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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에 펼쳐진 고성의 기억

남동환 사진전 ‘명태 그리고 마지막 경계선’… 3월 12~28일까지

2026년 03월 25일(수) 08:54 [강원고성신문]

 

↑↑ 남동환 작가가 모판 작업과 고추 농사를 하는 비닐하우스에서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기 전 이색 전시회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 강원고성신문

군청 공무원 생활을 퇴직한 뒤 농사를 지으며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남동환 작가가 모판 작업과 고추 농사를 하는 비닐하우스에서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하기 전 이색 전시회를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남 작가는 간성읍 상리에 위치한 자신의 비닐하우스에서 3월 12일부터 28일까지 ‘명태 그리고 마지막 경계선’이란 제목으로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한쪽에는 고성의 옛 명태 풍경을 담은 흑백사진, 다른 한쪽에는 철책과 그 해체 과정을 기록한 컬러 이미지가 나란히 걸렸다.

명태 사진은 사라진 풍경의 기록이다. 어구에 산처럼 쌓인 명태, 아낙네들이 둘러앉아 명태를 떼는 장면, 선별 작업에 몰두한 손끝까지 한때 ‘명태의 고장’이었던 고성의 시간이 14점의 흑백 이미지로 응축됐다. 사진은 단순한 어업의 재현을 넘어 노동과 공동체의 결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반대편에 놓인 철책 사진은 또 다른 역사적 층위의 시간이다.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설치된 동해안 철책은 반세기 넘게 지역의 일상과 맞물려 있었다. 통제와 단절, 개발의 제약이라는 현실을 상징하던 구조물은 2021년부터 해체되기 시작했다.

남 작가는 그 철거의 과정을 현장에서 기록했다. 녹슨 철조망, 해체되는 경계, 비워진 자리, 사라지는 풍경을 담은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시대의 단면을 증언한다. 경계가 걷히는 순간 사진은 비로소 기억의 매체가 된다.

남동환 작가는 “명태와 철책은 고성의 시간을 관통하는 두 개의 상징으로 반드시 남겨야 할 기록”이라며 “그동안 작업해 온 작품들을 농업의 공간인 비닐하우스에서 전시함으로써 지역의 상징적 이미지를 삶의 공간에서 품고 싶었다”고 했다. 성낙규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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