만한 시대에 직면한 인문학의 당연한 대응이면서 생존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문학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공감과 연대로부터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고는 우리 인문학계의 새로운 경향에 발맞추어 화진포 전설을 재난의 관점에서 분석하여 유의미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화진포 전설을 재난의 관점에서 고찰하는 작업은 선행 논의에서 제시한 향후 연구 과제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고태우는 전근대 시기 역사적 기록에 나타난 재이론(災異論)을 분석한 논의에서 재난을 인문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첫째, 문학 작품도 본격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고, 둘째, 유교적 재이론뿐만 아니라 “다른 사상·신앙에서의 재이론, 재난 인식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셋째, “기층 민중과 지배층의 재난 인식을 아우르고, 그 사이의 갈등과 합치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함을 제시하고 있다. 화진포 전설이 속해 있는 <장자못> 유형은 한반도 전역에 걸쳐 전승되어 온 구비문학 텍스트로서, 특정할 수 없는 구비전승 기간 동안 무속, 불교, 유교 등 다양한 전통사상의 영향이 적층되어 있으며 특히 조선 후기 지배이념과 민중의식 간의 길항과 교호를 통하여 현재의 서사 구조로 굳어지게 되었다.
본고는 우선 화진포 전설의 서사 구조를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그 구조에 문학적으로 형상화되어 담겨 있는 재난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재산의 손실과 인명 피해를 유발한 갑작스러운 재난과 이러한 재난 상황에 직면한 공동체의 대응 양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화진포 전설의 중심 화소 중 하나인 며느리의 석화(石化)와 고총서낭화를 지역 공동체의 구비전승 자체가 지니는 의의에 초점을 맞춰 해석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논의 과정을 통해 화진포 전설이 지니는 구비문학으로서의 의의를 지역 공동체의 재난 극복을 위한 인문학적 대응 측면에서 구명함으로써 강원도 고성의 대표적인 지역원형인 화진포호와 화진포 전설의 인문학적 가치를 제고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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