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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보존하며 해상공원 등 관광지로 부상

고성신문 연중기획 / 마을을 찾아서⑪ 반암리
과거 방어와 통신 역할 당담… 매년 1월 성황제와 텃고사 지내
반바위 후리질·각자장 등 전통문화 보존 … 이주일·김득구 배출

2024년 12월 27일(금) 12:21 [강원고성신문]

 

↑↑ 고성군 거진읍 반암리는 어촌뉴딜300사업 통해 큰 변화를 맞이했다. 해상공원 쪽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 강원고성신문

고성군 거진읍 반암리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매력적인 마을로 최근 들어 다양한 개발사업과 지역 활성화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지형적 특성으로 ‘돌구미’ 또는 ‘회진리(回津里)’로 불렸다. 이후 이곳은 현재 ‘반암리(盤岩里)’가 됐는데 이는 바닷속에 평평한 반석이 널려 있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또한 간성과 거진의 중앙에 위치해 두 읍을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로 정양산(正陽山)이 병풍처럼 마을을 지켜주고 있고 산 정상에는 봉수대터가 남아 있다. 이 봉수대터는 『세종실록 지리지』에서 처음 언급되었고,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군에서 북쪽으로 15리 떨어진 곳으로 북쪽으로 술산 남쪽으로 죽도와 응하는 위치로 기록돼 있다. 과거 방어와 통신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지역임을 알 수 있다.

↑↑ 고성군 거진읍 반암리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매력적인 마을로 최근 들어 다양한 개발사업과 지역 활성화를 통해 주목받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현재 약 107가구 160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주로 농업과 어업 그리고 민박업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은 최근 총사업비 101억원이 투입된 ‘어촌뉴딜300사업’을 통해 큰 변화를 맞이했다. 이 사업은 반암항 일대를 현대화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진된 프로젝트로 반암 통합관리동·진입 광장·낚시 공원·해안 해송림·오토캠핑장 등이 조성됐다.

↑↑ 올해 새롭게 개장한 반려동물 전용 해변 반비치.

ⓒ 강원고성신문

여기에 올해 새롭게 개장한 국내 최초 반려동물 전용 해변인 ‘반비치 해수욕장’ 덕분에 반암리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 주말이면 많은 반려인들이 몰려와 해변이 북적이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반비치 해수욕장이 반려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차별화된 명소로 자리 잡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고령화로 민박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많다.

ⓒ 강원고성신문

대한민국이 사랑했던 두 명의 인물을 배출한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권투선수 김득구는 어린시절 어머니와 함께 이곳으로 이주해 성장한 뒤 불굴의 투혼으로 링 위에서 열정을 불태운 스포츠 영웅이었다. 김득구는 1982년 세계챔피언 타이틀 매치에서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전 세계 권투팬들의 가슴을 울렸으며, 그의 이름은 지금도 도전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있다.

↑↑ 낚시공원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 강원고성신문

또한 한국 코미디의 황금기를 이끈 이주일씨도 반암리에서 태어났다. 이주일씨는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유행어로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으며 희극인으로서 뿐만아니라 정치인으로도 활동하며 고향과 지역 발전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 마을을 지켜주는 팽나무. 이곳에서 텃고사를 지낸다.

ⓒ 강원고성신문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문화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매년 1월 3일 주민들이 함께 성황제와 텃고사를 올리는 모습은 이 마을의 뿌리 깊은 전통을 보여준다. 또한 1989년에는 이병규옹·이창복·박근식·천영환씨 등의 고증으로 ‘반바위 후리질 민속놀이’가 재현됐다. 윤용수 거진읍장이 발굴하고 이선국씨가 정리하고 지도한 결과 강원도민속예술경연대회(1990년)에서 종합우수상과 지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놀이는 어부와 주민들이 만선으로 돌아오는 고깃배를 맞이하며 풍어의 기쁨을 노래하는 놀이로 ‘고성어로요’의 모태가 됐다.

↑↑ 마을입구에 각자전수교육관 간판이 서 있다.

ⓒ 강원고성신문

또한 강원도 무형유산 각자장 보유자인 이창석씨는 반암 출신으로 현재 고향에서 각자전수교육관을 운영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 각자장은 광화문·혜화문·돈의문의 현판을 복원한 업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 활동 중인 다섯 명의 각자장 중 한 명이다. 특히 계보 없이 독학으로 익힌 그의 기술은 독창적인 예술로 평가받고 있다.
성낙규 기자


↑↑ 홍성덕 반암리 이장은 마을의 현안으로 해변 북쪽 구간 정비를 꼽았다. 과거 해안정비 사업 추진으로 남쪽 구간은 월파방지시설이 완료돼 해안이 안정적인 반면 북쪽 일부 구간은 예산 부족으로 방치해 해변이 계속 깎여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홍성덕 이장이 깎여나가고 있는 해안을 가리키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 홍성덕 거진읍 반암리 이장 인터뷰
“마을 해변 북쪽 구간 정비사업 필요”
정족산 중심 골프장 유치 추진 중 … 어린시절 함께 한 득구 형 생각에 눈시울


반암리 홍성덕 이장(66세, 사진)은 고향 마을을 지키며 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동네 형 故 김득구 권투선수와의 추억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홍 이장은 “두 살 많았던 득구 형은 정말 악바리였어요. 매일 타이어를 줄로 묶어 해변을 달리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계부가 샌드백 줄을 끊는 바람에 속초로 가출해 권투를 시작한 형은 결국 서울로 올라가 꿈을 이어갔죠. 고향에 내려올 때마다 술 한잔하며 ‘죽지 않으면 챔피언이 될 거야’라고 말하던 형이 참 그립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득구 선수는 전북 옥구군에서 태어났지만 어린시절 어머니와 함께 반암리로 이주해 이곳에서 성장했다. 동양 챔피언이 된 후 세계 챔피언에 도전해 먼 이국에서 세상을 떠난 그의 유해는 고향 반암리에 묻혔다. 안타깝게도 2019년 묘지는 토지문제로 사라졌지만 그의 열정과 꿈은 여전히 마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는 마을의 현안으로 해변 북쪽 구간 정비를 꼽았다. 과거 해안정비 사업 추진으로 남쪽 구간은 월파방지시설이 완료돼 해안이 안정적인 반면 북쪽 일부 구간은 예산 부족으로 방치해 해변이 계속 깎여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마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족산을 중심으로 골프장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홍 이장은 반암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데도 깊은 애정을 보였다. 매년 1월 3일 열리는 성황제와 팽나무 아래에서의 텃신 제사는 마을의 소중한 유산이다.
마을의 고령화 문제와 이에 따른 변화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농사를 지을 인력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민박단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반암리를 찾아 자연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리 마을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려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고향을 지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성낙규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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