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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이 선호하는 남성상은?

금강칼럼 / 나정민 칼럼위원(과학철학박사)

2024년 07월 29일(월) 08:46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지난 칼럼에서 여성은 가임기가 되면 남성적 특성에 더 끌리며, 일반적으로 남성적 얼굴, 남성적 신체와 목소리, 남성적 성격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번 칼럼은 네 번째 특성부터 살펴보자.

네 번째 특성은 몸에서 나는 체취이다. 사람의 몸은 대칭일수록 유전적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발달한다고 한다. 이런 안정적인 발달 과정에는 여러 스테로이드 계열의 호르몬이 관여하고 있다. 가임여성은 이런 호르몬을 좀 더 많이 가진 남성을 분별하는 능력을 진화시켰다. 이 능력이 바로 냄새이다. 남성들은 겨드랑이 땀샘에서 호르몬을 분비하여 자신의 유전적 정보를 여성들에게 알리고 여성들은 냄새를 통해 좀 더 나은 남성을 선택하도록 진화되었다.

냄새를 통해 좀 더 나은 남성 성택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살펴보자. 어떤 연구에서 42명의 남학생을 모집해서 좌우 팔꿈치, 손목, 손가락, 발목, 귀 등 10곳의 대칭도를 측정했다. 그리고 이들에게 이틀간 하얀 티셔츠를 입게 했다. 이틀 후 28명의 여학생들에게 각각 티셔츠의 냄새를 맡게 했다. 그리고 여학생들에게 어떤 티셔츠가 얼마나 ‘상쾌하고 섹시한 지’를 평가하게 했다. 예측대로 가임기를 맞이한 여성들은 비가임기 여성들보다 신체가 대칭적인 남성의 체취를 더 선호했다. 이 결과를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

다음으로 다섯 번째는 가임기 여성은 비가임기 때보다 남성의 벗은 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렇게 강인한 신체를 가진 남성을 선별해서 가임기 때 짝짓기를 하는 일은 자식의 생존율을 높이는 중요한 생물학적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강인한 신체를 가진 남성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진화시켰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식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인한 신체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강인한 신체를 가진 자식이 태어났다고 해도 그 유아를 부모가 잘 돌보지 않는다면 자식의 생존율은 떨어진다. 특히 유아기가 다른 동물들보다 긴 인간 유아의 경우에 부모의 보살핌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자식을 잘 생존시키기 위해서는 신체적 강인함 외에도 자식을 잘 돌볼 수 있는 또 다른 남성적 특징들(예를 들면 가정적 책임감, 자상함 등)도 중요하게 되었다. 특히 이런 가정적인 특성을 가진 남성에 대한 선호는 가임기 여성이나 비가임기 여성 모두에게 골고루 나타났다.

그런데 이 모든 특성을 전부 가진 남성을 만드는 일은 ‘자연’조차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신체적 강인함과 가정적인 특성을 모두 가진 ‘완벽한’ 남성은 신화에 나오는 유니콘만큼이나 희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성은 자기 자식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조금은 특별한 전략을 간구했다. 그 전략이 바로 ‘장기적 일부일처와 간헐적 다부다처’이다.
인간 여성은 장기적 파트너를 구할 때는 가임기 여부와 상관없이 남성적 강인함보다는 가정적인 남성을 선택해서 안정적인 가정을 만들었고, 가임기 때는 강인한 신체를 가진 남성과의 원나잇 짝짓기를 선택하여 유전적으로 강인한 신체를 가진 자식을 낳았다.

장기적 일부일처와 간헐적 다부다처

이 전략이 먼 옛날에는 ‘현명’했던 이유가 그때는 ‘친자확인유전자검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과학이 발전한 오늘날에는 자식의 생존에 강인한 신체가 필수적이지 않게 되었고, 친자학인유전자검사도 발명됐으니 여성도 자신의 전략을 바꿔야만 하는 시대를 맞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짝짓기와 출산을 다른 범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쾌감을 위해 짝짓기를 하고, 출산은 생물학적으로 종족 보존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쾌감이 목적이고 짝짓기는 그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쾌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위해 만들어졌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짝짓기가 목적이고 쾌감은 수단이다.

자연의 입장에서는 동물들의 쾌감보다 생존이 백만 배는 훨씬 더 중요하다. 그런데 종적 보전은 짝짓기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이런 중요한 짝짓기를 하지 않는다면 지구상의 지배자라 여겨지는 인간조차도 넉넉잡아 200년이면 지구상에서 멸종한다. 그러니 자연의 입장에서는 생물의 멸종을 막기 위해 짝짓기를 할 아주 강력한 ‘미끼’를 만들여야만 했고, 그 미끼가 바로 ‘쾌감’이다. 거의 모든 동물들은 쾌감을 만들어내는 호르몬 덕분에 ‘열심히’ 짝짓기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쾌감은 짝짓기 행위에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먹고, 싸고, 자고 등의 ‘생존’에 필수적인 모든 행동들을 할 때 발생되는 생물학적 ‘보상’이다. 사실 짝짓기하고, 먹고 자고 싸는 행위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힘겨운 ‘노동’이다. 그러니 쾌감이라는 강력한 보상이 없다면, 아무리 생존이 걸린 일이라고 해도, 이 힘겨운 노동을 열심히 하려는 동물은 드물 것이다. 이렇게 생물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쾌감은 생존을 위한 행위를 열심히 하게 만드는 ‘당근’이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수단인 당근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렸고, 우리는 그 당근을 얻기 위해 인생을 다 바친다.

그런데 여성이 강인하고 가정적인 남성에게 끌리는 것이 종족 보존을 위한 자연적 진화라면, 왜 비가임기 여성은 생존과 관련이 없는 짝짓기를 하도록 진화한 걸까? 비가임기 여성은 아무리 짝짓기를 해봐야 임신이 안된다. 자연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비효율적인 행위는 도태되어야 한다. 그런데 여성은 비가임기에도 짝짓기를 하도록 진화되었다. 왜 인간 여성은 이렇게 진화되었을까? 이런 진화는 생존에 어떤 이득이 있을까? 그 이유는 다음 칼럼에서 살펴보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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