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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라이 스쳐 지나는 전장속의 시간들 [6]

참전수기 / 최형윤 시인(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고성군지회 회원)

2023년 04월 05일(수) 08:32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화학전은 아니라고 하지만 당시 우리군 지휘관들이 이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무기에 대한 정보를 관계당국과 협의해 작전에 임하는 장병들에게 사전에 주지시켜 이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사지에서 살아 돌아온 장병은 물론 그의 가족과 후손에게 고통의 멍에를 씌우지 않았을 것이 아닌가?
또한 아직까지 병마의 굴레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 전우와 가족의 정신적인 아픔과 육체적인 고통을 무엇으로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정말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90년대부터 고엽제 후유증에 대한 보훈의 길을 열어 놓고 있으나, 극히 소극적이라 한다. 베트남 전후 50년이 다되어가는 오늘 날까지 고엽제 후유증으로 어렵사리 지내는 전우들에 대한 정신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함께한 우리의 몫이요 국가의 몫이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고엽제 후유증에 대한 지원 필요

이곳에 도착하였을 때는 건기로 한낮의 기온이 일상 섭씨 35~6°C 이고 때로는 40°C 까지 수은주가 오르내리고 있었다.
그러나 오후2시가 지나면 나무그늘 아래는 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땀방울을 식혀준다. 이래서 열대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도 큰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의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하늘이 인간에게 베풀어준 큰 축복이라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 본다.
파월초기에 우리 청룡부대는 베트콩으로부터 자주 기습을 받아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지만, 파월 1년이 경과되면서부터 인근 주민에 대한 의료봉사와 구호활동 등 지속적인 대민 지원으로 한국군에 대한 기습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우리부대도 야적하는 자재정리, 하차작업 등 단순 잡역을 할 때 인근 마을주민을 노무자로 고용하였다. 25kg짜리 시멘트 한 포대를 2명이 함께 들어 옮기는 등 일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현지주민과의 유대를 돈독히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어떤 때는 인근 주민을 초청해 친선배구 대회를 개최하여 음료수를 함께 마시며 선물을 제공하는 등 젊은층과의 친밀한 유대를 더욱 강화하였다.
1966년 12월 중순경 인근 마을에 대한 수색정찰 명령이 하달되었다. 우리 부대원은 방탄조끼, 철모, 자동소총(SMG)과 수류탄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연병장에 집결하였다. 부대장으로부터 최근 인근부대에서 수색정찰 과정에 습격을 당하였다는 주의와 지시를 받고 2개 분대를 수색조로 편성해 부대인근 1km범위 내 마을과 주변을 수색 정찰하였다.
마을 주위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대나무와 무수히 많은 이름 모를 열대식물이 둘러싸여 있고 농촌주택은 목조(대나무, 통나무 등)로 규모는 우리나라 초가삼간과 비슷하였으며, 아주 드물게 시멘트 슬라브 주택도 눈에 띄었다. 집안에 살림살이는 그리 넉넉해 보이지 않았다.

인근 마을에 대한 수색정찰 명령

우리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은 시골 농촌지역으로 주택가 가까운 곳이나 논두렁 가에 묘지가 있으며 봉분이 없는 것이 우리의 묘지문화와 퍽 상이하였다.
초등학교는 우리시골과 같은 규모로 어린이들이 상당히 빈곤하게 보였으며 학교에서는 1학년 때부터 영어를 가르친다고 하여 미국으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아 그러려니 그 당시는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전후 40년이 다되어가는 지난 지금에 와서 보면 전쟁을 치루고 있는 상황인데도 세계화에 대비해 어려서부터 국제어를 가르친 베트남 교육 당국자의 긴 안목이 우리의 교육 당국자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월남전쟁은 6.25 전쟁처럼 밀고 밀리는 전면전이 아닌 게릴라전이었다. 전후방이 없는 생소한 지형에 베트콩과 월맹군이 설치한 각양각색의 장애물과 부비츄렙, 정글 속에서의 매복기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독충과 말라리아모기도 무섭지만 일부 주민들은 낮에는 월남 정부군에 동조하고, 밤에는 베트콩·월맹군 첩자로 활동하는 등 사상과 이념이 결여된 상태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1년 논농사 3모작 중 3분의1은 정부의 세금으로 납부하고, 3분의 1은 베트콩과 월맹군 식량으로 공급하고 나머지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말은 4시간 동안의 수색정찰 활동을 더욱 긴장케 하였다.

<계속>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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