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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당정치의 이념 논쟁 <1>

금강칼럼 / 김정균 칼럼위원(정치학 박사)

2022년 11월 10일(목) 15:38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대학에 입학한 1978년 필자는 원치 않게 민주화와 반독재라는 이념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었다. 봄날 활짝 핀 개나리의 아름다움을 벤치에서 만끽하려는 찰나, 조용했던 캠퍼스 내에 갑자기 울려 퍼지는 함성, 그리고 최루탄 발사 소리와 이어져오는 냄새.

2학년 때 부마항쟁, 10·26사태와 12·12사태로 인한 휴학과 계엄령, 친구 따라 갔다가 어쩌다보니 데모대의 제일 앞 한가운데서 선 시위행진, 그리고 집에 찾아 온 경찰. 3학년 때 5·18민주화 운동을 직접 목도하고 경험했다. 그리고 1987년?6월 항쟁에 의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민주정부의 탄생 등 대한민국 민주화과정의 한가운데 있었다.

이념을 가지고 다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종북몰이, 색깔론, 친일, 주사파, 좌파, 보수꼴통, 미 제국주의 식민지, 민족해방, 기득권, 매판자본 등과 같은 이념적 용어는 너무도 익숙한 나머지 기억에 지워버리고 싶었다. 이미 40% 안팎의 탄탄한 지지 세력을 확보한 진보진영과 더 이상 이념을 가지고 다투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최근 철 지난 이념논쟁이 진보진영의 도발로 다시 불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연례적으로 해 오던 한미일 3국의 동해 합동훈련을 두고 ‘좌시할 수 없는 국방 참사이고 안보 자해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여권에서 누구도 그런 말 한 사람이 없는데 뜬금없이 “여권이 시대착오적인 ‘종북몰이’, ‘색깔론’ 공세를 펼치고 있다”라고 주장하였다. ‘종북몰이’나 ‘색깔론’이라는 말은 과거에는 보수진영이 진보진영을 좌파니 종북이니 하면서 몰아붙이면 조건반사적으로 되돌아오는 응답이었다.

최근 국감장에서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느닷없이 ‘주사파 운동권 출신 윤건영은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라는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의 과거 발언에 대해 “아직도 그런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신봉하였던 주사파 출신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배지를 달고 자신이 주사파 출신임을 밝히면서 너무도 당당하게 질문을 한다. 주사파 출신이면서 극우로 전향한 김 위원장을 개조시키려고 작정했는가보다. 이에 김 위원장이 “변함이 없다”라고 발언하자 그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은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윤 의원에게 “과거 주사파로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신봉하였는데 이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전향하였느냐”고 묻고 싶었다.

역시 국감장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을 ‘더불어남로당(남조선노동당)’이라고 적은 것과 ‘문재인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 김일성주의자’라고 적은 배경을 따졌다. 이에 김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두고 ‘신영복 선생이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반발을 받고 국감장에서 퇴장을 당하였다. 윤대통령도 이와 관련하여 “진보도 좋고 좌파도 좋지만 북한을 따르는 주사파는 진보도 아니고 좌파도 아닌 반민주·반헌법 세력”이라고 약간의 가벼운 코멘트를 날리기도 하였다.

진실을 알리고 싶어 펜을 들었다

과연 누가 종북몰이를 하고 색깔론을 펼치고 있는지, 자유민주체제를 국시로 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있는 주사파들이 왜 활개를 치고 다니고 있는 것인지, 왜 김문수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더불어남로당이라고 하고 ‘문재인 586 주사파 운동권들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종북 김일성주의자’라고 하고 있는 것인지 진실을 알리고 싶어 펜을 들었다.

한국의 정당정치는 1946년에 발포된 미군정 법령 제55호 <정당에 관한 규칙>이 제정된 이후 수많은 정당들이 이합집산을 거듭해 왔지만, 크게 나누면 제헌의회 출범 후 반공을 기치로 하고 지주세력의 이익을 옹호하는 이승만 노선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당과 이에 대항하는 한국민주당을 계보로 하는 양당정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승만을 도와 제1공화국의 대부분 기간을 집권하였던 자유당, 5·16군사정변 이후 10·26사태까지 줄곧 집권당의 위치를 고수해 왔던 민주공화당, 그리고 제5공화국의 실제적 주도세력이었던 민정당, 6공화국에 들어와서 노태우 대통령의 지지기반이었던 민주정의당,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민주자유당(민자당), 그리고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을 계보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논란이 있지만, 대(對) 이승만 투쟁을 전개한 한국민주당으로 시작하여, 4·19혁명으로 탄생한 제2공화국의 민주당, 제3·4공화국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하에서 대여투쟁을 전개하면서 야당 대통령 후보를 배출한 신민당, 1980년 5·17조치 이후 정치 규제해제와 함께 야당의 정통임을 자임하면서 1985년 2월의 총선에 참여하여 제2당이 된 신한민주당,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민주당→새정치국민회의,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대에 야당으로서 대통합민주신당→통합민주당→민주당→민주통합당→새정치민주연합, 그 이후 2015년에 창당되어 문재인대통령을 당선시킨 더불어민주당으로 계보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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