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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이발사 생활 축구와 달리기로 풀어요

천진 양덕이용소 손창조 대표
선친부터 72년째 이웃과 애환 함께
축구·달리기 즐기며 건강한 노년

2023년 06월 29일(목) 10:03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6.25 한국전쟁 직후 문을 연 이발소를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아 58년째 자리를 지키며 주민들과 애환을 함께하고, 칠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축구와 달리기로 건강을 다지며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손창조(71세, 사진)씨.

그가 운영하고 있는 토성면 천진리 소재 ‘양덕이용소’는 아버지 때까지 합하면 무료 72년이나 된 오래된 가게로, 오가는 사람들이 자주 들리는 마을의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아침에 밥숟가락 내려놓기 무섭게 나와 보면 손님 둘 셋은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나오는 시간을 아무리 알려줘도 꼭 먼저와서 대기를 하고 있으니, 아침은 언제나처럼 분주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이발소에 나와 인형을 손님삼아 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다. 자연히 그의 꿈은 아버지와 같은 이발사가 되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반대는 없었다. 재산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 이거로라도 식구들 밥은 거르지 않게 하라는 게 아버지의 유언이었다.

그러나 오래 일을 하다 보니 몸이 삐걱거렸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축구다. 벌써 30년이 넘는다. 마을의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작게 시작했는데, 스피드가 남들보다 좋은 것을 보고 주위에서 달리기를 권했다.

그렇게 시작된 달리기는 그에게 또 다른 세상이었다. 축구는 팀과 손발이 맞아야하고, 잔기술들을 섭렵하려면 수 년이 걸리는데, 달리기는 그냥 달리면 되는 것이니 쉬운 편이었다. 달리기에 타고난 것일까? 올해만 벌써 큰 대회에서 두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00m 15초대의 기록은 젊은 사람도 힘든 실력이다.

↑↑ 손창조씨(왼쪽에서 두번째)가 전국 단위 달리기 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달리기가 너무 좋습니다. 병에 걸려 죽지 않는 한 이용소와 축구, 달리기는 계속 할 겁니다. 나이 칠십이면 대부분 퇴물 취급을 하지만 체력만큼은 젊은 사람 못지않다고 자신합니다. 양덕이용소에서 나고 자라고 철들고 결혼을 해 자식 둘을 가르치고, 이제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자가 이용소에 앉아있던 한 시간 동안 세어보았는데 5분에 1명꼴로 손님이 대기하고 나가고를 반복했다. 물론 이발을 하지 않지만 그냥 심심해서 들리는 분들도 있고, 손님이 뜸한 날도 있다고 한다. 이용소는 허름하지만 막상 사라지면 가장 서운한건 마을 주민들일 것 같다.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가게를 72년째 이어오며 주민들의 머리손질을 담당하고 있는 손 대표. 그는 한때 자녀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운동이나 하며 살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여길 떠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할지 알기에 쉽게 정리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100세 시대에 맞춰 앞으로 30년만 더하라는 이야기를 해서 한참을 웃은 적도 있어요.” 김미영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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