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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사람, 기억에 기록을 더하다 ‘주민기록자’

고성문화도시 프로젝트 ⑧
시민이 주체로 일상을 기록하며 지역 이야기 발굴 중요
마을별 문화자원의 발굴 및 기록으로 문화도시 차별화

2023년 09월 25일(월) 09:29 [강원고성신문]

 

↑↑ 고성문화재단은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기록자 양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문화도시는 문화예술, 문화산업, 관광, 전통, 역사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지역의 문화창조력을 강화하는 도시를 일컫는다. 모든 지역은 특별하다라는 모토도 갖고 있다. 여기서 지역의 특별함은 어떻게 드러나는 것일까. 특색 있는 문화자원이 해당된다. 지역별 특색은 고유의 문화에 있고 그 고유의 문화는 겉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숨어 있거나 미시적으로 접근해야 보이는 것도 있다. 문화도시를 추진하는 많은 도시에서 도시의 기억을 기록하고 주민의 역사에서 도시의 서사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이다.

문화도시의 특성화사업으로 기억과 기록을 전면에 내세운 도시는 청주이다. 청주시는 2020년 문화도시 지정 이후 ‘기록문화창의도시’ 비전으로 3개 분야 17개 단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기록문화를 문화도시 사업의 부분으로 전개하였으나 3년차인 2022년부터는 기록의 비전 수립을 위해 시민참여와 사회적 실천을 핵심방향으로 설정했다. 유산으로서의 기록문화를 넘어 활동으로서의 기록문화를 체계화하면서 다양한 사회적 기억을 자발적 시민참여로 기록, 해석, 활용하여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기록활동가 양성, 도시이야기 여행, 동네기록관 조성, 기록문화 예술표현활동지원 등이다.
기록활동가 양성과정은 마을의 다양한 문화자원을 탐색하고 기록의 가치를 학습하면서 청주의 기록문화를 만들어가는 기록활동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누고 있으며 주민 인터뷰 및 사진영상을 통한 마을 기록화를 중시한다. 이같은 기록은 ‘도시 이야기 여행’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청주의 공간, 사람,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체험중심의 여행콘텐츠를 개발한 것이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 동네를 상징하는 스토리로 구성된 동네여행 콘텐츠를 발굴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 청주 시민기록관 모습.

ⓒ 강원고성신문

동네기록은 대표적인 사업이다. 시민들이 자생적으로 운영해온 소규모 복합문화공간을 동네기록관으로 선정하고 마을 기록물이 모이는 기록공간의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동네기록관은 마을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을 넘어 마을살이의 긍지를 높이고 기록공동체를 이루는 거점이 되었다. 지난해는 유휴공간을 시민기록관으로 조성하여 청주 시민의 기증한 다양한 기증물을 보관전시하는 기록문화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총 9억8천만원을 들여 800m 규모에 아카이브사(史), 아카이브인(人), 아카이브전(展) 등의 전시실과 아카이브락(樂), 아카이브휴(休), 아카이브무(務) 등의 시설을 갖췄다. 이같은 기록문화를 예술로 표현하는 사업도 있다. 기록문화 예술표현활동지원은 청주의 역사와 문화를 지역 문화예술인이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표현하여 청주 고유의 기록문화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이다. 2022년에는 문학 4건, 시각예술 4건, 공연예술 8건을 지원하였다.

고성 주민기록자 양성 ‘새록새록’ 탄생

고성문화재단은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기록자 양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15명의 주민이 개인의 기억과 일상적 삶의 내용을 발굴하고 기록하기 위하여 다양한 배경지식과 현장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은 주민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과 워크숍, 실습을 설계했다. 주민기록자가 구출채록 방법론, 인터뷰방식, 마을조사와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학습하고 마을의 역사와 주민 생활상을 조사, 기록하여 활동하였다.
지난 5월 첫 번째 기록집이 나왔다. 12명의 참여자가 각자의 관심 분야를 기록하였다. 기록집의 제목을 <새록새록>이라고 정하면서 자연스럽게 고성 주민기록단의 명칭으로 정하게 되었다. ‘새록새록’은 새로운 일이 계속해 일어나는 모양이며, 생각이나 느낌이 거듭해 새로 생기는 모양이라는 사전정의가 있다. 여기에 주민이 직접 쓰는 ‘새로운 기록’이라는 의미도 담았다.

↑↑ 고성문화재단 주민기록자 기록집 <새록새록>

ⓒ 강원고성신문

이 책자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보석처럼 숨어 있다. 강순희는 시아버님께 들은 오호리의 5개 호수에 얽힌 이야기를 기록했다. 개인의 기억과 전설, 풍습이 어우러진 이야기 보따리가 되었다. 김경래는 거진읍 수외길의 9가구 택호와 그 터의 사람들을 기록했다. ‘백오토바이네’, ‘포남댁’ 등의 택호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김미선은 일터에서 만난 김향자의 일생을 짧게 기록했다. 삶의 굴곡을 담담하게 구술하였다. 김선희는 어린이날 축제의 풍경을 스케치하듯 기록한 글과 이웃주민 차용석의 생애를 기록했다. 박종락은 본인이 추진하는 남북고성통합운동본의 출발과 현재, 어머니의 회상을 기록했다. 지역 시민단체 탄생의 기록이라는 의미가 있다. 변용아는 거진 빨래골 24번지의 골목 이야기를 기록했다. 인문지리의 기록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해녀이야기 기록도 2건을 만날 수 있다. 안명숙은 제주에서 온 봉포해녀 송애순을 기록했고, 조경희는 가진해녀 김순금을 기록했다. 유초연의 산나물 할머니 이금옥 기록은 개인을 통해 지역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기록이었다. 산나물에 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지역고수의 현장경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최선호는 자신의 자료집 <내 인생 삶의 여정>중 일부를 고쳐쓴 내용을 수록하였다.

주민기록자 활동은 이제 마무리에 접어들어 조금 더 갈고닦은 기록집 준비에 여념이 없다. 또한 소똥령 마을회관 2층을 소똥령마을기록관으로 만들기 위한 실습도 병행하고 있다. 6개월이라는 기간은 개인과 지역을 기록으로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하기에 부족한 시간이다. 하지만 올해의 경험이 지역의 새로운 기록이 되어 매년 새싹 자라듯이 새로운 기록으로 채워진다면 고성문화도시를 특색 있게 만드는 자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성문화재단은 매년 주민기록자를 양성하여 128개 생활권 마을마다 마을과 주민의 기록을 전시할 수 있는 마을기록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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