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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증후군과 신데렐라 컴플렉스

금강칼럼 / 박선애 칼럼위원(시인)

2023년 12월 05일(화) 09:22 [강원고성신문]

 

ⓒ 강원고성신문

초겨울 날씨답게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올해 유난히 잦아진 밤바람과 경기불황 탓에 체감온도는 어느 때보다 낮기만 하다. 숙제 같은 갈무리에 마음이 급해지는 연말에 돌아보는 일 년은 늘 다사다난하다. 올해는 특히 기후 재난사고, 교권 추락 관련 사고와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사기 사건 등으로 떠들썩한 한 해였다. 그중에서도 최근 언론을 뜨겁게 했던 전청조 사기 사건은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어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다.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와 관련된 이 사건은 방송과 언론사에서는 앞다투어 도를 넘은 자극적인 소재와 제목으로 경쟁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였다.

자극적인 소재와 제목으로 경쟁

사건 발생 한 달 정도 지난 11월 29일, 검찰은 27명의 피해자에게 35억 원을 편취한 전청조와 공범인 경호팀장 A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사기 혐의,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혐의이다. 전청조의 전 연인이었던 남현희 선수는 자신도 피해자임을 호소하고 있지만 일부 피해자들에게 사기 공범으로 피소되어 아직 수사 중이다. 전청조와 남현희에 대해서 각각 제기되는 의혹에 아직도 사람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첫 번째, 전청조의 ‘리플리 증후군(Ripley Syndrome)’이다. 전씨가 체포된 가운데,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은 한 뉴스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씨에게 분명히 리플리 증후군 요소가 보인다는 분석을 했다. 이에 다른 전문가들도 사기전과가 10범일 정도로 오랜 기간 자신의 신분을 위조하고 포장하여 사람들을 속여온 전씨가 리플리 증후군을 심각하게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리플리 증후군은 의학용어가 아니라 신조어이다. 자신이 만든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일컫는 말로, 패트리샤 스미스의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씨’의 주인공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소설 속 리플리는 습관처럼 거짓말을 해오다가 결국 거짓말을 현실로 받아들여 환상 속에서 살게 된다. 의학계에서는 리플리 증후군을 망상 장애나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런 리플리 증후군 캐릭터 영화로는 <태양은 가득히>, <거짓말>, <안나>, <애나만들기> 등이 있다.

그렇다면 전청조는 자신의 거짓말이 만든 환상 속에서 살았을까? 그녀는 사기 혐의가 드러나자 한 방송매체에서 본인은 재벌3세도 아니고 할머니에게서 자란 법적 여성임을 인정했다. 자기가 처한 상황이나 신분에 만족을 못해 현실을 부정하며 포장해 놓은 허구의 모습을 현실로 착각하고 사는 리플리 증후군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드러날 게 뻔한 거짓말임에도 언론에 스스로를 노출시킨 점과 거짓이 드러난 직후에도 당당하게 반박을 한 행동은 전씨가 리플리 증후군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녀는 엄청난 공을 들인 커다란 사기판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거짓말을 끝없이 하고 연기자 뺨치는 연기력을 펼쳐 보인 낯 두꺼운 사기꾼일 뿐이다. 남자로 속인 신분으로 결혼 준비를 하는 동시에 여자로서 다른 남자에게 접근해 결혼사기를 치는 등 성별을 넘나드는 동시다발적 사기행각을 벌인 점만 봐도 법의 처벌이 마땅한 지능적 범죄자일 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남현희의 공범 여부이다. 처음부터 프로파일러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고 아직 정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하여 한 여성 프로파일러는 공범 가능성에, 다른 남성 프로파일러는 피해자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추론을 주장했다. 여성 프로파일러의 주장 근거는,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이며 40대인 남현희의 판단능력과 의사 결정력이 어처구니없는 사기를 당할 리 없다는 것이다.

반면 남성 프로파일러는 오히려 유명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가 쉬운 이유를 제시하며 남현희가 감쪽같이 속은 건지 속고 싶어서 속은 건지의 차이만 보이는 것 같다는 주장을 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33년 사기 사건 수사경력의 전문가도 전청조 사건을 분석하면서, 13가지 사기수법을 전부 사용한 전청조에게 자신도 그냥 빠져들 수밖에 없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꿈에서 깨지 않으려 한 건 아닐까

양쪽의 의견에 모두 공감한다. 어쩌면 남씨는 피해자이자 공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신은 사기를 칠 이유도 없고, 인생의 대부분을 운동에만 전념하며 살아온 스포츠인이라서 치밀한 작업으로 자신을 조준한 사기꾼에게 현혹된 피해자라는 남씨의 주장도 신빙성이 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공범의혹을 갖는 것은 그녀가 속은 부분이 상식의 선에서 한참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속았든 속지 않았든 공신력 있는 그녀가 전씨를 엄청난 재력가라고 주변에 소개를 하며 사기행각을 도운 셈이라서 피해자로서는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영화같은 그녀의 스토리를 매일 기사로 접하는 동안 ‘신데렐라 컴플렉스’를 떠올렸다. 신데렐라 콤플렉스(Cinderella complex)는 자신의 배경과 능력으로는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설 수 없을 때 자신의 인생을 180도 바꿔줄 왕자님에게 보호받고 의존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뜻한다. 물론 그녀가 소유한 사회적 명예나 위치가 보잘것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더 큰 욕심이 화근이었다는 생각이다. 한 프로파일러의 주장대로 의사 결정력이 월등하고 주도적인 그녀지만 엄청난 재벌의 세계에서 누리는 호화로운 생활의 달콤함에 눈이 멀었을 것이다. 그녀가 밝힌 인터뷰를 보면 중간에 의심도 가졌었고 모든 것이 전씨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하는데 이 말 자체가 신데렐라 컴플렉스가 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혼소식과 동시에 15년 연하 동성과 재혼소식을 세상에 발표할 정도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준 상대의 재력,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상관없이 본인에게 주어지는 현재의 엄청난 이익에 그녀는 스스로 눈을 감았을지도 모른다. 거짓을 눈치챘지만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보면서 다른 세상의 꿈에서 깨지 않으려 한 건 아닐까.

다시 말하지만 그녀의 진실에 대해서는 법적 결론이 나지 않았다. 그녀가 공범인지 불운의 피해자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정말 철저하게 이용당한 순진한 피해자라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미 그녀가 잃은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논어에 나오는 말 중 ‘견리사의(見利思義)’가 있다. 내가 이익을 얻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인지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누구보다 똑똑함에도 사기꾼들에게 당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평균보다 많은 이익 앞에서 검증 과정을 무시한 채 무조건 좇아가다 피해를 입게 된다. 남씨의 말대로 전청조가 악마이고 본인이 최대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악마의 유혹에 빠져 이성을 잃고 사태를 키운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익 앞에서 의로움이고 뭐고 다 잊는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의 결과인 것이다.

경제난이 심각해지며 사기꾼들이 더 많아지고 방법도 다양해졌다. 전청조·남현희 사건을 교훈삼아 지나친 한탕주의와 상식을 벗어난 호의를 경계해야 할 때이다. 공자의 견리사의(見利思義), 견득사의(見得思議)를 명심하자.

강원고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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