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지금은 맨발걷기 시대
|
|
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
|
2024년 06월 26일(수) 09:04 [강원고성신문] 
|
|
|

| 
| | ⓒ 강원고성신문 | 이른 무더위를 경험하면서 지구의 체온이 상승했음을 여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집이 동향 2층인 탓에 출근 전과 퇴근 후 찜질방 같은 방에서 에어컨을 틀고 시체놀이를 하던 나에게 며칠 전 반가운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친구 J였다. 그녀는 작년부터 몸과 마음의 병이 동시에 와서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의 고통 속에 있던 친한 벗이었다.
지난겨울에 만난 그녀의 모습은 상상 이상으로 초췌해진 모습이었기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병증의 심각성을 알게 되어 연락조차 망설여졌기에 소식이 뜸해졌던, 그런 그녀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수화기 너머 그녀의 목소리는 예전의 밝은 목소리였다. 곧장 그녀를 만나러 갔다. 수개월 만에 본 그녀는 약한 몸으로 버거웠을 병원 생활로 몸이 종잇장 같았다. 그렇지만 어느 때보다 단단해 보이고 얼굴에서 여유와 에너지가 넘쳐나고 있었다. 놀라움을 금치못하는 내게 그녀가 말해 준 ‘회생의 비법’은 맨발걷기였다.
수화기 너머 그녀의 목소리
그녀와의 만남 후에 나는 맨발걷기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2010년에 미국에서 히트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작년부터 열풍이 불어 많은 어싱족(Earthing+族)이 생겼으며 여러 지자체에서 인근 공원과 산에 맨받걷기 황토길을 앞다투어 만드는 등 어싱족을 위한 인프라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어싱(Earthing)’이란 접지, 즉 지구와의 연결을 말한다.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자유전자를 맨발을 통해 연결하는 것이다. 사람이 산소를 태워 에너지를 만들고 나면 산소찌꺼기가 남는데 그것이 활성산소이다. 산소는 전자가 두 개씩 쌍을 이루고 있지만 활성산소는 한 개의 전자를 잃은 상태라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우리 몸을 떠돌면서 여기저기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고 DNA 변형을 일으켜서 암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런 활성산소는 양전하를 띠게 되는데, 이때 맨발이 땅과 만나서 음전하를 띠는 자유전자가 우리 몸으로 흘러들어오면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소멸시키게 된다는 것이 접지이론이다. 우리 몸의 전압은 평균 300~600MV인데 신발을 벗고 맨발로 땅에 접지됐을 때 000MV가 되는 실험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요즘 같은 폭염에도 전국 곳곳에서 맨발걷기 행사가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전국 초·중학교도 500곳 정도에서 맨발걷기를 도입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그야말로 맨발걷기 붐이다.
맨발걷기는 어떤 효능이 있길래 이렇게 열광할까? 실제로 연구된 국내외 논문에 의한 효과를 찾아보면 혈액의 점도조절, 빠른 상처회복, 염증개선, 통증완화, 수면의 질 개선 등을 주목할 수 있다. 제2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말초신경, 부교감신경이 많이 분포된 발이 맨발로 땅의 기운과 만나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지압을 통해 혈액순환과 자율신경기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임상실험 외에도 맨발걷기를 해 온 사람들이 만성질환을 개선한 실제적 경험담이 이러한 사실을 명백히 증명하고 있다.
어싱(Earthing)의 종류로는 맨발걷기 외에도 잔디·백사장 등 바닥에 눕기, 물(계곡, 강, 바다)속에 들어가기 등이 있다. 요즘에는 가정용 장비도 많이 나와 가정에서 간편하게 그라운딩을 할 수 있다. 맨발걷기는 정신과 정서를 넘어 영적 건강까지 도움을 준다고 한다. 나보다 거대한 존재에 기대어 안정감과 일체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잠시 영화 <아바타>에서 보여주었던 자연과 모든 생물들의 신경이 연결된 영적 소통이 생각났다. 영화든 맨발걷기의 영적효능이든 공통된 본질은 샤머니즘이 아닌 인간과 자연의 근본적·유기적 관계일 것이다.
이렇게 좋은 운동도 무리하게 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자는 발과 발목의 스트레칭 후 부드러운 흙길에서 시작하여 적응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전방을 주시하여 발의 안전을 지키면서 자기 페이스에 맞춰 천천히 걷는다. 마무리가 특히 중요한데, 되도록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피로를 풀어주고 깨끗이 씻은 발에 로션을 바르고 반드시 상처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맨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발에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세균감염 우려와 저항력이 떨어지는 당뇨환자들은 특히 신중히 해야 한다. 황톳길을 만든 여러 지자체마다 파상풍 예방접종을 적극 권장하는 이유이다. 또한 봄·가을에는 쯔쯔가무시 발병 위험이 있는 잔디길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맨발걷기에 가장 효과 있는 장소는 바닷물에 젖은 탄탄한 모랫길이고 그 다음이 황톳길이라고 한다. 깨끗한 바다와 흙 가득한 고성에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며 감사한 일인가. 어쩌면 비교적 한적한 우리고성의 바다가 맨발걷기의 성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군민 모두가 맨발걷기에 참여하여 장수의 고장으로 등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 흐뭇해진다.
문명의 발전으로 자연은 파괴되고 있지만 생활 수준이 높아질수록 다시 친환경을 필요로 하게 된다. 맨발걷기의 열풍으로 자연은 착취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우리는 맨발걷기에 동참하기 앞서 결국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과 자연의 긴밀한 공존관계를 상기하며 자연보호의 다짐을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행정기관과 각 단체에서는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이러한 독보적 환경을 상품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길 바란다.
|
|
|
|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 Copyrights ⓒ강원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
|
강원고성신문
기사목록 | 기사제공 : 강원고성신문
|
|
|
|
|
|

|
|
실시간
많이본
뉴스
|
|
|
|
|
|
|
|
최신뉴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