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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일정은 왜 법으로 정하지 않는가

2026년 03월 11일(수) 10:43 [강원고성신문]

 

지역을 위해 활동할 일꾼을 뽑는 6.3지방선거가 3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최근 지역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은 정당의 공천 결과에 쏠려 있다. 4년마다 실시하는 지방선거 때마다 거듭 지적하였지만, 유권자인 주민들은 공천 일정이 늦어져 혼란을 겪고 있다. 후보자들 역시 공천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당은 최근 예비후보자 자격 심사를 진행하고, 당내 경선 등을 통해 오는 4월 20일까지는 공천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중앙당도 후보자 추천신청 공고를 내고 3월 5일부터 11일까지 후보자 추천을 받기로 하는 등 공천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선거가 코앞인데 언제 공천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고성군선거구의 경우 군수와 군의원 예비후보 등록일이 3월 22일인데 이때까지 공천이 결정되지 않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라 이대로라면 각 정당의 후보자가 난립할 수밖에 없다. 정당 공천을 신청한 사람이면 누구나 예비후보자 등록과 함께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자기 당의 명칭을 내걸고, 당명이 적힌 명함도 배포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의 혼란도 문제지만 후보자들도 피를 말리는 공천 경쟁으로 힘들다고 호소하면서, 빨리 공천을 결정짓고 본선을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도 따른다. 사무실을 얻고 플래카드를 설치하는 등 비용을 지출할 수밖에 없는데,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컷오프되거나 최종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손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사무실은 대부분 3~6개월 선세여서 공천에 탈락해도 임대료를 돌려받을 수 없다.

모든 정당이 공천 일정을 늦추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마, ‘공천 헌금’을 바라고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탈락한 사람이 탈당을 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상대당 후보를 돕는 배신행위를 하는 등 이른바 공천 후폭풍을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공천을 빨리하든 늦게하든 배신할 사람은 배신을 하게 되어 있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처럼 변수가 많은 경우 후보등록일 직전에 공천이 결정되는 경우가 있어 예외로 두더라도, 지방선거만큼은 공천 일정을 법으로 정해 투표의 주체인 주민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 후보자들도 피 말리는 시간을 줄여줘야 한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담그랴’는 속담처럼 후폭풍이 두려워 공천을 늦추는 건 이제 중단해야 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오래전부터 정당의 공천 일정을 법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 왔다. 예를 들면 ‘선거일 100일 전 또는 50일 전까지는 공천을 완료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공천을 할 수 없다’는 식의 규정을 법으로 정한다면 공천으로 인한 유권자의 혼란을 줄이고 후보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회는 그동안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법들은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공천 일정의 제도화에 난색을 표하는 건 좋게 보면 공천권을 신중하게 행사하려는 것이지만, 나쁘게 보면 횡포라고 할 수 있다. 부디 누군가 의로운 국회의원이 나서서 공천 일정을 법으로 정하는 일에 나서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법을 만든다면 그 국회의원은 역사에 길이 기록될 것이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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