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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거리

금강칼럼 / 김정균 칼럼위원(정치학 박사)

2022년 07월 06일(수) 09:00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밤거리가 조용하다. 개미새끼 한 마리 안 보인다. 텅 빈 가게 어둠이 주인이다. 고성에서 열린 제57회 강원도민체육대회 기간이었다. 그 다음 주에 치러진 제15회 강원도장애인 생활체육대회 기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9년 강원도민체육대회가 고성군에 유치되었다고 축하하는 현수막 수십 개가 고성군번영회, 이장단협의회 등 각종 사회단체 이름으로 거리 곳곳에 걸렸었다. 2008년에 도민체육대회를 개최한 후 13년 만이어서 고성군으로서는 대대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강원도민체육대회 경제적 효과?

당시 이경일 군수는 “이러한 도민체육대회를 통해 200억 이상의 경제적 효과 창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도민체전 추진팀(TF)을 구성해 체육기반시설과 각종 인프라를 대폭 확대하는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었다.

200억 이상의 경제적 효과? 결과적으로 보면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 되어 버렸다. 군수가 바뀌어서일까? 함 군수의 선거 출마에 따른 업무공백으로 치부해야 할까? 함 군수가 “6월 2일부터 업무에 복귀해서 6월 10일부터 시작되는 <강원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군수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준비하느라 하루도 쉴 날 없이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라고 한걸 보면 업무공백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당시 필자는 ‘군민의 주머니에 관심 가져야’라는 제하의 칼럼(2019년 6월 3일, 고성신문)에서 “그러나 대부분의 고성군민은 고성군이 밝힌 것처럼 그렇게 썩 기뻐하거나 기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 매년 전국단위 또는 도 단위 체육대회를 개최했지만 고성군에 숙박시설과 먹을거리, 볼거리가 부족해 참가자들이 속초로 다 빠져나가는 현상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체육기반시설과 각종 인프라를 확대할 것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군민의 주머니와 관계되는 숙박시설과 먹을거리, 볼거리가 포함되는지는 의문스럽다… 차라리 그럴 거 같으면 그 돈을(유치비용을) 군민들에게 나누어주면 고맙다고나 할 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주민소득이 변함없다면 명분 없어

3년 전 그 우려가 사실이 되었다. 체전 참가자 대부분이 해가 지면 속초로 나가서 숙소를 잡고 거기서 관광을 즐기고 먹을거리를 찾았다. 그래서 고성군 시내는 평소보다도 더 텅 비었다. 특히, 음식점은 손님이 없어 일찍 문을 닫았다. 그나마 단골이었던 공무원들은 행사 진행 때문에, 주민들은 행사지원 때문에 오지 못했다.

그나마 음식점을 찾은 일부 참가자들은 “공기밥 하나도 다 가격을 내야 하고 추가로 반찬을 주문하면 없다고 하는 등 비싸기만 하고, 음식의 질과 서비스는 나쁘고, 고성 인심이 전국에서 제일 나쁘다”라고 불평을 했다. 숙박시설은 바가지요금을 씌우고 온수를 제공하지 않아 원성을 샀다. 체육시설의 화장실에 쓰레기가 넘치고 변기통에 배수가 잘 되지 않아 악취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행사를 유치하는데는 명분과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 명분과 목적의 대부분은 지역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높이거나 주민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행사를 유치하는데 드는 많은 노력과 유치비용과 운영비용, 그리고 주민의 많은 자원봉사에도 불구하고 지역 이미지만 손상시키고 주민의 소득이 변함없다면 체전을 유치할 명분은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글을 쓰는데 갑자기 이상하게 입이 쓰다. 김영삼 대통령의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간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혼자만 짖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이독경(牛耳讀經)인가, 마이동풍(馬耳東風)이라고 하나.

고성 군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군의회에 대한 기대는 접은 지 오래되었지만, 고성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지식인이 있긴 한 것인가. 그런 사람은 없어도 고성군민의 행복지수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높다고 하니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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