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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의 눈물, 다시는 없도록

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2025년 02월 27일(목) 10:51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작년 12·3 계엄에 이어 대한민국은 또 한 번 충격에 빠졌다. 지난 10일 발생한 대전 초등학생 김하늘 양 살인사건이다. 가해자가 같은 학교 교사라는 믿을 수 없는 사실 때문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학생을 가르치고 보호해야 할 교사가 왜 그런 엽기적이고 끔찍한 괴물이 되었을까? 주요 원인으로 그녀의 우울증 병력이 등장했다.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의 사전적 의미는 침울한 기분이나 의욕 저하 따위가 지속되는 정신 이상 상태로, 감정 통제력이나 지속성이 비정상인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 환자 수가 백만을 넘었다

OECD 회원국 중 우울증 유병률 1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수가 이미 백만을 넘었다고 한다. 그중 35.9%가 2030 청년이라고 한다. 불안, 불확실, 불만이라는 삼불(三不)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층의 취업난과 경제난만 생각해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통계에 의하면 청년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층에서도 우울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초고령사회 진입과 맞물린 노인 우울증의 증가도 심각한 문제이다. 고위험군으로 판단되면 자해 및 자살로 인한 치사율도 매우 높은 위험한 질병임에도 우울증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감기처럼 오는 현대인의 흔한 질병이 되었다. 자신의 의지로는 회복할 수 없고 자연치유도 될 수 없는 질병이기에 가능한 빨리 의사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치료율은 10%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앞서 미국 예일대학교 의대 정신의학과 나종호 조교수는 11일 SNS에 ‘우울증은 죄가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신질환 낙인효과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사건이 우울증이라는 질병보다는 개인의 폭력적 성향에 더 큰 문제가 있음에도 모든 우울증 환자를 잠재적 살인자로 인식하는 그릇된 사회적 편견으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받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마음과 신경계의 복합적 질환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절실하다. 가정을 비롯하여 사회생활까지 대부분의 문제는 ‘관계’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남자와 여자, 가난한 자와 부자, 빨간색과 파란색 등 모든 것이 갈라치기 된 양극화 사회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껴안기’이다. 편견으로 우울증 환자들을 더 어두운 곳으로 몰아붙이기보다 그들이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야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지만 결국 함께 살아야 할 사회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제도적 뒷받침 필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러한 공감 의식과 함께 건강보험 적용 확대,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우울증이 개인의 질환이라고 해서 개인의 문제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절망적 사회 분위기가 개인의 정신을 병들게 하고, 아픈 사람이 늘어나는 사회는 또다시 어두워진다. 개인과 사회의 병적 연결고리를 끊어낼 적극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18일 교육부는 정신질환으로 위해 가능성이 높은 교원을 긴급 분리하기 위한 조치로 ‘하늘이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정신질환이 있는 교사를 조기에 분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특정 사건을 계기로 교단에 부적합한 교원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를 통해 학생들의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발의됐다. 교직 적성검사 및 면접 강화를 통한 고위험 교원의 임용 차단, 재직 교원의 정신건강 설문조사 실시와 함께 학교 내 안전 강화를 위해 정신건강 전문가가 포함된 긴급 대응팀을 운영한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교원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교사 전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을 우려 때문에 더욱 신중한 법안 도입을 원하고 있다. 구멍 가득한 무용지물 형식적 제도가 아닌 실용적 법안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제대로 된 효과적· 효율적 법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 겨울, 대한민국의 땅은 국민들의 한숨으로 많이 꺼졌을 듯하다. 국가에 이어 교육도 신뢰를 잃었다. 이제 무엇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온통 부정적인 정보만 접해야 하는 이 슬픈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 전체가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이 한 줄 글에도 눈물이 흐른다. 정부는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싸움 좀 그만하고 제발 아픈 민생에 집중하길 바란다.

우울하게 얼어붙은 추운 날을 지나 국민 모두의 얼굴이 환한 꽃으로 피는 완연한 봄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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