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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 핵심은 사람의 삶을 보듬는 마음”

국무총리 표창 김영남 아야진보건진료소장
1993년부터 고성지역 오지 보건진료소 근무
맞춤형 프로그램과 ‘토탈 케어’로 건강관리

2025년 05월 09일(금) 08:07 [강원고성신문]

 

↑↑ 김영남 아야진보건진료소장은 오늘도 진료소의 창문 너머로는 불어오는 바다 내음을 맡으며 따뜻한 손길로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보건의 핵심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 행정이 아니라 삶을 보듬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시설이나 편의시설이 부족한 의료 취약지에서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그 삶을 지켜주는 일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며 일하고 있습니다.”

30여 년 동안 열악한 의료 일선에서 혼자의 몸으로 1차 보건의료를 제공하며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힘써온 고성군보건소 아야진보건진료소 김영남(56세, 사진) 소장이 제53회 보건의 날을 맞아 국무총리 표창의 영예를 안았다.

강릉 출신인 김 소장은 대학에서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후 ‘보건진료소장’ 직군으로 1991년 영월 오지 진료소에서 공직에 입문했다. 고성군과의 인연은 1993년 흘리보건진료소로 옮겨오면서 맺어졌으니 벌써 30년이 넘었다. 이후 도원리, 성천리, 명파리, 아야진리 등 지역 곳곳을 두루 거쳤다. 아야진은 2016년에 이어 2022년부터 다시 맡고 있다.

고성군에서 처음 발을 디딘 흘리보건진료소는 겨울밤이면 다친 스키어들과 식중독 환자들이 밀려들어 밤새 불이 꺼질 새가 없었다고 한다. 숙식을 해결하며 응급 처치와 봉합 수술까지 직접 해내야 했던 날들. 그 시간 속에서 그는 ‘외로움보다 주민을 살피는 손길을 먼저 배웠다’고 회상했다.

김 소장은 진료소가 단순히 1차 진료에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건강 증진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진료소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곳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 한가운데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신념 아래 고혈압과 당뇨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운동 지도사·영양사·심리상담사와 협력해 ‘토탈 케어’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진료소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건강 걷기 모임이 생겨나고, 마을 건강지킴이들이 양성됐다. 특히 아야진에서는 당뇨 관리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직접 체크하고, 집중적인 교육으로 이어가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그렇게 작은 변화들이 차곡차곡 쌓여 어느새 진료소는 지역사회를 살리는 또 다른 심장이 되어 있었다.

김 소장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보다, 아프지 않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보건의 진짜 사명이라고 믿는다”며 “질병은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이기에 주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과 함께했던 시간은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초등학교 강당을 빌려 지역 어르신들이 요가와 노래를 발표하던 날, 한 할머니는 “내가 학교 무대에 서게 될 줄은 몰랐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무대 위에서 환히 웃던 그날의 풍경은 지금도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전국보건진료소장회 회장을 맡아 현장의 목소리를 제도 변화로 이끌기 위해 힘쓰고 있는 그녀는 “현장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복지와 의료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며 “작은 곳부터 차근차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바쁜 일과를 끝낸 뒤 그림을 그리고 라인댄스를 배우는 등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도 게을리하지 않는 김영남 소장은 오늘도 진료소의 창문 너머로는 불어오는 바다 내음을 맡으며 따뜻한 손길로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성낙규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행복한 고성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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