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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누명 50년… 이제는 국가가 배상해야

납북귀환어부피해자연합회 이영란 대표
‘승운호’ 선장의 딸 … 피해자 21명 발굴
피해 가장 많은 거진 지역 발굴 서둘러야

2022년 08월 03일(수) 08:1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아버지가 선장으로 일하던 승운호가 1971년 납북됐다가 1972년 귀환했으니 무려 50년 만이죠. 아버지가 간첩으로 내몰려 1년 6개월 징역살이를 한 이후 우리 가족의 삶은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다행이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지고 있으니, 희망이 보입니다.”

지난 1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선원들을 간첩으로 내몰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게 한 ‘승운호 사건’에 대한 조사 개시를 내렸다.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까지 발품을 팔며 피해자와 유족들을 설득해 발굴한 건 승운호 선장의 딸 이영란 납북귀환어부피해자연합회 대표(56세, 사진)였다.

“동네 어르신들에게 선원들의 소식을 수소문하고 통화를 하거나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설득을 했어요. 처음에는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라며 끈질기게 설득을 했죠.”

이 대표의 끈질긴 설득 끝에 총 23명의 선원 가운데 생존자 12명과 유족 9명을 발굴했다. 1933년생 이○○씨와 1938년생 송○○○씨 2명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이들 가운데 생존자 12명은 진화위의 조사 개시 결정 한달 뒤 속초의 횟집에서 만나 가슴에 맺힌 한을 풀며 부둥켜안고 울기도 했다.

“생존자분들을 만나니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버지께서 선장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고, 선원들에게 잘 해줬기 때문에 저를 대표로 선뜻 밀어주신 것 같아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요.”

승운호 사건은 3월 2일 정식으로 재심 신청을 했다. 그러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기일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다른 단체들과 함께 지난 7월 13일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심을 즉각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언제 재심 결정이 내려질지 알 수 없어 또다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승운호 사건 재심만 이뤄지면 그만 둘 생각이었는데, 주위에 아직도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들이 많다는 걸 알고 납북귀환어부피해자연합회를 결성했다. 그동안 새로 찾은 피해자는 주로 거진선적 어선으로 영창호 3명, 만복호 3명, 동해호 1명, 홍진호 2명, 창영호 3명 등이다.

↑↑ 승운호 사건 생존자 12명은 이영란 대표의 주선으로 진화위의 조사 개시 결정 한 달 뒤 속초의 횟집에서 만나 가슴에 맺힌 한을 풀며 부둥켜안고 울었다. 가운데 마스크 쓴 사람이 이영란 대표.

ⓒ 강원고성신문

이 대표는 “거진은 한집건너 한집이라고 할 정도로 피해자가 많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도 발굴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며 “아직도 본인이나 자식들이 피해를 볼까봐 두려워서 나서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성군이 최근 지원조례를 제정해 희망을 주고 있다. 또 최근 함명준 군수를 면담한 결과 거진읍행정복지센터에 사무실을 만들어 발굴 창구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그녀는 발굴 작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비용이 많이 지출되고 있어, 최근 후원계좌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독지가의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새마을금고 9002-2001-7031-3 / 예금주 : 남북귀환어부피해자연합회 / 전화 010-8336-1933> 최광호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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