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볍씨의 ‘느긋한 기지개’를 기다려주세요

특별기고 / 안치홍 국립종자원 강원지원장

2026년 04월 08일(수) 08:59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봄의 시작과 함께 한 해 농사의 출발점인 못자리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볍씨가 평년보다 다소 늦게 깨어나는 경향을 보여, 농업인 여러분의 세심한 관리와 차분한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난해 8~9월은 평년보다 평균기온이 약 2℃ 높았고, 9월은 평년보다 비가 내리고, 일조시간이 적어 벼 종자가 휴면에서 깨어나는 시간이 평년보다 1~2일 정도 늦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종자의 생명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단지 잠에서 깨어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뿐입니다.

안정적인 육묘를 위해서는 기본원칙을 충분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싹 길이가 약 1mm 내외로 자라고, 전체의 80% 이상이 고르게 발아한 뒤 파종해야 합니다. 발아가 더디더라도 침종 기간을 충분히 주면 발아가 됩니다. 특히 4~5월 저온이 예상될 경우에는 파종을 서두르기보다 기온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강원도는 ‘해들’, ‘알찬미’ 품종에서 발아 지연이 나타나고 있으나, 종자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적정 관리를 병행한다면 올해 역시 건강한 모와 안정적인 수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농사는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 싹을 틔우는 만큼, 조급함보다 여유 있는 대응이 더 큰 결실로 이어집니다.

국립종자원 강원지원은 앞으로도 농업인 여러분과 함께하며 안정적인 육묘와 풍년 농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볍씨의 ‘느긋한 기지개’를 믿고, 힘찬 한해 농사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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