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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 사랑

우리 사는 이야기 / 이미복 수필가

2025년 11월 03일(월) 09:10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겨울철이면 부둣가나 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도치, 일명 심퉁어 또는 심퉁이라 불리는 생선이 있다. 심퉁 맞게 생겨서 추가로 붙여진 이름이다. 생김새는 올챙이와 흡사한데 크기는 냉면 대접만 하다.

비늘 없이 미끈거리는 점액질로 덮여 있어서 손에 잡기도 힘들다. 표면에 무늬는 뜨거운 물에 데치면 더 선명하게 나타난다. 외모는 그렇고 맛은 어떤가? 오징어와 같은 쫄깃함도 명태의 단맛 나는 담백함도 없다, 특별한 맛이라고 표현될 수 없는 밋밋한 맛에 뼈인 듯 뼈가 아닌 듯 씹히는 것이 있어 도대체 무슨 맛으로 먹나 싶다. 그러나 이는 부둣가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거나 또는 외지에서 이사 온 사람들 이야기고 바닷가 사람들에게는 은근히 사랑받는 생선이다. 숙회로 먹기도 하고 도치 알에 김치를 넣고 끓이면 시원한 맛이 일미이다. 적당히 말려 쪄서 먹으면 아주 쫄깃하고 맛이 있다고 하는데 난 아직도 말려서 찐 도치는 먹어 보지 못했다.

친구들 중에 거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시집을 간 친구가 있다. 그 친구를 삼십 년의 세월이 지난 후, 동창 모임에서 만나 지나온 세월 속의 잡다한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 친구가 겨울철 가장 먹고 싶었던 생선이 도치였는데 이는 서울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 탓이라고 했다. 그래서 친정에 다니러 왔다가 부둣가에서 도치 몇 마리를 샀다고 한다. 그 시절엔 지금처럼 비닐봉지도 아이스박스로 없던 시절이라 두세 겹 시멘트 봉지에 담아 들고서 서울 가는 버스에 탔다고 한다.

원통쯤 지났을까, 시멘트 봉지가 젖어 찢어지면서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도치는 사방으로 흩어졌다고 했다. 공처럼 굴러다니는 도치로 인하여 놀라 소리치는 승객들 속에서 진땀을 흘리며 수거하느라 고생한 이야기에 상황을 연상하며 모두들 배꼽 쥐고 웃었다. 다행히 홍천 터미널에서 손잡이도 없는 찌그러진 양동이를 구할 수 있었고 쏟아지지 않도록 두 다리 사이에 끼고 서울까지 잘 도착했다는 말에 노무가 미소를 지었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의 짜증 내는 소리에 죄송하다고 말하며 집에 도착하기까지 고생담은 듣는 모두를 즐겁게 했다.

하루 종일 도치와 씨름하느라 말도 못할 정도로 피곤했지만 밤늦게까지 뜨거운 물에 대치고 손질하여 채반에 담아 옥상에 넣어놓는 일까지 마치고 잠을 잤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옥상에 올라갔다는 말에 “그 고생시킨 도치가 밤사이에 보고 싶었구나”하는 우리들의 말에 “그런데 옥상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밤사이 고양이들이 다 물어갔나 봐.” 허무함에 팔다리 힘이 다 빠졌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끝낸 친구가 그날 밤새도록 나눈 이야기 중에 최고였다.

난 아직도 어시장에서 도치를 바라만 보다가 손질할 엄두와 맛있게 조리할 자신도 없어서 그냥 돌아서곤 한다. 그 모임 후 만나지 못하고 한참을 잊고 살았던 그 친구가 시장에서 도치를 보면서 생각이 났다. 안부와 함께 아직도 도치 사랑은 여전한지 궁금하다.

※이 글은 이미복 수필집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 실린 것입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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