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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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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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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4일(수) 09:42 [강원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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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강원고성신문 | 세탁소에 갓 들어온 새 옷걸이한테 헌 옷걸이가 한마디 하였다.
“너는 옷걸이라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라.”
“왜 옷걸이라는 것을 그렇게 강조하시는지요?”
“잠깐씩 입혀지는 옷이 자기의 신분인 양 교만해지는 옷걸이들을 그동안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 글은 ‘세상에서 가장 짧은 동화’로 소개되고 있는 정채봉의 글이다. 아주 간결하지만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글에서 많은 생각과 성찰을 하게 된다. 우리는 옷걸이처럼 다양한 삶의 모습을 걸치고 살아간다. 그러다 가끔 생각지도 못한 부와 명예를 입었을 때, 그것이 사는 동안 ‘잠깐’ 걸치게 되는 옷이라는 걸 망각하고 오만함에 취하여 사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박나래 사건과 이지호의 경우
요즘 박나래 사건이 그렇다. 여자 개그우먼 중 가장 잘나가던 박나래는 갑질과 불법 의료행위 등으로 5건이나 피소된 상태이다. 그것도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매니저들이 폭언·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의혹(갑질), 무면허자에게 불법 의료 시술을 받은 정황, 진행비 미지급에 따른 횡령 의혹 등을 제기하며 박나래를 고소했다. 이와 함께 1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부동산 가압류 신청도 제기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박나래의 인성과 평소 생활 습관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들이 우후죽순 인터넷을 장식했고 결국 박나래는 억울함을 벗고 다시 돌아오겠다며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그러나 연일 터지는 폭로와 악화되는 여론 속에서 박나래의 복귀는 불투명하다. 박나래 측 관계자들은 박나래가 법적 지식이 부족해서 일이 커졌다고 말하지만 결국 그녀의 날개를 꺾어버린 건 ‘교만’이다. 초기 감정적 갈등에서 법적 전쟁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을 무시하지 않았다면, 뒤늦은 존중과 배려, 성의 있는 합의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커다란 타격을 입지 않았을 거란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장남 이지호의 군입대 소식은 쌀쌀한 이 계절에 참으로 훈훈해지는 이야기이다.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병역의무 대상자가 자원입대하는 경우는 연평균 10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는 통계를 볼 때, 한국 최고 재벌가 장손이 미국 시민권까지 포기하고 일반 사병보다 두 배 이상 긴 39개월의 해군장교로 입대했다는 것은 경이롭다고까지 할 수 있고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겸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
‘고통 없이 인간은 진화하지 못한다. 그러니 즐겨라.’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전광판에 소개된 그의 좌우명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화제가 되었다. 언론은 극찬했고 대중도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평소 겸손하고 검소한 이재용 회장의 이미지에 아들 이지호의 국민적 호감이 더해져 삼성의 기업평판과 이미지도 긍정적 상향 효과를 얻게 되었다. 보도에 나온 삼성 고위 임원의 말에 의하면, 삼성그룹에서 해야 하는 10년 치의 홍보 실적을 이지호 소위 혼자 해냈다고 한다.
이렇게 최근 화제가 되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두 인물을 보면서 ‘겸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길었던 무명 시절 고생을 벗고 인기와 부를 입고 나자, 자신의 조력자를 종 부리듯 하대하다 쌓아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며 바닥으로 추락한 연예인. 그녀는 올챙이 시절을 잊은 개구리가 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부의 정점에서 스스로 자기를 낮추어 일반인의 책임과 의무에 동참하며 ‘함께한 동기들 덕에 포기하지 않았다’는 소회를 밝힌 금수저 청년은 진정한 재벌가의 품위를 보여줌으로써 국민적 신뢰와 기대라는 날개까지 얻게 되었다. 그것이 멀리 내다본 기업의 전략이라고 할지라도 누구도 칭찬의 박수를 거두지 않을 듯하다. 연예인이든 재벌이든 겸손한 전략은 지혜이다.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울 때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내려다보지 마라.’ ‘재능이란 신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겸손해라. 명성이란 사람들이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감사해라. 자만심은 자신이 스스로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조심하라.’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공인들은 특히 이러한 명언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 할 것이다. 박나래는 부디 이번 일이 큰 인생 공부가 되었길 바라며, 까맣게 타버린 숯이 아니라 빛나고 강해진 다이아몬드로 변화되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언젠가 눈부신 부와 명예의 옷을 걸치는 순간이 오면 오래오래 그 옷을 벗지 않도록 겸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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