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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금강칼럼 / 박봉준 칼럼위원(시인)

2026년 05월 07일(목) 13:19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지구 곳곳에서 전쟁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이 파리 목숨처럼 죽어나든 말든 계절은 벌써 신록으로 물드는 오월이다. 봄꽃들은 그 짧은 시간에 제 의무를 다하고 저버렸다. 낙화하는 모습에 슬퍼할 시간도 없이 꽃나무들은 이제 숨 가쁘게 열매를 맺는 일상에 들어섰다.

올해는 이렇다고 할 꽃샘추위도 없이 봄을 맞았다. 3월은 유독 날씨 변동이 큰 계절이나 올해는 봄 날씨가 따뜻해서 벚꽃도 일찍 개화한 탓에 벚꽃축제를 하는 관계자들의 마음을 애타게 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봄 같은 당연한 날씨를 두고 곧 닥칠 재난을 예고하는 전조 증상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지난해 이미 역대 최고로 더운 여름을 기록한 우리나라는 올해 그 시작점인 봄부터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가장 늦은 한파주의보’ 발령

자료에 의하면 2018년부터 9년 연속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며, 3월의 뚜렷한 온난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특히 3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11.5도로 지난해보다 1.4도가량 높았으며 4월의 기온도 동해안을 제외한 서쪽 지역은 벌써 30도에 근접한 기온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런 이유로 4월 20일 2005년 7월 이후 ‘가장 늦은 한파주의보’가 발령되었다.

최근 너무 더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춥게 느껴지는 ‘기저효과’가 최근 한파 특보의 핵심이다. 지구의 열 대부분을 바다가 저장하는 것을 고려하면, 기온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다. 작년에 한반도를 비켜 간 태풍을 상기하면 더 긴장된다. 가까운 일본도 40도를 웃도는 극한 폭염이 반복되자 기온 분류 체계를 촘촘히 관리하고 직관적이고 경각심을 주는 표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4월 17일 ‘혹서일(酷暑日)’을 공식 도입하기로 했다.

인류가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2080년부터 2100년 서울의 겨울 일수는 단 12일로 현재(2000~2019년 자료) 102일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한반도에서 겨울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폭염 일수와 폭염의 강도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예측한다.

이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한 것이 아니라 현행 수준을 토대로 분석한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지금 수준보다 온실가스를 현저히 줄인다고 가정하면 그래도 여름 일수는 143일까지 늘어나 겨울(76일)의 2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후변화를 막는다’는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미 기후변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각종 불규칙한 기상 재난으로 ‘사전 조치’의 영역을 벗어났기 때문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가 출범한 2025년 1월 20일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하고 7월 22일에는 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하였으며 2026년 올해 1월 7일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국제기구, 협약 및 조약 탈퇴”라는 제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고 탈퇴 시행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비 유엔기구 35개, 유엔 산하 기구 31개 등 66개 기구에 대한 모든 행정부 부처와 기관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었다. 트럼프 잔여 임기 중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여타 핵심 국제기구에서의 추가 탈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잔여 임기가 약 3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정을 되돌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세계 각종 기구에서 탈퇴함으로써 그 위상이 약해진 세계 기구들은 자금은 물론 탈퇴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까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일방적인 상호 관세로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다가 미국 대법원이 제동을 건 상태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여 미국으로 이송하여 축출하더니 이번에는 반정부 시위 개입 및 체제 전복이라는 명분으로 이란과의 전쟁으로 세계의 지탄을 받고 있다. 미국의 힘은 전통적으로 군사력과 도덕적 권위가 결합할 때 발휘되었으나 이번에는 지나치게 힘만 앞세운 실패한 전쟁으로 결론이 날 것 같다고들 한다. 말 바꾸기와 아전인수식이고 자화자찬에 견강부회까지 한 미국 대통령이라고는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은 그의 막가파식 언행과 이상 행동에 급기야 그의 치매 징후를 보이는 건강 이상설에 탄핵과 해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하물며 마가(MAGA) 지지자 중 젊은 층과 일부 공화당원들도 가세하여 트럼프의 앞날이 주목된다.

올해로 건국 250주년을 맞은 미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1776년 7월 4일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미국의 건국 정신은 자유와 평등, 법치와 인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은 이와 같은 건국 정신을 계승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가장 부강하고 모범적인 민주주의를 가진 국가 중 하나로 성장했으며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해 왔다. 그런 이유로 동맹들은 미국의 각종 의사 결정에 큰 반감 없이 뭉치고 따랐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자국의 이익에만 집착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으로 미국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굳건하던 동맹에 균열이 가고 기후는 물론 세계 경제와 질서가 그의 정신이상자 같은 손아귀와 머릿속에 있다는 것이 하루하루 참 아슬아슬해 보인다. 그래도 봄날은 간다.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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