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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공간 문화재생, 매력적 도시 이미지를 만든다

고성문화도시 프로젝트 ⑤

2023년 07월 18일(화) 08:45 [강원고성신문]

 

↑↑ 광주 양림동의 문화거점 <10년 후 그라운드>. 광주 근대문화유산의 보고 양림동에서 동네 주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문화가 이채롭다.

ⓒ 강원고성신문

지난 7월 7일. 한동안 굳게 닫혔던 속초 청호동 아바이마을 할복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할복장은 구)속초수협과 함께 속초 수산업을 기억하는 산업유산으로 기대되던 곳이다. 마을 어르신과 11명의 예술가, 지역 문화활동가들이 함께 만났다. 과거와 현재, 원주민과 이주민, 외지예술가의 공존은 기능을 상실한 유휴공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콘크리트 아파트와 관광지 해변에 가려진 속초의 기억이 문화예술로 유지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날 초대된 11명의 예술가들이 어떤 상상으로 익숙한 이야기와 낯선 경험을 제공할지 기대되었다. 이 사업은 속초시의 예비문화도시 사업 중 공존문화지대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폐산업시설이나 폐교, 농어촌 유휴공간을 문화재생의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난 10년 사이 전국적인 현상이 되었다. 공간의 규모나 위치에 따라 활용결과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지역을 대표하는 앵커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10년 후 그라운드와 장생포 문화창고

올해 문체부는 ‘코리아 유니크 베뉴’ 15곳을 신규 지정했다. 코리아 유니크 베뉴는 ‘한국을 대표하는 매력과 특색을 가지고(korea)’, ‘오래 기억될 독특한 장소적 경험을 제공하는(Unique)’, ‘마이스행사가 가능한 공간과 시설(venue)’을 의미한다. 올해 신규 지정장소는 한국문화테마파크를 비롯해 피아크(부산), 통영RCE세자트라숲(경남 통영), 태권도원(전북 무주), 국립국악원(서울),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경기 파주), 10년후그라운드(광주), 경주엑스포대공원(경북 경주), 스카이31컨벤션(서울), 엑스더스카이(부산), 예울마루&장도예술의섬(전남 여수), FE01재생복합문화공간(울산), 엑스포과학공원한빛탑(대전), 청남대(충북 청주), 981파크(제주) 등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곳은 광주의 <10년 후 그라운드>이다. ‘10년후 그라운드’는 지난 1975년 개원한 은성유치원을 새롭게 꾸민 복합문화공간으로 광주 양림동에 있다. 양림동은 근대의 전통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운영은 문화기획사 쥬스컴퍼니가 맡으면서 옛 은성유치원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있는 그대로 살리고 젊은층의 트렌드를 반영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제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양림동이라는 지역의 숨은 역사와 공간 등 가치를 문화와 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로 탈바꿈시켜 지역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었다. 1층에는 카페와 여행자 라운지가 있다. 2층은 각종 회의와 포럼이 가능한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교육과 커뮤니티, 출판 등 다양한 지식 서비스부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식음 서비스, 삶의 경험을 확대하는 폭넓은 문화예술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광주 비엔날레 기간 중 양림골목비엔날레의 주요 거점으로 사용되었다. 이같은 활동으로 ‘코리아 유니크 베뉴’에 선정된 것이다.

↑↑ 울산 장생포 문화예술창작촌 지도. 냉동창고를 재생한 <장생포 문화창고>, 동사무소를 재생한 <창작스튜디오 장생포 고래로 131> 등 고래 기반의 문화복합공간이 지역 전반에 자리잡으며 도시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었다.

ⓒ 강원고성신문

고래로 유명한 울산 장생포에는 냉동창고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 있다.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 있는 세창냉동창고는 1973년 지어졌지만 어업의 쇠퇴로 오랫동안 방치되었다. 이곳을 울산시에서 문화 인프라공간인 장생포 문화창고(A-factory)로 리모델링했다. 문화창고는 2021년 개관 이후 14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갈 정도로 울산의 대표 문화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공간 구성은 총 6층으로 각층마다 다른 테마가 있다. 1층은 버스킹을 할 수 있는 무대공간과 어울림마당이 있다. 2층은 산업도시 울산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기념관과 체험존이 있다. 3층은 고래 주제의 미디어아트 전시관이 있고, 4층은 증강현실을 활용한 전시와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5층은 공연 연습실과 공유 작업실, 6층은 서점 겸 카페인 ‘지관서가’와 소극장이 있다. 고래라는 지역의 장소성과 폐산업시설의 특징을 살려 다양한 계층의 주민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지역 유휴공간의 문화적 활용 ‘달홀 아트빌리지’ 조성

광주와 울산 외에 전국의 많은 유휴공간이 문화재생으로 재탄생되어 도시의 새로운 브랜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간의 재생에만 그치는 것은 새로운 유휴공간을 낳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지역문화진흥원이 발간한 『2021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 공간 운영 실태조사』는 몇가지 시사점을 전해준다. 이 보고서는 전국 24개 유명 재생공간의 공간운영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였다. 공급자 관점과 수요자 관점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에 대한 시사점 및 정책적 지원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급자 관점의 조사 결과 정책 제언 몇 가지가 시사점을 전해준다. 문화재생은 지역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문화향유 수준 향상, 지역 정체성 발굴, 지역 랜드마크,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가치와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공간의 역사성과 조성과정 등을 이용자가 쉽게 알 수 있는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공간재생의 사회적 의미와 가치 공유를 위해 공간 자체가 민주화 거점으로 활용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주민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활성화시켜서 권리와 책임을 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요자 관점에서는 유휴공간이 지역사회 소통의 장을 위한 공간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콘텐츠 개발 및 개선 노력이 지속적이어야 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매력적인 부대시설 및 편의시설 운영이 문화재생 공간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중요하다. <10년 후 그라운드>와 <장생포 문화창고> 모두 수요자 관점의 부대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 김인섭 고성문화재단 사무국장

ⓒ 강원고성신문

 

고성문화재단은 지역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전환하여 동네생활권의 거점이자 지역문화의 앵커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달홀 아트빌리지> 조성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 시작의 의미로 현재 지역 유휴공간에 대한 주민제보를 받고 있다. 지역 내 활용되지 않은 다목적 기반시설, 빈창고, 빈집 등을 주민이 활용하고 마을 공동체의 공유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올해는 주민이 제보한 공간 중 당장 활용이 가능한 2~3곳을 관내외 예술가들이 문화재생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공간 전문가와 마을 커뮤니티 전문가가 재생 가능 공간을 선정하고 예술가는 물론 주민들과 함께 공간워크숍을 진행한다. 예술가의 창의성이 장소 고유의 이야기와 겹쳐지면서 다양한 상상력이 발휘되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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