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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당정치의 이념 논쟁 <3>

금강칼럼 / 김정균 칼럼위원(정치학 박사)

2022년 12월 09일(금) 14:13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이와 같이 운동권은 공산주의 사상을 신봉하거나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세력, 즉 좌익 또는 종북세력, 속된 말로 ‘빨갱이’인 것이다. 그러나 과거 그들을 ‘종북’이나 ‘좌파’라고 하면 그들은 “무슨 종북몰이”를 하느냐, “무슨 구시대적 색깔논쟁이냐”라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반발했다. 사실 유무에도 불구하고 자유 민주체제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그렇게 칭함을 받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언제부터인가 그들 스스로를 ‘진보’라고 참칭僭稱하기 시작했고, 그들 편이 아닌 세력을 보수꼴통, 기득권 카르텔, 수구, 친일세력이라고 칭하면서 진영을 억지로 갈라놓았다. 사실 진보가 진영을 갈라놓기 전까지는 보수는 실체가 없는 세력이었다. 그래서 보수는 진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양두구육,’ ‘신군부’라는 표현을 써가며 윤대통령과 당을 무차별 공격해 당원권 정지 처분을 당하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수석을 국감장에서 퇴장시키는 것이 바로 그 예다. 진영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진보진영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운동권 중에서도 주사파는 반미자주화 반파쇼민주화투쟁위원회(자민투)를 앞세워 1987년 봄부터 주요 대학들에서 학생운동의 주도권을 장악했으며, 6·10항쟁을 승리로 이끄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 이후 주사파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와 그를 계승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이적단체로 규정)을 결성하여 1987년 12월의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를 지지한 이래 김대중 후보가 이끄는 정당을 지지했다. 대통령 후보로서 2번의 낙선 후에 1998년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어 집권하자 그들은 제도권 안으로 급속히 진출하였다.

요컨데 김대중은 대(對)이승만 투쟁을 전개한 한국민주당에서 시작하여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 대한 반독재 투쟁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반독재세력을 규합해 지지 세력을 이끌다가 새천년민주당에 이르러 주사파가 이끄는 운동권 세력과 결합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던 것이다.

김대중 정권이후 주사파는 노무현의 ‘참여정부’에서 탄탄하게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으나, 이명박/박근혜와의 정치적 대결에서 패배한 주사파는 절치부심, 독사의 이빨을 숨기고 있다가 끝내 촛불을 등에 업어 박근혜 정권을 축출하고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켰다.

이제 문재인 정권의 핵심이 된 주사파들은 국회에서 절대적인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대통령실을 비롯한 행정부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그들만의 진영을 꾸렸다. 그뿐 아니라 사법부는 소위 진보단체인 우리법연구회와 민변 출신으로 가득 채웠다. 교육계는 전교조 출신 교육감으로 채우고, 노동계는 민노총이 귀족노조를 구성해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 문화계도, 심지어 가장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종교계, 군·경찰에까지 진보진영은 확대되었다. 그 외 공기업(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이나 공단(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같은 공공기관의 경영자 자리도 독식했다. 김일성의 주체사상 신봉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자유 대한민국의 핵심 국정운영 세력이 된 것이다.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이며 주사파의 일원이었던 민경우 대안연대 상임대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69석 중 70명이 주사파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 김문수 위원장이 한반도의 주체사상화와 공산주의 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활동하였던 주사파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더불어남로당이라고 한 것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전부 다 주사파는 아니라서 과장된 면이 없지 않지만, 주사파 출신이 70여명이 된다고 하니 그 말에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청와대 비서실장(임종석)과 주요 수석비서관(조국, 정태호, 한병도, 신동호, 백원우, 유행렬 등) 자리도 꿰찼다. 임종석 실장은 1989년 전대협 3기 의장출신으로서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인 이인영 의원과 우상호 의원과 함께 당시 김대중이 총재로 있던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후 16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34세 최연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 후 당시 임수경 전대협 대표(전 새정치민주연합 제19대 국회의원)의 밀입북 사건 배후로 지목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고, 국보법 폐지, 북한인권법 제정 반대, 한총련의 이적단체 규정 철회에도 적극 나섰던 인물이다.

그들은 집권과 동시에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최저임금제도, 근로시간 주 52시간 단축,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업 규제 3법, 법인세 증세 등 극단적인 친노동 정책과 반기업·반시장 정책을 내걸고, 부동산 3법과 종합부동산세 등과 같은 부자들에 대한 징벌적 증세를 밀어붙였다.

그런데 그들이 관복官服으로 갈아입는 순간, 사복私服의 옷자락에서 그 동안 삥땅 친 엽전이 쏟아졌다. 참여연대란 간판을 내세워 재벌개혁의 칼잡이로 나선 장하성과 김상조의 칼이 실은 바로 그 재벌이 상납 공여한 순도 99.9%의 황금 칼이었고, 손잡이에는 다이아몬드 구슬마저 촘촘히 박혀 있었다. 그들은 또한 일반 대중들에게는 자신들을 ‘사회적 약자’라는 이름의 서민과 여성, 청년 세대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임을 자처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느 권력자 이상으로 이해관계에 의한 인사와 채용에 깊이 관여하였으며, 여느 부자처럼 주식을 통한 부를 축척하고 부동산을 몇 채씩이나 구입하였으며,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자식들에게까지 아빠찬스, 엄마 찬스를 만들어주었다. 그들은 입으로는 공산혁명 또는 사회주의 체제 완성이라고 부르짖으면서 자본주의 체제가 만들어준 성장의 열매를 다 따먹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만들어준 꿀을 빨아 먹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386 운동권 대부’라 불리던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이 비리문제로 구속 기소되었다. 그들은 김대중 정권이후 노무현, 문재인 정권에 이르면서 어느새 그들이 적대시했던 기득권층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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