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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진화의 수수께기

금강칼럼 / 나정민 칼럼위원(과학철학박사)

2025년 11월 27일(목) 10:01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남성이 여성을 좋아하고, 여성이 남성을 좋아하는 경향은 생물학적으로 볼 때 당위 현상이다. 그래야만 ‘번식’을 할 수 있고, 따라서 생물학적으로 ‘멸종’하지 않고 종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통계 자료를 보면 남자 중 96~98%, 여자 중 98~99%가 이성애자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동성애자이다. 이 동성애자들은 생물학적으로 종의 번식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도태되는 것이 ‘정상인’ 현상이다. 그런데도 작은 비율이나마 동성애자가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은 진화의 수수께끼이다. 이 수수께끼에 대한 과학적 설명들은 다음과 같다.

작은 비율이나마 동성애자가 존재

첫 번째로 유전적 요인이다. 일부 연구에서 동성애적 성향이 유전될 가능성을 주장한다. 일란성 쌍둥이 연구에서 한 명이 동성애일 경우 다른 한 명도 동성애일 확률이 다른 경우보다 높았다. Bailey & Pillard(1991) 연구에서 56쌍의 일란성 쌍둥이와 54쌍의 이란성 쌍둥이를 연구했는데, 한쪽이 동성애자일 경우 다른 일란성 쌍둥이의 52%가 동성애자이고, 이란성 쌍둥이는 22%가 동성애자였다. 이 결과는 유전적 요인이 뚜렷하게 존재함을 보여주지만 100%가 아니므로 환경적 요인도 함께 작용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Bailey et al(2000)는 좀 더 대규모 쌍둥이 연구를 했다. 4900쌍의 호주 남녀 쌍둥이를 연구했는데, 결과는 성적 지향에 대한 유전적 영향력은 30~40% 이고, 특히 여성 쌍둥이의 경우는 유전보다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2019년 대규모 유전체 연구는(Science, Ganna et al.) 동성애의 유전적 요인을 조사한 가장 대표적이고 신뢰도 높은 연구 중 하나이다. 대상 인원은 470,000명으로 전제 유전체를 대상으로 성적 지향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였다. 즉, 성적 지향은 부분적으로 유전적이다. 약 8~25% 정도가 유전적으로 동성애를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유전은 영향을 미치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특정 유전자 하나가 동성애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유전적 요소들이 서로 영향을 준다고 추측하고 있다(아직 그 유전자가 어떤 유전자인지 그리고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단적으로 결정짓는 유전자는 없다

특히 5개의 유전자 변이가 유의미하게 관련되어있다는 증거들이 나타났다. 이 중 일부는 뇌의 발달, 성호르몬 분비, 후각 등과 관련된 유전자 근처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성의 동성애와 여성의 동성애는 부분적으로 다른 유전적 패턴을 보였다. 이상과 같은 결과들을 종합해 볼 때, 유전적으로 동성애가 인지 아닌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이 연구는 밝히고 있다. 즉, 동성애자를 단적으로 결정짓는 단일 동성애 유전자는 없다.

두 번째로 호르몬을 들 수 있다. 태아기 뇌 발달 과정에서 특정 호르몬의 노출이 성적 지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남성 태아가 특정 시기에 테스토스테론에 덜 노출되면 동성애적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세 번째는 신경과학적 요인으로, 뇌 구조와 기능에서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연구이다.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시상하부(hypothalamus)는 그 크기나 활동 패턴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Simon LeVay 1991). 이 연구에서 동성애자, 이성애자 41명의 뇌 조직을 분석했다. 시상하부는 뇌의 심부에 위치한 작고 중요한 구조로 성행동, 성호르몬 조절, 감정, 식욕, 수면 등 기초적인 생물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동성애 남성의 시상하부 크기가 이성애 남성보다 작고, 이성애 여성과 크기가 비슷하다고 한다. 이는 성적 지향과 관련된 신경 해부학적 차이일 수 있다. 2008년 Savic & Lindstrom 연구에 따르면 성적 지향에 따라 뇌 반응 패턴이 다르다는 사실이 fMRI로 관찰되었다. 동성애 남성은 후각 자극 시 뇌 반응이 이성애 여성과 유사했다고 한다.

네 번째는 심리 사회적 요인으로 가족 관계, 성장 환경, 문화적 요소 등이 성적 지향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미국정신의학회(APA)나 영국심리학회(BPS)의 공통 결론은 성적 지향을 결정하는 심리 사회적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즉, 현대 심리학의 주류 견해는 성적 지향이 개인의 선택이나 환경만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다섯 번째 진화론적 관점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겠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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