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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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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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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3일(수) 14:10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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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지난 10일, 늦은 저녁에 친구에게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한강 작가가 노벨상을 받게 되었다는 속보였다. 한국인으로서는 물론 아시아 여성 최초이기에 그렇게 훌륭한 작가와 같은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녀의 필력은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정말 놀라웠다. 공교롭게도 필자가 첫 시집을 낸 시기와 같아서, 감히 비교할 순 없지만 작가로서 끝없이 작아지는 부끄러움과 부러움이 교차하였다.
모든 언론이 일제히 전한 낭보에, 혼란과 절망에 빠져있던 국민들은 오아시스를 만난 듯 환호했고 침체되어 있던 문학계와 출판계도 당연히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축제 분위기
노벨문학상을 선정한 스웨덴 한림원에서는 한강 작가의 소설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작품으로 평가했으며, 일본 언론(아사히 신문)에서는 13일 “전쟁, 격차, 분단. 고뇌로 가득한 세계에서 점점 더 국경을 넘어 보편성을 지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곧바로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폄훼하는 발언들이 나와 논란을 일으켰다. 최순실의 딸과 국내 작가가 한강의 작품을 두고 “역사 왜곡으로 쓴 소설”이라 주장한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중국의 작가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고 막말을 했다. 5·18을 오쉿팔이라고 표현하는 작가를 단순한 시기 질투와 부러움으로 해석하기도 한심스러웠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갈이 떠올랐다.
필자는 <소년이 온다> 소설을 2016년에 읽었다. 책을 다 읽은 후 한동안 분노와 슬픔 속에 갇혀 있었다. 아픈 역사를 들여다보고 아린 가슴을 안고 창밖의 평화로운 현실을 표정 없이 내다보는 것,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그뿐이었다. 어쩌면 비겁하게도 그 시대를 비껴갔음을 다행으로 여겼는지도 모르겠다. 작가 한강은 펜을 들었다. 그리고 아픈 역사를 글로써 지속적으로, 명확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정의로웠다.
민주화운동 폄훼 세력 반성 계기
소설 속 주인공은 실제로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광주상고 1학년 문재학 열사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이번 노벨상 수상 소식에 아들의 한을 풀었다며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44년 동안 쉬지 않고 활동했지만, 알려진 부분은 극히 일부뿐이다.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세계적으로 5·18민주화운동이 알려지고 이를 폄훼하고 왜곡하는 세력들이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벌어진 뼈아픈 경험을 듣고 그대로 서술했을 뿐인데 도대체 무엇이 역사 왜곡이란 말인가! 문학마저 정치적 이념으로 갈라치기 되어 비난하고 헐뜯는, 노벨상이라는 엄청난 쾌거에도 하나 되어 기뻐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그녀의 펜이 가진 파급력으로 이제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어두웠던 자국의 현대사를 인지하는 계기를 만날 것이며, 나아가 폭력이 난무하는 온 세상에 광범위하고 강력한 메시지가 던져질 것이다. 폭력으로 발생하는 상실과 고통을 세상에 호소하고 알림으로써 펜이 칼보다 강함을 증명할 것임을 믿는다.
국민 잔치의 주인공임에도 한강 작가는 수상 관련 기자회견을 포함한 동네잔치 등을 모두 고사했다. 조용히 아들과 함께 카모마일 차를 마시며 축하했고, 전쟁으로 인한 세상의 고통 속에서 잔치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녀의 뜻이라고 한다. 한강이라는 작가가 얼마나 평화를 꿈꾸는 진솔한 사람인지 알 수 있어서 더 행복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한강 신드롬에 빠져있다. 이 행복한 물결이 작가 한 사람을 넘어 독서 신드롬이 되길, 더불어 훌륭한 지역작가들의 작품도 조명 받길, 줄어든 독서량과 약화된 문해력을 상승시키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한반도에는 국토 중부를 흐르는 젖줄 한강이 있고, 문학계의 흐름을 견인할 소중한 작가 한강이 있다. 한강, 이름이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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