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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 인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가 이진수 개인전 ‘응시의 얼룩들’
7월 8~13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2026년 07월 08일(수) 08:10 [강원고성신문]

 

↑↑ 이진수 작가가 7월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응시의 얼룩들’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 강원고성신문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얼룩’ 속에 숨어 있을 뿐이다. 우리는 늘 내가 세상을 구경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심의 일상을 채우는 광고판이나 벽면의 틈새에서 예기치 못한 얼룩과 마주칠 때, 그것이 익숙한 풍경 뒤에 숨어 있던 진짜 모습(The Real)임을 알게 된다.

대진항을 중심으로 물질하는 해남들의 삶과 노동, 그리고 사라져가는 동해안 어촌문화를 사진으로 기록하며 지역성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 온 이진수 작가가 7월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응시의 얼룩들’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21점의 작품은 도시 곳곳에서 발견한 얼룩과 균열, 찢긴 표면과 흔적들을 소재로 한다. 작가는 촬영한 이미지를 다시 지우고 덧입히며 거친 입자와 물성을 부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히 풍경을 재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익숙한 세계 뒤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실재(The Real)를 드러내기 위한 시도이다.

이번 전시는 다큐멘터리적 시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의 인식과 존재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전시 제목인 ‘응시의 얼룩들’은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Jacques Lacan)의 응시(Gaze) 이론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사진을 찍고, 지우고, 다시 거친 입자를 입히는 반복적인 과정은 ‘내가 세상을 본다’는 고집을 잠시 내려놓고, 사물이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을 기다리는 일이었다”고 했다.

사진 속에 남겨진 얼룩들은 누군가에게는 잠시 눈길을 멈추게 하는 ‘미끼’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당연하다고 믿었던 세상을 다시 의심해보게 하는 ‘낚싯바늘’이 된다. 작가는 이곳에서 마주할 낯선 시선들이 우리가 세상을 보던 익숙한 방식에 아주 작은 균열 하나를 발견하는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작가는 광고판의 흔적, 낡은 벽면, 균열과 얼룩 같은 일상의 사소한 풍경 속에서 오히려 사물이 인간을 바라보고 있다는 낯선 경험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사진으로 기록해 관람객 앞에 펼쳐 보인다. 최광호 기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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